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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노동과 삶

중앙대 ‘대자보 백일장’ “맹자 가로되 직접 고용않는 일을 후려치기라 …”

중앙대 ‘대자보 백일장’
“맹자 가로되 직접 고용않는 일을 후려치기라 …”
[경향신문] 디지털뉴스팀 | 입력 : 2014-01-12 17:08:29 | 수정 : 2014-01-12 17:08:29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이 한달째 이어지고 있는 서울 중앙대에서 지난 11일 ‘대자보 백일장’이 열렸다.

중앙대 학생들로 구성된 ‘의혈, 안녕들하십니까’와 페이스북 모임 ‘데모당’은 이날 오후 중앙대 서울캠퍼스에서 파업중인 청소노동자들을 지지하는 ‘대자보 백일장’ 행사를 열었다. 이날의 시제는 ‘중앙대 청소 노동자 투쟁 지지’, ‘불통 중앙대 재단 규탄’ 두 가지였다. 행사에는 대학생들과 데모당원, 흑석동 주민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참가자들의 거수로 선정된 장원은 김현우씨(20·서울대 언어학과)에게 돌아갔다. 김씨는 맹자의 ‘역성혁명론’ 내용을 패러디해 중앙대를 비판했다. 다음은 김씨가 쓴 대자보 전문이다.

“맹자(孟子)가 중앙대 홍보실장을 만나되,
홍보실장 가로되 ‘그림자도 못 밟는 집안의 가장 같은 총장님을 학생들이 비아냥거리고, 학교의 품위를 떨어뜨린 게 사실이냐’고 물었다.

맹자 가로되, ‘직접 고용 않는 일을 후려치기라 하고 노동자의 파업과 발언을 방해하는 일을 노조깨기라 한다. 후려치고 노조깨는 이를 장사치라 부르니, 학생이 장사치를 비판했다는 말은 들었지만 스승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이날 행사는 중앙대가 일방적으로 학생들의 대자보를 철거하면서 기획됐다. 중앙대는 지난달 23일 파업 중인 청소노동자들이 집회를 개최하거나 선전물을 부착할 때마다 1차례에 100만원을 내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간접강제를 신청했다. 중앙대는 지난 7일 교직원 등을 동원해 이를 비판하는 학생들의 대자보 60여장을 강제로 철거했다.

▲ 11일 오후 서울 흑석동 중앙대 광장에서 중앙대 학생들로 이뤄진 ‘의혈, 안녕들하십니까’와 페이스북 모임인 ‘데모당’이 대자보 쓰기 백일장을 마친 뒤 농성 중인 청소노동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출처 : 중앙대 ‘대자보 백일장’ “맹자 가로되 직접 고용않는 일을 후려치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