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 "사고 전날 밤 15도 기우뚱, 그때만 세웠어도"
- 잔잔한 바다에서 갑자기 기우뚱
- 해병대 출신으로 위험 직감해
- 덜덜 떨던 아이들 30명 구조후 탈출
- 트라우마로 열흘 넘게 설사
[노컷뉴스] CBS 김현정의 뉴스쇼 | 2014-05-09 10:09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희근 세월호 생존자 (트레일러 기사)
어제 세월호 탑승객 고 박수현 군의 아버지 박종대 씨가 출연하셨죠. 이번 사건 진상규명이 시급하다, 의혹이 너무 많이 남았다, 밝혀달라 주문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인터뷰 와중에 이런 얘기를 하셨죠. 이 배가 기울어진 시각이 지금 8시 50분경으로 알려졌고 구조의 골든타임도 그로부터 2시간이었다, 이렇게 보도들을 하는데 사실 이 배는 훨씬 전부터 이상징후가 확연했다는 겁니다. 즉 신고시각이 훨씬 빨랐어야 한다는 주장인데요. 배에서 구출되자마자 이 부분을 주장했던 분이 한 분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누구인지를 찾지 못하겠다 라고 어제 방송에서 말씀하셨죠. 저희가 어렵게 수소문을 했습니다. 생존자 서희근 씨, 지금부터 연결하겠습니다. 서 선생님 나와 계십니까?
◆ 서희근> 네.
◇ 김현정> 아직도 입원 중이시라고요?
◆ 서희근> 네, 학생들을 고무보트에 같이 구조하느라 오른팔을 잡아당겼는데 힘줄이 끊어졌어요.
◇ 김현정> 선생님은 배의 어디쯤에 머무르셨어요, 그때?
◆ 서희근> 뒤에요. 엔진 위에, 선미.
◇ 김현정> 몇 층에 계셨습니까, 사고 당시에는?
◆ 서희근> 3층.
◇ 김현정> 화물차를 운전하고 들어가셨다고요, 배에는?
◆ 서희근> 네, 제주시 음식물 쓰레기 재생을 해서 비료로 만드는 설계시스템 기기들을 싣고 제주도로 가는 중이었어요.
◇ 김현정> 이 배를 처음 타시는 것은 아니네요, 그러니까?
◆ 서희근> 아니요. 그 배는 처음 타요. 군대 생활할 적에는 해병대여서 LSD(상륙선거함)라는 배를 많이 타봤죠.
◇ 김현정> 세월호는 그 날이 처음이지만 해병대 출신이세요?
◆ 서희근> 네.
◇ 김현정> 그래서 배를 자주 타본 경험은 있다는 말씀?
◆ 서희근> 네.
◇ 김현정> 그렇게 해서 구조가 됐습니다. 아이들 30명 구조하면서 우리 서 선생님도 탈출을 하셨어요. 그런데 인대도 끊어진 몸이 불편한 상황에서 구출되자마자 진도체육관에 와서 마이크를 잡으셨다고요?
◆ 서희근> 네, 마이크를 안 잡으려고 그랬는데 책임감이 무겁더라고요. 그리고 내가 사실대로 말씀을 해 드리겠는데 '놀라지 마십시오' 라고 하면서 사고경위를 쭉 이야기했어요.
◇ 김현정> 그런데 그 내용 중에 사고 시각이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 아침 8시 50분경이 아니라 그 전부터 이상 징후를 느꼈다, 이런 말씀을 하셨다구요?
◆ 서희근> 네, (처음에) 안개가 껴서 출항이 연기됐거든요.
◇ 김현정> 인천에서 그랬죠. 2시간 연기가 됐죠.
◆ 서희근> 배안의 선실에서 대기하자 그래서 우리도 선실로 올라가고, 학생들도 선실로 다 올라갔어요. 올라갔는데 갑자기 배가 움직이더라고요.
◇ 김현정> 그런데 배라는 것이 원래 좀 파도에 따라서 출렁출렁 하는 거 아닙니까?
◆ 서희근> 그렇게 큰 배는 출렁출렁하는 거 못 느껴요. 4-5m 파도 아니면 절대 그렇게 못 느껴요.
