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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태극기 강제 게양’ 발상에 일침 “나라가 자랑스러우면…”

노회찬, ‘태극기 강제 게양’ 발상에 일침 “나라가 자랑스러우면…”
“‘국기 문란’ 어떻게 다스릴까 고민부터”
이택광 교수도 “독재국가식 애국” 지적

[한겨레] 박수진 기자 | 등록 : 2015.02.24 11:52 | 수정 : 2015.02.24 13:41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가 ‘태극기 게양 강제 발상’에 대해 “나라가 자랑스러우면 태극기를 저절로 들 것”이라며 “지금은 정부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게 더 중요하지 그런 개선없이 정부를 상징하는 태극기를 게양하도록 선양하자고 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 전 대표는 24일 CBS 라디오의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들이 나라가 자랑스러우면 태극기를 저절로 들지 않겠냐”며 “OECD에 가입한 나라들 중에서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적은 게 대한민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규제 완화를 얘기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겠다고 하는데 국기법 개정안은 일선 공무원 행정조직에 또 하나의 짐을 맡겨주는 것”이라며 “정부에서 나서서 각 가정에 태극기를 달아라, 달지 말아라 전화까지 걸게 되면 이것은 5공 시절로 퇴행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민간 아파트에 국기 게양 하는 꽂이를 강제로 설치하게 한 것도 규제완화 차원에서 1993년도에 없앴는데 다시 강제하는 일은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
행정자치부의 3.1절 국기 달기 운동은 강제가 아니라 자율적으로 게양하는 것을 유도하려는 방안이라는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노 전 대표는 “자율적으로 하는 것을 관이 주도해서 주장한다는 뜻”이라며 “3.1절을 앞두고 이미 전국의 모든 기초지방자치단체가 대대적으로 이 일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표는 이어 “지난해 송파 세 모녀 사건도 있었듯이 기초자치단체가 지금 우선적으로 해야 될 일이 국민들의 어떤 복지 안전망에 구멍 난 건 없는지 이런 걸 살펴야 될 일이지 민간이 각 가정에 맡겨야 할 태극기 다는 거까지 지방자치단체가 동원되면 다른 일에 소홀해질 수도 있다”며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생각하고 태극기 다는 것도 왜 필요한지 교육과정이나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도록 맡겨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하면 국기게양과 애국심을 높을 수 있겠냐는 앵커의 질문에 노 전 대표는 “국기 게양보다 더 중요한 게 국기문란 현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이 불법으로 선거에 개입하고, 군 장성이 부하 여군을 성추행하거나 청와대 비서관이 나서서 뭘 한다거나 하는 이런 국기문란 행위가 정리돼야 국가에 대한 자랑스러운 생각이 더 많이 들 것 같다”며 “지금 국기게양 문제가 현안이 되어야 되는 게 아니라 국기문란 행위를 어떻게 근절시킬 것인가를 정부가 더 고민해야 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도 정부의 국기달기 운동 추진과 관련해 “독재국가적인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전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애국이라는 것은 당연히 다 해야 하는 것인데 본인들이 생각하는 방식의 애국만을 애국으로 생각하는 나라가 바로 독재국가”라며 “본인들이 생각하는 정권의 어떤 차원에서 애국이라고 규정되어 있는 것들만 애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기를 단다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과거에 월드컵 응원전처럼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국기를 가지고 와서 흔들고 또 국기를 게양하려고 하는 의지를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고 진짜 애국심”이라며 “정부 부처에서 (국기 게양을) 결정하고 그것을 권고하거나 강제조치 해서 애국심을 고취한 경우는 지금까지 없었고 대부분은 다 정권의 어떤 이해관계를 애국심으로 포장하는 것에 가까웠다“고 설명했다.


출처  노회찬, ‘태극기 강제 게양’ 발상에 일침 “나라가 자랑스러우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