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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환경

정수기 코드를 뽑아도 정수는 된다?!

정수기 코드를 뽑아도 정수는 된다?!
[녹색에너지디자인] 신수연 (녹색 에너지디자인 활동가) | 2012-09-24 19:15


“우리 집은 얼음 나온다∼”, “엄마, 우리 집은?”

얼음 기능이 추가된 정수기 광고의 한 장면입니다. 부러움 섞인 아이의 목소리는 엄마의 구매 욕구를 자극합니다. 정수기 소비전력을 낮추었다는 다른 회사의 광고도 있습니다.

“정수기의 소비 전력 스티커는 왜 옆면에 붙어 있을까요?” 라는 질문에 “간혹 심장 약한 주부님들이 전기세 비교해보고 뒷목 잡고 쓰러질까 봐.” 라는 대답이 나오지요.

여러 정수기 회사들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고, 정수기 기능은 점점 진화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 깨끗한 물에 대한 욕구와 경제 성장에 힘입어 보급되기 시작한 정수기는 대표적인 ‘웰빙 가전’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전력거래소에서 발표한 ‘2011년 가전 기기 보급률 및 가정용 전력 소비행태 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국 가정 내 정수기의 보급률은 40%입니다. 관련 업체에서는 5대 대도시 기준으로 54~56%의 정수기 보급률을 추산하고 있습니다.

잘 알려진 대로 정수기는 대표적인 ‘전력을 잡아먹는 하마’입니다. 올해, 강동구청에서 ‘찾아가는 에너지 진단서비스’를 이용한 450가구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사용량 대비 에너지 손실이 가장 큰 가전 종류 5개는 정수기비데, 인터넷 전화, 전기밥솥, TV 셋톱박스였습니다.

정수기 옆면의 소비전력스티커를 확인하면 전동기(냉수) 소비전력과 히터(온수) 소비전력 두 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조사와 물탱크 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전동기 소비전력은 대략 50~80W, 히터 소비전력은 300~500W 사이입니다. 수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수기 소비전력의 상당 부분은 히터 소비전력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온수를 만들기 위해 정수기 뒷면의 발열판에서는 상당한 열이 계속 발생하고 있지요.


정수기의 전기는 단지 냉·온수 기능을 위한 것일 뿐

정수기의 전기는 단지 냉·온수 기능을 위한 것일 뿐, 정수기능과는 아무 상관 없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대부분 가정용 정수기는 필터처리방식으로 수돗물 압력을 통해 정수하기에 전기가 필요 없습니다. (UV 필터 제외) 정수기의 전기는, 정수 기능과 관계없이 마시는 사람의 편의를 위해 냉·온수를 만드는 데에만 사용됩니다.

자, 냉·온 정수기 소비전력 테스트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냉·온 정수기 소비전력 테스트
- 24시간 전력소비량 : 2kwh (83w로 가정할 경우)
- 한 달 사용 전력소비량 : 60kwh  (3인 가족 한달 사용 전력량의 1/5 사용)
- 1년 내내 켜둘 경우 버려지는 전기량 : 연간 480kwh
- 우리나라에 600만대의 정수기가 있다고 할 경우, 버려지는 전기량은 대략 2,880,000,000kwh

한 해 동안 고리원전 1호기가 만들어내는 전력량의 60%가 정수기를 켜두는 데 사용한 것이 되네요. 가정에서 냉·온 정수기 하루에 몇 번이나 사용하나요? 사용횟수를 조사해 본다면 정수기야말로 대기전력 중에 최고의 대기전력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 가급적 밤에는 정수기의 코드를 뽑아 두기
- 차가운 물은 이미 24시간 가동되는 냉장고를 이용하기
- 여름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온수 기능 꺼두기

잠깐의 사용을 위해 24시간 대기중인 냉·온 정수기!

조금 불편하더라도 위와 같은 실천들 어떨까요?

당신의 작은 실천이 모여 핵 없는 사회를 향한 큰 울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출처 : 이것이 발전이다! -정수기 코드를 뽑아도 정수는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