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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死大江

‘미니 4대강 사업’ 앞에 ‘절세비경’ 회룡포 망가질 판

‘미니 4대강 사업’ 앞에 ‘절세비경’ 회룡포 망가질 판
“낙동강 망친 것도 모자라 지류에도 손대나”... 환경단체, 내성천 정비사업에 반발
재해 막는다며 제방 쌓고... 자전거도로 설치할 계획
명승지 예천 회룡포·선몽대 포함... “생태계 교란되고 환경 망칠 것”

[한겨레] 김일우 기자 | 등록 : 2014.03.20 22:08 | 수정 : 2014.03.20 22:44


▲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 주변을 감싸고 돌아 ‘육지 속의 섬’이라고 불리는 경북 예천군 용궁면 대운리 회룡포의 2011년 9월4일 모습. 사진가 박영훈씨 제공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에 제방을 쌓고 자전거도로와 다리를 건설하는 하천환경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 본류를 망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지류에서 ‘미니 4대강 사업’을 하려 한다”며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구지방환경청은 20일 “<내성천 용궁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 등 3개 지구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의 세부적인 내용 일부에 수정을 요구하는 조건을 단 협의 의견을 21일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해 5월 국토해양부 산하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대구지방환경청에 이 초안을 전달하고 의견을 구했다.

<내성천 용궁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 등 3개 지구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보면, 국토해양부는 769억원을 들여 내성천 106.3㎞ 구간 가운데 낙동강과 내성천이 합류하는 지점부터 경북 예천군 호명면 직산리 일대까지 22.6㎞를 용궁·지보·호명 등 3개 지구로 나눠 하천환경정비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전체 구간에 자전거도로가 설치되고, 6.6㎞ 구간에는 인공 제방이 만들어진다. 또 다리 5개와 간이 휴게소 6곳, 생태하천 6곳이 설치된다.

유역 면적이 1814.7㎞에 이르는 내성천은 소백산 남쪽 기슭인 경북 봉화군에서 발원해 영주·안동·문경·예천을 거쳐 낙동강 상류로 합류하는 하천이다. 백사장이 넓게 형성돼 낙동강에 상당한 양의 모래를 공급한다. 또 물이 맑아 멸종위기 동물인 삵과 수달, 흰수마자 등이 자주 목격된다.

사업 구간에는 문화재보호법상 명승지로 지정된 예천 회룡포(제16호)와 예천 선몽대(제19호)도 포함돼 있다. 2000년 방영된 드라마 <가을동화>에 등장해 널리 알려진 예천 회룡포는 내성천이 주변을 감싸고 돌아 마치 섬마을 같은 곳으로 주변에는 넓은 백사장이 발달해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이 추진되면 회룡포를 감싼 자연 제방의 일부는 인공 제방으로 바뀌게 된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시기나 내용을 보면 이 사업은 4대강 사업의 후속 사업으로 볼 수밖에 없다. 결국 내성천의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환경적 악영향을 가져올 것이다. 내성천 주변 지역은 홍수 피해가 미미한 지역인데,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하천공사1과 관계자는 “내성천 주변에는 비가 많이 오면 침수 피해를 당하는 마을과 농토가 있다. 따라서 이 사업은 재해 예방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개발 사업이 아니다. 환경을 가능한 한 훼손하지 않으면서 홍수 피해를 막도록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 ‘미니 4대강 사업’ 앞에 ‘절세비경’ 회룡포 망가질 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