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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원전 3호기 연내 준공 불가능한데… 정부,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압박만 했다

신고리 원전 3호기 연내 준공 불가능한데…
정부,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압박만 했다
한전, 위조 부품 탓에 공사 연장된 줄 파악도 못해
[경향신문] 유희곤 기자 | 입력 : 2013-08-27 23:43:18 | 수정 : 2013-08-28 00:07:55


건설 중인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3호기(140만㎾급)의 연내 준공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정부는 신고리 3호기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밀양 송전탑을 연말까지 건설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며 반대주민들을 압박해왔다.

송전탑 공사를 책임지는 한국전력은 원전 공사 일정이 변경된 것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전력거래소가 지난 6월 말 작성한 ‘2013년 2분기 발전소 건설사업 추진현황’ 자료를 보면 신고리 3호기 준공 시점이 내년 3월로 미뤄졌다.

신고리 3호기의 공사 기간이 연장된 것은 위조 부품 때문이다. 지난 5월 초 발간된 1분기 보고서에는 올 6월 신고리 3호기에 연료를 장전한 후 12월에 준공한다는 계획이 명시돼 있다. 그러나 지난 5월 말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부품이 국내 원전에 설치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전체 원전 28기 부품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고 있으며, 신고리 3호기에 대한 조사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원전 연료 장전 시기가 오는 9월로 미뤄지면서 준공 시기도 자연스럽게 해를 넘기게 됐다.

위조 부품 조사와 교체에 시간이 더 걸릴 경우 준공 시기는 더 늦어질 수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신규 원전에 대한 모든 안전성 검사가 끝나야 연료 장전이 가능하고 이후 시운전까지 마쳐야 준공이 끝난다”고 말했다.

원전 준공이 미뤄짐에 따라 지금까지 정부가 내세운 밀양 송전탑 건설 명분은 다소 설득력을 잃게 됐다. 한전과 정부는 신고리 3호기가 오는 12월 완공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지난 5월부터 송전탑 건설작업을 밀어붙이고 있다. 한전은 지난 12일에도 김준한 공동대표 등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 26명에 대한 공사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지난 26일에는 김정회 밀양 송전탑 동화전마을 대책위원장이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도 지난 22일 내년 전력난을 막기 위해서는 밀양 송전탑 건설이 시급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전은 자회사인 한수원이 실시하고 있는 신고리 3호기 공사 일정이 변경된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한전 관계자는 “준공 일정 변경에 대해 한수원으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내년에도 전력수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송전선로 건설에 8개월이나 더 걸려서 더 이상 공사를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그동안 밀양 주민들이 위조 부품 문제로 신고리 3호기 준공이 늦어지지 않느냐고 숱하게 질문했지만 한전은 묵묵부답이었다”면서 “정부가 지금이라도 송전선 건설 공사 밀어붙이기를 중단하고 주민들과 적극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신고리 원전 3호기 연내 준공 불가능한데… 정부,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압박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