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나도 모르게 새누리당 당원이 됐다”

[단독] “나도 모르게 가족 모두 새누리당 당원이 됐다”
구미에서 일가족 “입당을 진심으로 환영” 문자 받아…이웃들도
선관위 “지방선거 당내 경선 대비 당원 확보 가능성” 조사 나서

[한겨레] 대구/구대선 기자 | 등록 : 2014.02.09 11:35 | 수정 : 2014.02.09 13:40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새누리당 당원이 됐습니다.

경북 구미시 도량동에 사는 길아무개(42)씨는 지난 6일 오전 한 통의 휴대전화 문자(사진)를 받고 깜짝 놀랐다. 이 문자는 ‘새누리당 입당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대표 최고위원 황우여 드림’이란 내용이었다.

문자를 받고 너무 황당했습니다. 새누리당과 전혀 관련이 없고, 입당 원서를 쓴 적도 없습니다.” 그는 혹시 가족들이 몰래 입당 원서를 작성했는지 의심이 들어 집으로 연락을 해보고 또 한번 놀랐다. “어머니와 동생 등 가족 모두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새누리당에 입당이 됐더라고요. 분통이 터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마을 이웃 주민 몇명도 느닷없이 새누리당에 입당됐다는 휴대전화 문자를 받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길씨는 휴대전화 문자가 발송된 새누리당 경북도당으로 전화를 걸어 “어떻게 당사자의 동의도 없이 입당이 될수 있느냐”고 따졌지만 “구미 지역 유력 인사가 추천을 했다. 서류가 접수돼서 입당이 됐다”는 답변이 되돌아왔다.

하지만 추천했다는 이 구미지역 유력 인사는 “전혀 모르는 사실이다. 그런 일은 금시초문”이란 반응을 보였다.

길씨는 새누리당 경북도당에 무조건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곧바로 팩스로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근무지 등을 적은 관련 서류들을 보냈다. 그는 “탈당 서류는 보냈지만 탈당 여부는 아직 최종 통보받지 못했다. 동생과 어머니는 아직 탈당서류를 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화가 난다. 동의도 안 했는데 어떻게 입당이 될수 있는냐. 본인도 모르게 입당이 되다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새누리당 경북도당 쪽은 “본인이 아니더라도 가족이나 친지, 지인들의 주선으로 입당이 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길씨는 현재 탈당이 된 상태이다”라고 밝혔다.

경북 선거관리위원회는 현재 이 사건에 조사를 하고 있다. 경북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주변에서 대신 입당 원서를 작성해 입당이 됐을 수가 있다. 새누리당 일부 지역에서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에 대한 공천을 앞두고 당내 경선에 대비하기 위해 당원 확보 차원에서 빚어진 사건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 [단독] “나도 모르게 가족 모두 새누리당 당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