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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거짓말과 증거 인멸, 언제까지 두고 볼 텐가

거짓말과 증거 인멸, 언제까지 두고 볼 텐가
[민중의소리] 최종업데이트 2015-04-25 11:23:45


이완구 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는 물론 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권력 핵심부의 거짓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박근혜의 독일 방문 경비는 콘라드 아데나워 재단에서 항공료와 체재비를 부담했기 때문에 돈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말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청와대의 협박과 물타기 또한 점입가경이다. 박근혜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정치 개혁 차원에서 확실히 수사하라고 했다. 그러나 박근혜의 말은 ‘성완종 리스트’ 사건의 본질인 박근혜 자신의 불법 정치자금 문제의 핵심을 흐리는 교묘한 물타기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홍준표 경남지사 측이 경남기업 부사장을 만나 회유하려 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으며 이완구 총리 측도 핵심 제보자인 자신의 운전기사에 대한 회유를 시도하는 등 증거인멸 정황이 드러났다. 더욱이 성 회장 사망 이후 숱한 말 바꾸기와 증거 인멸 시도, 그리고 증인에 대한 회유 압박 의혹으로 결국 사의를 표명한 이완구 총리는 이번엔 수사정보를 미리 빼내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 총리는 자신의 인척인 검찰 고위공무원에게 수시로 수사 상황을 체크했으며 해당 공무원은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이완구 총리는 공무상 비밀을 캐내기 위해 그간 총리라는 직권을 남용한 것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검찰은 고 성 회장의 측근이었던 이용기 수행비서와 박준호 상무에 대해서만 증거인멸 및 증거은닉 혐의를 적용해 긴급체포 및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 마디로 몸통은 그대로 두고 변죽만 울리는 셈이다.

성 회장의 자살 직후, 두 사람은 경남기업의 회사 CCTV를 꺼둔 채 대대적인 회사 서류와 기록을 빼돌렸다고 한다. 십수년 간 성 회장과 동고동락해 왔고 이번 사건의 열쇠를 쥔 '키맨'으로 꼽히고 있는 두 사람이 성 회장 증언의 진위를 밝힐 수 있는 기록들을 빼돌린 채 침묵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럴 만한 지위에 있는 누군가 박 전 상무 등을 동원해 자신들과 관련한 자료를 의도적으로 폐기하려 했다는 세간의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 자들은 자신들의 지위와 세치 혀로 온갖 농단을 부리고 있는데 돈을 주었다는 자들만 구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 자체가 온갖 의혹을 증폭하는 기폭제이다.

이처럼 검찰 수사에 대비한 명백한 증거 인멸 시도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데도 박근혜는 “확실히 수사하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물론 야당인사들도 돈을 받았다면 수사해야 한다. 그러나 이미 드러난 정황으로도 마땅히 소환 조사해야할 자신의 측근을 두고 이러 말만 되풀이하는 것은 진정성도 없고 국민들의 비웃음만 살 뿐이다.

박근혜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검찰이 정치권의 오래된 적폐를 청산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검찰은 이완구 총리, 홍준표 경남지사, 거짓말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부터 하루 빨리 소환해 조사해야 한다.


출처  [사설] 거짓말과 증거 인멸, 언제까지 두고 볼 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