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이준구 교수 “퉁퉁 불어터진 국수? 처음부터 내놓아선 안 될 음식”

이준구 교수 “퉁퉁 불어터진 국수? 처음부터 내놓아선 안 될 음식”
[경향신문] 이명희 기자 | 입력 : 2015-02-24 15:22:03 | 수정 : 2015-02-24 15:49:08


국내 대표적인 진보 경제학자인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66·사진)가 박근혜가 ‘부동산 3법’ 등 경제법안 처리 지연을 ‘불어터진 국수’에 비유하면서 정치권을 에둘러 비판한 것에 대한 반박글을 올렸다.

이준구 교수는 지난 23일 자신의 공식사이트를 통해 “퉁퉁 불어터진 국수? 처음부터 내놓아선 안 될 음식”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이준구 교수는 “대통령이 부동산 3법의 국회 처리가 늦게 돼 무척 아쉽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는군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 이준구 교수

이준구 교수는 “단순히 집 거래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집값이 뛰어오르고 전세가까지 뛰어 올랐는데, 그렇게 되면 서민의 살림은 점차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걸 보고 기뻐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누굴 위해서 정치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준구 교수는 또 “전세값이 집값에 육박하는 현상이 일어나는 건 아직도 사람들이 집값 상승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집값이 올랐다면 일부 지역에 한해, 그리고 주로 호가 위주로 집값이 뛰어 오른 것을 뜻하기 때문에 부동산 3법 같은 투기장려책은 주택시장을 왜곡시키는 결과만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왜곡의 대표적 사례가 전세값의 폭등”이라며 “정부 말 믿고 빚 내서 집 샀다가 망한 하우스푸어가 대량으로 만들어질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 이준구 교수 사이트 갈무리

이어 “자신있게 예측하는 바지만, 부동산 3법은 부동산시장을 왜곡시키는 것 이외에 경제를 되살리는 데는 이렇다 할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국회가 이걸 뒤늦게 통과시켜 주었다고 우리 경제가 불쌍하다는 말을 하는 걸 보니 정말로 어이가 없다. 애당초 내놓아선 안 될 음식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근혜는 23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우리 경제를 생각하면 저는 좀 불쌍하다는 생각도 든다. 여러 노력이 필요하지만 지난번 부동산 3법도 작년에 어렵게 통과됐는데 그것을 비유로 하자면 아주 퉁퉁 불어터진 국수”라고 말했다.

이어 “불어터지지 않은 좋은 상태에서 먹었다면 얼마나 힘이 났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앞으로는 좀 제때제때 그런 것을 먹일 수 있도록 중요한 경제활성화 법안들도 좀 통과가, 1년 넘은 것도 많지만 힘을 합해 통과시키고 우선 경제를 살리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이준구 교수 “퉁퉁 불어터진 국수? 처음부터 내놓아선 안 될 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