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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단지 풍선에 넣어서 뿌려야 표현의자유 인정되려나”

“박근혜 전단지 풍선에 넣어서 뿌려야 표현의자유 인정되려나”
[인터뷰] ‘경국지색’ 작가 김수연
[민중의소리] 홍민철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03-02 13:53:37


“그냥 웃프네요. 뿌리시는 분들이 북한에 날리는 삐라처럼 풍선에 넣어서 뿌렸어야 했어요. 그럼 그건 표현의 자유가 되거든요.”

지난 12일 부산시 연제구 부산시청 인근 도로에 뿌려진 박근혜 풍자 전단지에 담긴 ‘경국지색(傾國之色, 나라를 위태롭게 할 만한 미인이라는 뜻)’ 그림을 그린 김수연 작가의 말이다.

김 작가는 최근 박근혜의 실정을 비판하는 전단지 살포에 경찰이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서고 있는데 대해 “풍선에 담아 날렸어야 한다”며 혀를 찼다. 대북전단 살포행위는 ‘표현의 자유’라며 인권위까지 나서 보장해야 한다는 정부의 태도와는 사뭇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같은 경범죄인 동네에 잔뜩 뿌려져있는 전단지 수거를 그렇게 열심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 김수연 작가의 박근혜 대통령 풍자그림 '경국지색'. ⓒ제공 : 김수연 작가

일명 ‘경국지색’ 풍자 그림은 어떻게 등장한 것일까. 김 작가는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티비에 나오는 박근혜의 고운 옷과 해맑은 미소를 보자 절로 ‘경국지색’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유신 공주다운 고운 미모와 소녀시대처럼 열광하는 그분의 팬층”이 떠오르면서 “그야말로 나라를 위태롭게 할 정도의 용안”이라는 설명이다.

김수연 작가의 ‘경국지색’은 머리 꽃을 꽃은 박근혜의 섬뜩한 미소가 인상적이다. 박근혜가 입고 있는 옷은 일본의 전통의상 기모노다. 그 뒤로는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뒤집힌 배’와 거친 파도가 그려져 있다.

김 작가는 “박근혜는 일왕에게 혈서를 쓰고 견마가 되어 독립투사들을 토벌하러 다니던 다카끼 마사오의 딸이다. 그의 딸이라는 것 외에는 정치적, 사회적 업적이 거의 전무 한데도 대통령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우익과 흡사한 역사인식을 가진 뉴라이트와 깊은 관련이 있고 그들 입장의 개탄스러운 역사교과서까지 만든 대통령이니 한복보다는 일본 옷이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수연 작가는 사회풍자 작품을 즐기는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돌아가는 ‘나라꼴’에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 정부가 제게 없던 유머와 위트를 선물해줬다”고 말했다.

간단한 풍자 작품으로 예술가가 경찰의 수사를 받고 홍성담 화백의 ‘세월오월’과 같은 작품이 ‘자기검열’을 하는 주최 측에 방해를 받는 모습을 보면서 “이거야 말로 우리나라 표현의 자유의 위상이며 얼마나 병들어 있는가를 보여주는 반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 김수연 작가의 '레이디바쿠스'. ⓒ제공 : 김수연 작가

김수연 작가는 ‘경국지색’ 이외에도 ‘lady bacchus’(2015 거리 퍼포먼스), ‘이게 어디서 약을 팔아?’(가변 설치_2015 저항예술제) 등을 연이어 내놨다.

그는 박근혜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느냐고 묻자 “‘내 꿈’만 생각하지 마시고 우리 모두의 꿈을 함께 이룰 수 있는 품이 넓은 대통령이 되셨으면 좋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은 부모를 모두 흉탄에 잃어야 했던 비운의 딸에서 대통령이 되어 다시 청와대로 돌아갔으니 본인의 꿈을 이룬 것이겠지만 나머지 국민들의 비운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출처  “박근혜 전단지 풍선에 넣어서 뿌려야 표현의자유 인정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