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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쓰면 100만원? 대신 내겠다” ‘중앙대 청소노동자’ 응원 봇물

“대자보 쓰면 100만원? 대신 내겠다”
‘중앙대 청소노동자’ 응원 봇물
진중권·노회찬 등 벌금 소송 낸 중앙대 비판

[한겨레] 홍석재 기자 | 등록 : 2014.01.03 16:47 | 수정 : 2014.01.03 19:18


▲ 사진 : ‘율’(@ewoooooool) 제공

중앙대가 교내 청소노동자의 파업 과정에서 대자보를 붙이거나 구호·노래를 부를 경우 ‘1회 100만원을 내라’는 간접강제신청을 낸 사실이 알려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대학에서 할 일이 아니다”는 등의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중앙대 청소노동자는 지난해 9월 결성된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역서비스지부 중앙대분회 소속으로 지난달 16일부터 용역회사의 노조 탈퇴 요구에 저항하고, 근무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청소노동자들은 학생들을 상대로 “청소를 못 해줘 미안하다”는 대자보를 써붙여 화제가 됐다. 그러나 중앙대가 청소노동자들의 농성에 대해 지난달 23일 ‘퇴거 및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대자보와 노래에 대해 회당 100만원씩을 내라는 간접강제신청을 법원에 낸 사실이 3일 <한겨레> 기사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SNS에서는 “파업은 시민의 권리다. 정당하지 못한 업무 환경 변화를 요구하는 건 권리인데 (한달 월급) 120만원을 받는 분들한테 100만원 벌금을 내라는 소송을 걸었다”며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9년까지 중앙대에서 겸임교수로 강의를 해온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3일 트위터를 통해 “인간들 너무하네. 청소노동자 여러분, 대자보 맘껏 쓰세요. 그 돈, 제가 대신 내드릴께요”라며 중앙대 쪽의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도 트위터를 통해 “판결나오면 제가 한곡 값 내겠습니다”라며 학교 쪽의 과잉 대응을 에둘러 비판했다. 한 트위터리언(@soo***)도 “나도 중앙대 대자보 하나는 사는 걸로. 청소노동자 분들 아아주 크게 하나 붙여주세요”라며 청소노동자를 응원했다.

학교 쪽 처사를 직접 비난하는 누리꾼들의 글들도 이어지고 있다. ‘@ke****’라는 아이디의 트위터리언은 “청소노동자분들이 대자보를 붙이면 월급에 육박한 벌금을 내야합니다. 어머니한테 할 짓이 아니죠”라고 말했고, 다른 트위터리언(@OH***)도 “한국은 민주국가지만 중앙대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할 자유>는 꽤 비싸게 팔린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 ‘@tra***’은 “중앙대의 논리는 ‘용역회사와 노동자 사이의 일인데 상관없는 중앙대에 피해를 끼쳤다’는 거다. (하지만) 그들이 홍익대 청소해 주다가 중앙대에 시비를 걸었나? 그리고 그 넓은 캠퍼스에 대자보 한 장 붙였다고 100만원치 손해가 발생하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누리꾼 ‘@yj***’는 “정말 학교 망신이군요. 책임자가 물러나야 할정도로 촌극”이라고 했고, 아이디 @Drea****의 누리꾼도 “학교가 학생들을 어떤 방향의 인재로 키워내는지를 안 봐도 비디오다. 내 자식 중앙대 안 보낸걸 천만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출처 : “대자보 쓰면 100만원? 대신 내겠다” ‘중앙대 청소노동자’ 응원 봇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