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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死大江

박근혜마저, 769억짜리 '제2의 4대강 사업'

박근혜마저, 769억짜리 '제2의 4대강 사업'
'내성천 하천환경정비사업'을 강행하려 하는 이들에게 드리는 고언
[오마이뉴스] 정수근 | 14.04.11 20:20 | 최종 업데이트 14.04.11 20:20


▲ 국토부가 추진하려는 '내성천 하천환경정비사업' 상 '달봉교'가 놓일 위치인, 문경시 영순면 이목리의 낙동강. 주민들은 이곳을 '백포'라고 부른다. 자전거도로를 위한 이 교량이 놓이게 되면 이곳의 풍광은 크게 훼손되고 만다. ⓒ 정수근

▲ 흰 모래밭이 아름다워 '백포'라 불리는 문경시 영순면 이목리 낙동강. 삼강에서 내성천과 만난 낙동강이 굽이치는 이곳의 풍광은 절경이다. ⓒ 정수근

내성천의 봄이 활짝 피고 있습니다. 왕버들, 선버들을 비롯한 각종 강변 나무들이 한껏 물을 머금어 '초록'으로 내달리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내성천 금모래와 맑은 강물과 초록이 조화를 이룬 이때의 내성천이 아마도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 아닌가 합니다.

이상기후 탓인지 전국의 꽃나무들이 이른 개화를 시작했듯이, 이곳 내성천의 봄도 조금 일찍 찾아왔습니다. 4월 초순 벌써 왕버들은 초록으로 물들어가고 있고, 한낮에는 강물은 온도도 적당히 올라 신을 벗고 강물을 따라 맨발로 걷기에도 안성맞춤이라, 내성천을 온전히 즐기기엔 이보다 더한 시절이 없을 듯합니다.

▲ 금모래와 맑은 강물 그리고 초록이 조화를 이룬 내성천의 봄. ⓒ 정수근

▲ 내성천의 봄이 활짝 만개했다. 왕버들이 초록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 정수근

신을 벗고 신록이 움트고 있는 내성천에 발을 담근 채 강을 따라 하염없이 내려가다 보면 내가 강인지 강이 나인지 모를 정도로 강과 하나 되어 흘러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자연과 내가 둘이 아님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지요.

대자연의 질서에 그저 한 점에 불과한, 내성천 모래톱에 찍힌 수많은 '야생'의 발자국 중의 하나에 불과한, 아니 내성천 모래 한 톨에 지나지 않는 우리 인간의 '작은' 존재와 어머니 대자연을 만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한줌 모래보다 못한 인간들은 어머니 대지를 얼마나 물어뜯고 있는지요. 4대강사업으로 이 나라 핏줄과도 같은 4대강을 흐르지 않는 죽음의 강으로 만들어 버리더니, 내성천 중류에서는 '모래가 흐르는 강' 내성천의 물길을 막는 영주댐 공사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 지구별 유일의 모래강 내성천이 활짝 개화하고 있다. ⓒ 정수근

▲ 금모래강 내성천의 모래와 초록이 빚은 걸작. ⓒ 정수근

▲ 모래에 송송 구멍을 뚫고 들어앉은, 모래강 내성천의 주인장. 재첩올시다. ⓒ 정수근

설상가상 국토부는 내성천 하류에서 제2의 4대강 사업이라는 '내성천 하천환경정비사업'을 준비 중입니다. 어머니 강이 만개하는 이 찬란한 순간에, 한편에선 '하천환경정비사업'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또다시 그 어미를 유린하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내성천을 두 번 죽이는, 내성천 하천환경정비사업

영주댐 공사와 낙동강의 4대강 사업으로 모래가 엄청 쓸려내려가 한 차례 치명상을 입은 내성천이 그 후유증을 극복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이때에 4대강 사업 식의 하천공사로 내성천의 숨통을 마저 끊어놓으려는 이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지요.

그들에게 내성천의 봄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사무실 책상머리에서 펜대와 머리가 아닌, 두 발과 가슴으로 내성천을 온전히 느껴볼 수 있도록 말입니다.

▲ 모래강 내성천을 찾은 비오리 부부가 내성천을 저공비행하고 있다. ⓒ 정수근

▲ 천연기념물 원앙 부부도 유유히 유영하며 놀고 있다. 내성천에는 새들이 참 많고, 그것은 그만큼 생태계가 잘 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정수근

▲ 멸종위기종 희목물떼와 검은등할미새가 내성천 모래밭을 거닐고 있다. 내성천에는 새들이 참 많다. 내성천은 이처럼 다양한 생명들이 깃들어 살고 있다. ⓒ 정수근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내성천의 봄을 급히 담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내성천의 마지막 봄이 만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열일 제쳐두고 어서 내성천으로 달려갈 일입니다.

기자는 앞으로 국토부가 추진 중인 '내성천 하천환경정비사업'이 불가한 이유를 현장의 모습을 통해 하나 하나 증언하려 합니다. 국토부가 내세우는 하천공사의 필요성이 얼마나 과장되어 있는지를, 그래서 또다시 769억 원이라는 국민혈세가 탕진되지 않도록 이 사업이 불가한 이유를 하나 하나 밝혀보려 합니다.

▲ 내성천의 봄이 만개하고 있다. 모래강 내성천으로 달려가자. ⓒ 정수근

▲ 내성천이 만개하고 있다. 지구별 유일의 모래강 내성천,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풍경. ⓒ 정수근

▲ 내성천이 활짝 피어나고 있다. ⓒ 정수근

그 첫 순서로 우선 내성천의 봄날을 담았습니다. 국토부 하천1과 관계자 여러분, 아니 박근혜도 와서 내성천의 봄을 만끽해 보시라 권해 봅니다. 그래서 우리 하천의 원형을 간직한 하천이자 지구별 유일의 모래강으로 평가받는 내성천에 또다시 '삽질'을 강행해도 좋을지 와서 직접 판단해보시기 바랍니다.

▲ 내성천의 찬란한 봄. ⓒ 정수근

▲ 흘러라 맑은물, 힘내라 내성천!!! 영주댐 공사 막아내고, 내성천을 힘차게 흐르게 하자. ⓒ 정수근

덧붙이는 글 | 앞산꼭지의 초록희망 블로그에도 함께 게재 예정입니다.


출처 : 박근혜마저, 769억짜리 '제2의 4대강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