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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카카오톡으로 친구들과 나눈 대화 다 엿봤다”

“경찰이 카카오톡으로 친구들과 나눈 대화 다 엿봤다”
‘박근혜 퇴진’ 요구했던 노동당 부대표, 카카오톡 사찰 의혹 제기
[민중의소리] 윤정헌 기자 | 발행시간 2014-10-01 14:02:19 | 최종수정 2014-10-01 17:16:22


▲ 1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길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카카오톡 압수수색 규탄' 기자회견에서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가 검찰의 카카오톡 대화와 정보를 압수수색 경과를 재구성해 발표하고 있다. 이날 다음커뮤니케이션(다음)과 카카오의 합병법인 다음카카오가 출범을 했다. ⓒ김철수 기자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6개 단체는 1일 오전 10시께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을 위반한 노동당 정진우 부대표 수사 과정에서 정 부대표와 3천여명의 지인들에 대한 광범위한 사찰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정 부대표는 6월 10일 삼청동 국무총리공관 인근에서 세월호 참사 책임자에 대한 처벌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6·10 만민공동회'를 열고 경찰의 해산명령에 응하지 않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7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경찰은 5월 1일부터 6월 10일까지의 정 부대표의 카카오톡 메시지 송·수신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법원에 전기통신 관련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고, 6월 17일 발부받아 다음날 집행했다.

이들은 "지난달 18일 정 부대표가 종로경찰서로부터 '전기통신에 대한 압수수색∙검증 집행사실 통지'를 받았다"며 "압수수색한 내용은 2014년 5월 1일부터 6월 10일까지 40일가량의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과 대화 상대 아이디 및 전화번호, 대화 일시, 수발신 내역 일체, 그림 및 사진 파일 등 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압수될 당시 정 부대표가 나눴던 카카오톡 대화 중에는 신용카드 번호와 비밀번호 등 개인 신상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며 "뿐만 아니라 재판과 관련해 변호사들과 나눈 대화, 초등학교 동창들과 나눈 이야기 등 내밀한 내용도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경찰의 이 같은 행위는 단순한 압수수색이 아닌 광범위한 감시∙사찰 행위, 심각한 표현의 자유 침해이자 사버 검열"이라며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해 활동했던 활동가들의 카카오톡 압수수색을 통해 그 주변인의 사생활까지 사찰하는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인권침해"라고 비판했다.

이에 정 부대표는 "경찰이 확인한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이번 상황과 전혀 관련 없는 기자들과의 대화를 비롯해 친구, 지인들과의 대화까지 포함돼 있었다"면서 "사실상 이들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개인 신상에 대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이라고 성토했다.

▲ 1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길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카카오톡 압수수색 규탄' 기자회견에서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가 검찰의 카카오톡 대화와 정보를 압수수색 경과를 재구성해 발표와 함께 피해를 본 관계자들이 카카오톡 압수수색에 대해 증언을 하고 있다. 이날 다음커뮤니케이션(다음)과 카카오의 합병법인 다음카카오가 출범을 했다. ⓒ김철수 기자


"카카오톡 압수수색, 신공안시대 도래한 것"

이를 두고 희망버스 변호인단인 조영선 변호사는 "정 부대표는 집시법 위반 등으로 체포돼 전기통신에 대한 압수수색을 받았지만 정작 재판 과정에서 증거로 제출되지는 않았다"며 "이는 압수수색이 범죄수사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정보 수집 차원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변호사는 "박근혜 대통령 지시하에 검찰이 명백한 명예훼손과 관련해 리서치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검찰이 모든 인터넷상의 사적 대화를 리서치해 범죄를 묻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신공안시대'가 왔음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진보네트워크센터 장여경 활동가도 "과거 통신비밀 침해가 감청 등 '실시간'으로 이뤄진 반면 최근에는 인터넷과 저장매체의 발달로 압수수색을 통해서도 가능한 상황"이라며 "통신비밀 침해로 인한 인권침해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카카오톡으로부터 받은 자료는 6월 10일 하루의 내용"이라며 "그마저도 대화 중 범죄 혐의와 관련된 부분을 발췌해 수사했다"고 답했다. 이어 "정씨 외의 개인에 대한 사생활 및 정보 유출은 전혀 없었다"며 "정씨가 주장하는 3천여명에 대한 메시지는 살펴볼 이유도 수사 여력도 없다"고 해명했다.

▲ 검-경, 카카오톡 사찰...피해자 기자회견


출처 : “경찰이 카카오톡으로 친구들과 나눈 대화 다 엿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