◇ 김현정> 그렇군요..그래서 출발을 했는데 다시 이상징후를 느끼신 것은 언제쯤이예요?
◆ 서희근> 배가 나가서 저기 인천대교 지나자마자 그쪽에서 불꽃놀이를 했어요. 그리고 다시 선실로 들어왔어요. 배 안에 들어와서 누워서 MP3로 음악 듣고 TV 보고. 그런데 갑자기 배가 좌측으로 15도 각도로 확 넘어갔다가 바로 서더라고요. 의자에 누워 있으니까 사람이 15도로 확 틀리면서 쓰레기통하고 캔, 커피 이런 통은 저쪽으로 다 가서 나뒹굴어졌어요. 우당탕, 우당탕.
◇ 김현정> 쓰레기통, 맥주캔, 커피캔 이런 것이 나뒹굴러질 만큼 기우뚱?
◆ 서희근> 네. 쾅 잠깐 갔다가 잠깐 원위치로 왔기 때문에 감각을 못 느끼는 사람들은 그냥 그것을 못 느껴요, 그러려니 하고 다 지나가는 거예요.
◇ 김현정> 그럴 수 있죠, 배이니까.
◆ 서희근> 그런데 나는 그 큰 배가 이렇게 충격을 받아서 움직이는 경우는 없다, 이런 생각을 하고 바깥에 선상으로 나가봤어요.
◇ 김현정> 해병대 출신이시니까 이것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끼신 거군요?
◆ 서희근> 네. 나가서 보니까 안개도 별로 없고 바닷물이 호수처럼 잔잔한 거예요.
◇ 김현정> 한 4-5m 파도가 일어서 이런가 보다 하고 이상해서 나가보니까,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
◆ 서희근> 네.
◇ 김현정>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셨겠네요, 그때쯤에?
◆ 서희근> 슬슬 내가 예감이 안 좋더라고. 그러고 그런 기우뚱하다가 (돌아오는게) 있었으면 선내에서 방송이 있어야죠. 선장이 '잠시 배에서 어떤 문제가 있어서 좌측으로 움직였으니까 승객님들은 놀라지 마십시오' 이렇게 무슨 안내 방송이 있어야 되는데 그 방송도 없고, 그냥 무작정 가는 거예요. 그래 가지고 가슴이 좀 답답하고 기분이 안 좋았죠.
◇ 김현정> 그것이 대략 몇 시쯤이었는지 기억나십니까?
◆ 서희근> 변산반도하고 군산 앞바다 그 사이를 지난다는 걸 알았어요.
◇ 김현정> 이 배는 이미 그때부터 심하게 이미 균형을 잃은 상태였다는 얘기네요. 그것이 화물 때문이든, 평형수 때문이든 뭐든 간에 정상이 아니었다는 얘기네요?
◆ 서희근> 왜냐하면 바다가 너무나 호수처럼 잔잔했기 때문에.
◇ 김현정> 결국은 그 이상징후를 느꼈던 밤에 , 이미 어떤 조치가 들어갔었어야 된다는 말씀이네요?
◆ 서희근> 제 생각에는 그때 배를 세우고 그 밑에 화물 결박해 놓은 위치도 확인을 하고 안 그러면 군산항 쪽으로 들어오면 되잖아요. 들어와서 조치를 하고 갔어야죠.
◇ 김현정> 그 날 밤 어떻게 아셨어요, 그냥 불안한 상태에서 주무신 거예요?
◆ 서희근> 할 수 없잖아요. 일단 그쪽에 선수들이 하는 건데, 내가 가서 이야기한다고 그 사람들이 말귀 알아듣겠습니까.
그리고... 아침에 한 6시 돼서 일어나서 식당 가서 밥 먹고 와가지고 갑자기 있으니까 배가 어제 밤에 느꼈던 그 각도 45도 넘어가버리는데. 내가 그때 느낀 감정은 ‘아이고, 이거 사고났구나’ (였어요)...나는 그 배에서 1시간 동안 있으면서 배가 돈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배가 기울어진 상태에서 배가 돌아요.
