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또 하나의 약속> 방해하는 롯데시네마, 참 꼼꼼하다"

"<또 하나의 약속> 방해하는 롯데시네마, 참 꼼꼼하다"
스크린 현황과 예매창 들여다 봤더니... 롯데측 "프로그램팀 조정 여부에 달려"
[오마이뉴스] 하성태 | 14.02.12 17:32 | 최종 업데이트 14.02.12 17:32


▲ 롯데시네마 송탄점 <또 하나의 약속>이 13일 예매창 화면. 밤 12시 대 한 회 상영이 잡혀있다. ⓒ 롯데시네마

'롯데시네마 경기송탄점, 상영관 2개 중 1개(좌석 수 250개) 중 오전 0시 5분 1회 상영.'
'롯데시네마 청량리점, 상영관 2개 중 1개(좌석 수 191개) 오후 11시 1회 상영.'


<또 하나의 약속> 제작사인 에이트볼 픽쳐스 관계자는 11일 오후 한 두레회원으로부터 사진 몇 장을 제보 받았다. <또 하나의 약속>을 상영했거나 상영할 예정인 롯데시네마의 실제 상영 행태에 관한 것이었다.

송탄점의 경우, 2월 13일 2관(총 2회 상영, 좌석 수 130개)과 3관(1회 상영, 250개)에서 상영할 예정인데, 그중 좌석 수가 2배인 3관을 자정이 넘은 시각에 1회 배정했다. 청량리점도 마찬가지였다. 13일 6관(총 4회 상영, 좌석 수 96개)과 2관(1회 상영, 191개) 상영 중 역시 좌석 수 2배 가량 차이가 나는 2관은 오후 11시에 한 번 상영한다.

요약하자면, 2배에 가까운 좌석을 보유한 큰 상영관에는 자정 전후 같이 통상적으로 관객이 적은 한가한 시간대에 단 한 차례 배정한 것이다. 제작사는 이 같은 상영관 배치가 결과적으로 상영관 수나 좌석 숫자는 부풀리면서 좌석점유율은 떨어뜨리는 효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또 하나의 약속> 측 한 관계자는 "롯데시네마의 꼼수를 보면서 경약을 금치 못 했다"면서 "이래놓고 지난 주말 스크린을 더 열은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하며 생색내기를 한 것 아니냐, 수치 상으로 파악하던 상영 축소 실태가 개별 극장 사례들에서 확인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퐁당퐁당'만도 못한 1일 1회 밤 12시 스크린 배정... "꼼수 참 꼼꼼하다"

▲ 지난 9일 롯데시네마 가산하이힐 지점 스크린 현황 중 일부. <또 하나의 약속>에 단 1회씩 3개관이 배정됐다. ⓒ 롯데시네마

상영축소 논란이 제기된 뒤 롯데시네마 측이 상영관이 늘었다고 홍보하며 진화에 나섰던 지난 주말(8일), 실제 들여다 본 <또 하나의 약속>의 스크린 사정은 훨씬 심각했다. 일요일(9일) 박스오피스 5위였던 <또 하나의 약속>은 총 190개 스크린 수에서 774회 상영돼 5만4831명을 동원했다.

반면, 4위 <프랑켄슈타인:불멸의 영웅>은 스크린 수 361회, 상영횟수 1461회를 통해 6만7946명이 관람했다. 상영 횟수는 <또 하나의 약속>에 2배 가까이 많았지만 관객 수는 고작 1만3천 명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제작사나 배급사가 "해도 해도 너무 한다"고 할 만한 수치다. 이런 상영 환경은 6일 개봉 이후 지속됐다. <또 하나의 약속>의 상영 환경을 두고 "시장 윤리에 위배 된다"거나 "공정법 위반"이란 목소리가 높아지는 근거다.

9일 롯데시네마 가산하이힐 지점의 경우 1관(164석), 2관(142석), 4관(132석) 총 3개관에서 단 1회씩 상영됐다. 통상 상영관 하나에선 일일 4-5회 상영이 이뤄진다. 장안점의 경우도 4관과 6관에서 단 1회씩 상영됐다. 일반적인 교차상영을 이루는 '퐁당퐁당'보다 못한 수준이었다.

1개관에서 소화하고도 남는 3회차를 3개관에 나눠 배정한 것은 극장 프로그래밍의 자율이라도 해도 납득하기 쉽지 않다. 그나마 가산 지점 1관은 오전 9시 20분 조조상영 1회 뿐이었다. 이날 가산 지점에서 IPTV 동시 개봉 형식을 취한 영화 <할리우드 폭로전>이 오전 7시와 8시 2회 상영된 것과 별다를 바 없었다.

