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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환경

“고리원전 큰사고나면 400년간 살 수 없는 도시될 것”

“고리원전 큰사고나면 400년간 살 수 없는 도시될 것”
부산서 방사선비상계획 확대 만민공동회 열려
귀닫은 지자체·원전기관 비판 쏟아져

[민중의소리] 김보성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03-26 17:58:05


▲ 26일 부산, 울산, 양산, 김해 반핵단체 주최로 방사선비상계획구역 확대를 위한 만민공동회 행사가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이날 한 발표자가 일본의 사례와 비교해 부산시가 내세우고 있는 방사선비상계획구역 20km 개편안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고리원전에 후쿠시마와 같은 사고가 나면 30km이내에 340만 명이 피난을 해야하고, 아마도 400년간 살 수 없는 도시가 될 것이다. 그런데도 부산시는 최악이 아닌 상황을 축소 가정해 비상계획구역을 20km로 한정하려 하고 있다”

전문가, 시민, 반핵단체 회원들의 성토가 쏟아진 26일 오전 부산시의회 대회의실, 탈원전시민센터장을 맡고 있는 김유창 동의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이 같이 말하며 부산시 방사선비상계획구역 개편안의 문제를 요목조목 꼬집었다.

김 교수는 부산시 등 고리원전 인근 지자체들이 예산문제에 매몰돼 편의적으로 비상계획구역을 개편하려는 데에 강한 경고를 보냈다.

김 교수는 “예방보호조치구역(PAZ) 3km, 긴급보호조치구역(UPZ) 20km라는 부산시의 안은 사람이 많아 방재대책이 없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논리적 근거가 없다”며 “방사능 피폭으로 어떤 영향을 받게 되는지 주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수용성 조사도 하지 않고 이를 확정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 계획대로면 해운대 신시가지가 포함되지 않는데 사고 발생 시 어떻게 이 사람들을 피난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부산시가 근거한 용역조사는 ‘다중 호기가 아닌 신고리3호기’에서 사고가 발생한다고 가정되어 있다. 이는 5등급 원전사고로 7등급인 체르노빌, 후쿠시마 사고와 큰 차이를 보인다. 또한 증기발생기 세관 1개만 파손되고, 비는 밤에만 온다든지 작은 사고로 축소한 정황이 파악된다고 김 교수는 주장했다. 즉 20km로 비상계획구역을 맞추기 위한 시뮬레이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 26일 부산, 울산, 양산, 김해 반핵단체 주최로 방사선비상계획구역 확대를 위한 만민공동회 행사가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발언을 하고 있는 김준한 반핵부산대책위 대표.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시민안전은 아랑곳없는 개편안”
“부산시 안엔 해운대 신시가지 빠져”
“원전 사고 타협여지 없어”

이날 ‘시민들이 만드는 방사능 방재계획 수립을 위한 만민공동회’에서는 김 교수의 발표 외에도 다양한 주장이 발제 형태로 쏟아졌다.

일본과 전라북도의 사례를 비교한 한승우 탈핵에너지전환전북연대 정책위원장은 “일본은 중앙정부에 의해 비상계획구역을 설정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이 구역을 1차로 선정하고, 자자체와 협의해 승인을 받는 구조”라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한 위원장은 “원전 사고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며 “그런데도 사고 구역을 정확한 기준없이 2~30km로 유동적으로 정해놓은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최근 논란이 방사능 방재구역의 거리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발언도 나왔다. 김승홍 부산녹색연합 활동가는 “방사능 방재는 거리보다 내용이 더 중요하다”며 “시민의 재산과 안전을 지키는 핵심인 만큼 구역 확대와 동시에 재난 피해에 대한 대비를 더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한 어떻게 방사능 방재대책의 내용을 꾸밀 것인지 협의하는 것과 대피훈련 등을 몸으로 인식시키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후속대책을 강조했다.

이를 지켜본 만민공동회 참가자들은 각자의 의견을 제시하며 방사선비상계획구역 확대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박종권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고문은 “대형사고를 예상하지 않고 구역을 확정하려한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며 “제 2세월호 사태를 겪지 않으려면 돈보다 안전이 최고의 가치란걸 반드시 인식하고 계획을 수립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전진영(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의원도 “피해당사자인 시민의견이 수렴되지 않은 것이 현재 부산시 방사능비상계획구역 논의의 가장 큰 문제”라며 “시민은 서병수 부산시장에게 방재대책의 확대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차예경 양신시의회 시의원은 "양산시가 시의회가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을 30km로 확대해야 한다는 촉구안을 냈음에도 경상남도에 21~22km가 적정하다는 결과를 보냈다“면서 "시민의 의견을 이렇게 무시할 수 있느냐"고 격앙된 어조로 말했다.

허문화 고리1호기폐쇄를 위한 양산시민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은 “시민의 건강과 관련있고, 한번 결정나면 움직이기 힘든 중차대한 결정을 몇몇 사람이 해선 안된다”며 “충분히 주민에게 알릴 시간과 홍보를 거친 뒤에 결정하게끔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만민공동회는 당초 시민공청회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지자체 및 원전 관련 기관의 참가 거부로 100여 명의 시민만 참가한 채 진행됐다. 반핵부산시민대책위 등 시민사회는 만민공동회를 통해 나온 요구를 종합해 추후 부산시와 한수원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 26일 부산, 울산, 양산, 김해 반핵단체 주최로 방사선비상계획구역 확대를 위한 만민공동회 행사가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출처  “고리원전 큰사고나면 400년간 살 수 없는 도시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