◇ 김현정> 배가 돌고 있는 상황.
◆ 서희근> 배가 돌면 가라앉는 거거든요. (그래서) 탈출해 나오면서,,,(구조한) 학생들이 구명조끼 입은 상태에서도 물에서 1시간 정도 있었는지 입술들이 시퍼렇고 덜덜덜 떨고 있었어요, 다 맨발로.
◇ 김현정> 그래서 그 파리한 입술의 아이들을 일단 구출할 수 있는 데까지 선생님이 같이 구출해서 30명과 함께 나오신 거예요?
◆ 서희근> 네. 어업감시선인가 있어요, 요트배 큰 거. 그쪽에다가 내려가지고 다시 배 되돌려서 나머지 애들 다 당겨 올리고 실으니까 ..한 30m 후진하니까 배(세월호)가 물속으로 들어가더라고요. 물속으로 들어가면서 아이들이 그거 보면서 울부짖고. (한숨)
그거는 뭐 어떻게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애들 막 발버둥치고 그랬어요. (그 이후에) 악몽을 꾸고 있고요. 저 같은 경우는 설사를 10일 가까이 하고 있고요.
◇ 김현정> 설사 하시는 건 왜 그럴까요?
◆ 서희근> 충격이라 그러네요, 트라우마.
◇ 김현정> 정신적인 충격 때문에 몸이 반응을 하는 거군요?
◆ 서희근> 몸에서 리듬이 깨져서 그렇다고, 약이 없다네요.
◇ 김현정> 지금도 눈감으면 그 장면이 어리어리하세요?
◆ 서희근> 어리어리한 정도가 아닙니다. 생생하죠. 걔들하고 식당에서 밥을 같이 먹었어요, 제가. 그러니까 가슴이 다 아프죠. 그런데 아무튼 1시간이라는 골든타임을 놓쳤어요. 좌우지간에 아쉬워요.
◇ 김현정> 네...힘내시고요. 오늘 증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서희근> 네.
◇ 김현정> 세월호 생존자입니다. 서희근 씨 만났습니다.
출처 : 생존자 "사고 전날 밤 15도 기우뚱, 그때만 세웠어도"
- 잔잔한 바다에서 갑자기 기우뚱
- 해병대 출신으로 위험 직감해
- 덜덜 떨던 아이들 30명 구조후 탈출
- 트라우마로 열흘 넘게 설사
[노컷뉴스] CBS 김현정의 뉴스쇼 | 2014-05-09 10:09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희근 세월호 생존자 (트레일러 기사)
어제 세월호 탑승객 고 박수현 군의 아버지 박종대 씨가 출연하셨죠. 이번 사건 진상규명이 시급하다, 의혹이 너무 많이 남았다, 밝혀달라 주문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인터뷰 와중에 이런 얘기를 하셨죠. 이 배가 기울어진 시각이 지금 8시 50분경으로 알려졌고 구조의 골든타임도 그로부터 2시간이었다, 이렇게 보도들을 하는데 사실 이 배는 훨씬 전부터 이상징후가 확연했다는 겁니다. 즉 신고시각이 훨씬 빨랐어야 한다는 주장인데요. 배에서 구출되자마자 이 부분을 주장했던 분이 한 분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누구인지를 찾지 못하겠다 라고 어제 방송에서 말씀하셨죠. 저희가 어렵게 수소문을 했습니다. 생존자 서희근 씨, 지금부터 연결하겠습니다. 서 선생님 나와 계십니까?
◆ 서희근> 네.
◇ 김현정> 아직도 입원 중이시라고요?
◆ 서희근> 네, 학생들을 고무보트에 같이 구조하느라 오른팔을 잡아당겼는데 힘줄이 끊어졌어요.
◇ 김현정> 선생님은 배의 어디쯤에 머무르셨어요, 그때?
◆ 서희근> 뒤에요. 엔진 위에, 선미.
◇ 김현정> 몇 층에 계셨습니까, 사고 당시에는?
◆ 서희근> 3층.
◇ 김현정> 화물차를 운전하고 들어가셨다고요, 배에는?