지역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극장을 배정하는 것도 여전했다. 도심가에서 벗어난 광주 상무점의 경우 총 4개관에서 9회 상영됐다. 하지만 좌석 수가 비교적 적은 8관에서 5회 차를 소화하고, 나머지 3개관에 1회씩 3회를 배정하는 방법은 비슷했다. 3관의 경우 오후 11시 20분 단 1회 상영됐다.

<또 하나의 약속> 관계자는 "이런 사례가 롯데시네마의 상영관 확대의 최종판"이라며 "정말 꼼꼼하게 방해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좌석점유율을 낮추려고 가장 보기 힘든 시간대에 배정하고, 서울이나 지방 모두 중심가에서 멀고 교통이 좋지 않은 극장에만 스크린을 열어주기도 한다, 서울경기 지역 무대인사를 돌며 꽉 찬 좌석과 열띤 분위기를 확인한 것과 다른 다른 수치에 허탈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롯데시네마 홍보팀 관계자는 "각 영화관 별로 상영관이 다 다르다보니 스크린이 적은 극장의 경우, 상영 목록을 모두 소화하기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한 영화가 스크린 별로 쪼개서 상영될 경우 프로그램팀에서 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스크린 확대에 경우 "<또 하나의 약속>은 언론의 관심이 많다 보니 민감하게 볼 수 있는데, 다른 영화들과 별다른 차별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개봉주에 관객들의 요청도 있고 해서 스크린 수가 늘어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김태윤 감독 "오히려 롯데시네마에 미안하다"

▲ <또 하나의 약속> 티저 포스터 ⓒ 에이트볼픽쳐스

11일 현재 동원 관객수 22만을 돌파한 <또 하나의 약속>은 박스오피스에서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그러나 <또 하나의 약속>의 롯데시네마 상영관은 12일 오후 1시 현재 총 30개 극장, 65개 스크린으로 확인됐다.

서울 지역의 경우 청량리, 용산, 종로(피카디리), 장안, 가산디지털단지점 1~2개관에서 상영되고 있다. 롯데시네마의 서울 극장 수는 총 21개. 박스오피스 4위이면서 비교적 높은 좌석점유율을 기록했던 영화를 서울 지역에서 여전히 제한적으로 상영하는 것이 과연 통상적인 배급이라 할 수 있을까.

반면,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며 13일 개봉하는 <관능의 법칙>은 이미 롯데시네마에서만 104개 극장, 223개 스크린을 확보했다. 끊임없이 제기됐던 수직계열화를 통한 독과점 문제와 함께 "자유시장경제 부정"이란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또 하나의 약속> 김태윤 감독은 "오히려 롯데시네마에 미안하다,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는데 자꾸 상영을 해 달라고 한 꼴이 된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생색내기에 급급한 스크린 늘려주기가 참으로 저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상영관 취소나 적은 개봉관 수, 예매 취소 등으로 종합해 봤을 때 보이지 않는 외압이 이뤄졌다고 밖에 볼 수 없지 않나"고도 했다.

영화계 일각에서는 이번 <또 하나의 약속> 상영관 축소 논란이 3개 대기업 배급과 멀티플렉스의 수직계열화, 불공정행위의 상징적인 사건으로 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2년 영진위와 대기업 투자배급사 등 영화계 26개 단체는 '한국영화 동반성장협의회'에서 대기업 수직계열화와 불공정행위 등에 대한 시정을 합의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영진위 측에서는 조만간 <또 하나의 약속>의 상영관 축소에 대해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 <또 하나의 가족> 래핑버스와 자발적인 관객 서포터즈들의 활동. ⓒ 또하나의약속제작위원회

한편, 상영 2주차를 맞은 <또 하나의 약속>의 관람 열기는 다양하고 자발적인 형태로 퍼져나가고 있다. 기존 개별 관객들의 재관람과 티켓 나눠주기, 시민단체나 연예인이 주최하는 단체관람은 물론 일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100명, 200명 단위의 단체관람에 나서는 중이다. SNS나 두레회원들의 자발적 홍보는 물론 1인 시위나 <또 하나의 약속> 랩핑 버스, 커피숍 등 개별 점포들의 인증샷 이벤트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투자로 제작된 <또 하나의 약속>의 손익분기점은 70만 명 선으로 알려졌다. 외압과 상영관 축소 논란에도, '삼성백혈병' 사건을 다룬 이 실화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또 하나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출처 : "<또 하나의 약속> 방해하는 롯데시네마, 참 꼼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