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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언론과 종편

"TV조선, 보도위해 매수한 것"... "내부규정? 공개해야"

"TV조선, 보도위해 매수한 것"... "내부규정? 공개해야"
'400만원짜리 인터뷰 과연 괜찮나'... 전문가들에게 물었더니
[오마이뉴스] 이겨레, 김현우 | 14.08.08 22:12 | 최종 업데이트 14.08.08 22:12


▲ 9월 30일 TV조선 보도 화면 ⓒ TV조선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을 폭로한 가사도우미 이아무개씨에게 지급한 400여 만 원에 대해 "내부 규정에 따라 소정의 출연료와 제보 사례비 등으로 지급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영수증을 받고 정상 절차에 따라 지급하고 투명하게 회계처리를 했다"며 "보도 이전에 어떠한 형태의 금전을 제공하거나 금전 제공을 약속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관련 기사 : TV조선 '채동욱 혼외자' 인터뷰는 400만원짜리)

하지만 과연 그럴까? '400만 원짜리 뉴스 인터뷰'는 과연 문제가 없을까? <오마이뉴스>는 8일 전·현직 언론인과 언론 관련 단체, 교수 등 전문가들에게 이 문제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취재에 응한 전문가들은 대부분 ▲ 뉴스 인터뷰 대가로 금전을 지급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으며 ▲ 지급한다 해도 통상적인 금액으로 보기에는 과도하게 큰 액수이고 ▲ 취재원 매수 등 윤리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 신뢰성을 위해서라도 해당 언론사 스스로 내부 규정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는 <TV조선> 측에 400여 만 원을 지급하게 된 내부 규정과 유사 사례를 문의했지만 답변이 돌아오지 않았다.

▲ 9월 30일 TV조선 보도 화면 ⓒ TV조선

다음은 전문가들의 발언 요약이다(가나다 순).


"경영 상태도 안 좋은데, 어떻게 그런 고액을..."

고승우 (<미디어 오늘> 논설실장)
"조선일보사는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던 채동욱 사건 의혹을 제일 먼저 제기했던 언론사였다. 이 사건에서 가장 주요한 인물에게 고액을 준 것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한국의 언론 관행에 비추어서 언론사가 인터뷰 시에 이런 정도의 고액을 주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TV조선>의 경영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이런 고액이 지불되었는지 의문이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완전한 전문가가 나오더라도 400만 원이라는 많은 돈을 받지는 않는다. 통상적인 출연료와 비교했을 때, 증언자 매수를 의심해 봐야 한다. <TV조선>의 주장은 (이 같은 출연료가) 통상적이고 영수증 처리를 투명하게 해서 괜찮다고 하는데, 모든 제보자들에게 이 정도 고액의 출연료를 줄까? 게다가 가정부 이씨가 정기적으로 출연한 것도 아니다. <TV조선>은 스스로 내부규정을 밝혀야한다."

김종배 (시사평론가)
"400만 원은 정상적이지 않다. 돈을 주는 대가로 제보를 끌어냈는가, 제보를 듣고 보상을 해준 것인가, 선후 관계를 명확히 해야한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
"400만 원은 기본적으로 스튜디오 프로그램의 통상적인 제작비를 넘어선다. <TV조선>은 제작비도 부족해서 재방도 많이 하고, 비교적 저렴한 200만 원 안 쪽의 스튜디오 프로그램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400만 원을 줬다? 이해할 수 없다. 미국에서도 돈으로 꼬셔서 인터뷰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런 언론사는 상업적이고 선정적으로 취급받는다. 근본적인 문제는 사적인 보도를 공익적인 동기로 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채동욱 관련 보도는 '정권의 채동욱 찍어내기'에 의한 보도였다. 권력의 의도에 봉사하는 사적인 보도를 공적인 것으로 포장하는 것이야 말로 공익을 저해하는 것이다."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TV조선> 내부에 출연료 규정 및 사례비 지급 규정이 있을 것이다. 이를 살펴봐야 한다."


"미국에서 자주 일어나는 '기사 매수', 한국에서도?"

이효성 (성균관대학교 신방과 교수)
"뉴스 보도에서 인터뷰 사례금을 지급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결국 <TV조선>은 보도와 관련된 정보를 돈을 주고 산 것인데, 정치적인 뉴스에서 정보원을 매수했다는 것은 사전이든 사후든 언론윤리상 바람직하지 않다. 규정에 따라 지급했다는데, 그 규정이 뭔지 밝혀야 한다. 또 지금까지 그런 사례들이 있었는지도 밝혀야 한다.

체크(수표)저널리즘(뉴스 독점을 위해 취재 대상자에게 돈을 지불하는 관행)이란 것이 있다. 영국의 6쌍둥이를 출산하는 한 산모가 타블로이드 언론사와 계약을 맺고 이를 보도하는 과정에서 돈을 받은 일이 있었다. 이는 특정한 사안을 미리 기획하고 협의해 공지한 것이다. 그러나 채 총장 관련 보도는 경우가 다르다. 상당히 정치적인 뉴스였다."

조승호 (방송기자연합회 정책위원장, YTN 해직기자)
"내부 규정을 공개하고 다른 사례들을 제시한다면, 굳이 누구에게 입금했다는 정보가 없더라도 시청자들이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최승호 (뉴스타파 PD)
"공영방송에서 인터뷰 대가로 돈을 주는 것은 상당히 드문 경우다. 특히 뉴스프로그램이 돈을 주고 인터뷰를 구매하는 것은 상당히 금기시 된다. 400만 원이나 하는 인터뷰 대가는 상식에 어긋나는 행위다. <TV조선> 뉴스에서 거액의 인터뷰 대가가 일상적인 것이라면 결국엔 시청자들이 등을 돌릴 것이다."

현직 KBS 기자 (익명 요구)
"일반적으로 제보 화면이 뉴스에 나가게 됐을 때 사례금을 지급하기도 하지만, 뉴스를 진행하는데 인터뷰를 했다고 돈을 주는 건 없다. 이번 건의 경우 사전에 약속을 했다면 뉴스의 신뢰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직 KBS 촬영기자 (익명 요구)
"중요한 제보나 인터뷰는 사례금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400만 원을 지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기자 개인이 정보원에게 핸드폰이나 사례금을 주는 것은 개인의 문제겠지만, 회사차원에서 그러한 액수를 지급하는 것은 우리나라 환경과 맞지 않다. 아무리 제보자가 사례를 요구해도 설득이나 설명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 보도를 통해 미국에서 자주 일어나는 '기사 사기(매수)'가 시작된 것처럼 보인다."

현직 라디오 PD (익명 요구)
"보통 인터뷰 사례비로 지급하는 금액은 4~5만 원 정도다. 400만 원은 심했다."


출처 : "TV조선, 보도위해 매수한 것"... "내부규정? 공개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