◆ 서희근> 네, 제주시 음식물 쓰레기 재생을 해서 비료로 만드는 설계시스템 기기들을 싣고 제주도로 가는 중이었어요.
◇ 김현정> 이 배를 처음 타시는 것은 아니네요, 그러니까?
◆ 서희근> 아니요. 그 배는 처음 타요. 군대 생활할 적에는 해병대여서 LSD(상륙선거함)라는 배를 많이 타봤죠.
◇ 김현정> 세월호는 그 날이 처음이지만 해병대 출신이세요?
◆ 서희근> 네.
◇ 김현정> 그래서 배를 자주 타본 경험은 있다는 말씀?
◆ 서희근> 네.
◇ 김현정> 그렇게 해서 구조가 됐습니다. 아이들 30명 구조하면서 우리 서 선생님도 탈출을 하셨어요. 그런데 인대도 끊어진 몸이 불편한 상황에서 구출되자마자 진도체육관에 와서 마이크를 잡으셨다고요?
◆ 서희근> 네, 마이크를 안 잡으려고 그랬는데 책임감이 무겁더라고요. 그리고 내가 사실대로 말씀을 해 드리겠는데 '놀라지 마십시오' 라고 하면서 사고경위를 쭉 이야기했어요.
◇ 김현정> 그런데 그 내용 중에 사고 시각이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 아침 8시 50분경이 아니라 그 전부터 이상 징후를 느꼈다, 이런 말씀을 하셨다구요?
◆ 서희근> 네, (처음에) 안개가 껴서 출항이 연기됐거든요.
◇ 김현정> 인천에서 그랬죠. 2시간 연기가 됐죠.
◆ 서희근> 배안의 선실에서 대기하자 그래서 우리도 선실로 올라가고, 학생들도 선실로 다 올라갔어요. 올라갔는데 갑자기 배가 움직이더라고요.
◇ 김현정> 그런데 배라는 것이 원래 좀 파도에 따라서 출렁출렁 하는 거 아닙니까?
◆ 서희근> 그렇게 큰 배는 출렁출렁하는 거 못 느껴요. 4-5m 파도 아니면 절대 그렇게 못 느껴요.
◇ 김현정> 그렇군요..그래서 출발을 했는데 다시 이상징후를 느끼신 것은 언제쯤이예요?
◆ 서희근> 배가 나가서 저기 인천대교 지나자마자 그쪽에서 불꽃놀이를 했어요. 그리고 다시 선실로 들어왔어요. 배 안에 들어와서 누워서 MP3로 음악 듣고 TV 보고. 그런데 갑자기 배가 좌측으로 15도 각도로 확 넘어갔다가 바로 서더라고요. 의자에 누워 있으니까 사람이 15도로 확 틀리면서 쓰레기통하고 캔, 커피 이런 통은 저쪽으로 다 가서 나뒹굴어졌어요. 우당탕, 우당탕.
◇ 김현정> 쓰레기통, 맥주캔, 커피캔 이런 것이 나뒹굴러질 만큼 기우뚱?
◆ 서희근> 네. 쾅 잠깐 갔다가 잠깐 원위치로 왔기 때문에 감각을 못 느끼는 사람들은 그냥 그것을 못 느껴요, 그러려니 하고 다 지나가는 거예요.
◇ 김현정> 그럴 수 있죠, 배이니까.
◆ 서희근> 그런데 나는 그 큰 배가 이렇게 충격을 받아서 움직이는 경우는 없다, 이런 생각을 하고 바깥에 선상으로 나가봤어요.
◇ 김현정> 해병대 출신이시니까 이것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끼신 거군요?
◆ 서희근> 네. 나가서 보니까 안개도 별로 없고 바닷물이 호수처럼 잔잔한 거예요.
◇ 김현정> 한 4-5m 파도가 일어서 이런가 보다 하고 이상해서 나가보니까,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
◆ 서희근> 네.
◇ 김현정>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셨겠네요, 그때쯤에?
◆ 서희근> 슬슬 내가 예감이 안 좋더라고. 그러고 그런 기우뚱하다가 (돌아오는게) 있었으면 선내에서 방송이 있어야죠. 선장이 '잠시 배에서 어떤 문제가 있어서 좌측으로 움직였으니까 승객님들은 놀라지 마십시오' 이렇게 무슨 안내 방송이 있어야 되는데 그 방송도 없고, 그냥 무작정 가는 거예요. 그래 가지고 가슴이 좀 답답하고 기분이 안 좋았죠.
◇ 김현정> 그것이 대략 몇 시쯤이었는지 기억나십니까?
◆ 서희근> 변산반도하고 군산 앞바다 그 사이를 지난다는 걸 알았어요.
◇ 김현정> 이 배는 이미 그때부터 심하게 이미 균형을 잃은 상태였다는 얘기네요. 그것이 화물 때문이든, 평형수 때문이든 뭐든 간에 정상이 아니었다는 얘기네요?
◆ 서희근> 왜냐하면 바다가 너무나 호수처럼 잔잔했기 때문에.
◇ 김현정> 결국은 그 이상징후를 느꼈던 밤에 , 이미 어떤 조치가 들어갔었어야 된다는 말씀이네요?
◆ 서희근> 제 생각에는 그때 배를 세우고 그 밑에 화물 결박해 놓은 위치도 확인을 하고 안 그러면 군산항 쪽으로 들어오면 되잖아요. 들어와서 조치를 하고 갔어야죠.
◇ 김현정> 그 날 밤 어떻게 아셨어요, 그냥 불안한 상태에서 주무신 거예요?
◆ 서희근> 할 수 없잖아요. 일단 그쪽에 선수들이 하는 건데, 내가 가서 이야기한다고 그 사람들이 말귀 알아듣겠습니까.
그리고... 아침에 한 6시 돼서 일어나서 식당 가서 밥 먹고 와가지고 갑자기 있으니까 배가 어제 밤에 느꼈던 그 각도 45도 넘어가버리는데. 내가 그때 느낀 감정은 ‘아이고, 이거 사고났구나’ (였어요)...나는 그 배에서 1시간 동안 있으면서 배가 돈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배가 기울어진 상태에서 배가 돌아요.
◇ 김현정> 배가 돌고 있는 상황.
◆ 서희근> 배가 돌면 가라앉는 거거든요. (그래서) 탈출해 나오면서,,,(구조한) 학생들이 구명조끼 입은 상태에서도 물에서 1시간 정도 있었는지 입술들이 시퍼렇고 덜덜덜 떨고 있었어요, 다 맨발로.
◇ 김현정> 그래서 그 파리한 입술의 아이들을 일단 구출할 수 있는 데까지 선생님이 같이 구출해서 30명과 함께 나오신 거예요?
◆ 서희근> 네. 어업감시선인가 있어요, 요트배 큰 거. 그쪽에다가 내려가지고 다시 배 되돌려서 나머지 애들 다 당겨 올리고 실으니까 ..한 30m 후진하니까 배(세월호)가 물속으로 들어가더라고요. 물속으로 들어가면서 아이들이 그거 보면서 울부짖고. (한숨)
그거는 뭐 어떻게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애들 막 발버둥치고 그랬어요. (그 이후에) 악몽을 꾸고 있고요. 저 같은 경우는 설사를 10일 가까이 하고 있고요.
◇ 김현정> 설사 하시는 건 왜 그럴까요?
◆ 서희근> 충격이라 그러네요, 트라우마.
◇ 김현정> 정신적인 충격 때문에 몸이 반응을 하는 거군요?
◆ 서희근> 몸에서 리듬이 깨져서 그렇다고, 약이 없다네요.
◇ 김현정> 지금도 눈감으면 그 장면이 어리어리하세요?
◆ 서희근> 어리어리한 정도가 아닙니다. 생생하죠. 걔들하고 식당에서 밥을 같이 먹었어요, 제가. 그러니까 가슴이 다 아프죠. 그런데 아무튼 1시간이라는 골든타임을 놓쳤어요. 좌우지간에 아쉬워요.
◇ 김현정> 네...힘내시고요. 오늘 증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서희근> 네.
◇ 김현정> 세월호 생존자입니다. 서희근 씨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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