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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청 에워싼 희망버스 “생탁·택시 고공농성 해결하라”

부산시청 에워싼 희망버스 “생탁·택시 고공농성 해결하라
12일 서울-거제-부산시청으로
석 달 만에 다시 꽃피운 연대
13일 김무성 사무실 항의방문

[민중의소리] 김보성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09-13 03:16:20


12일 생탁-택시 두 노동자가 11미터 부산시청 광고탑에 오른 지 150일째인 가운데, 부산시청 광장에서 농성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9.12 희망버스 행사가 열리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94일, 157일, 150일.

두 명의 기아차 비정규 노동자가 서울 국가인권위 광고탑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한지 94일, 거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가 크레인에 오른 지 157일, 생탁-택시 두 노동자가 11미터 부산시청 광고탑에 오른 지 150일. 모두 다 합쳐 401일.

서울, 거제, 부산에서 5명의 노동자가 각각 장기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12일 1500명(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 900명)의 희망버스 탑승객들이 특별한 가을여행을 떠났다.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자택에서 출발한 희망버스는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거쳐, 이어 부산시청 앞에 도착해 고공 농성자들을 응원하고 사태 해결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잡아라 생탁사장“
“나와라 부산시장”
1,500여 탑승객 한 목소리

저녁 9시 부산시청 앞 광장. 70미터 상공에서 5개월째 땅을 밟지 못하고 있는 강병재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 의장을 찾아 연대를 꽃피운 희망버스 탑승객들은 마지막으로 부산을 찾았다.

이들은 부산합동양조(생탁) 연산제조장에 모여 사전 집회를 연 뒤 부산시청으로 행진해 곧바로 부산시청 앞을 에워쌌다. 이날 경찰은 13개 중대 1천여 명을 인근에 배치하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상황.

그러나 희망버스 탑승객들이 도착과 동시에 촛불을 들고 부산시청 정문으로 모여들자 이 일대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참가자들은 촛불을 든 채 “서병수가 책임져라”, “추석전 고공농성 사태 해결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 폴리스 라인까지 접근했고, 경찰도 얼굴이 맞닿을 정도까지 경력을 전진 배치했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며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됐지만, 참가자들이 한발 물러서면서 충돌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사회를 본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대변인은 “싸울 생각은 없다. 하루빨리 고공농성을 해결해달라는 간절한 바람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추석까지 해결되지 않는다면 오늘처럼 끝나진 않을 것”이라고 경고를 분명히 했다.

경찰과 대치가 끝나자 부산시청 고공농성자들을 응원하는 본행사가 두 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생탁·택시 노동자들은 준비한 몸짓과 노래를 선보이며 3개월 만에 다시 부산을 찾은 희망버스에 감사를 표시했고, 탑승객들은 “더 힘이 되겠다”며 더 큰 연대를 다짐했다.

무엇보다 이날 무대에는 해고와 열악한 노동조건에 맞서 먼저 하늘 감옥에서 올랐던 전 고공농성자들이 대거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시청 앞을 에워싸고 구호를 외치고 있는 참가자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12명의 전 고공농성자들
“더는 하늘로 내몰리는 일 없어야”
시청 앞에 설치된 막걸리 조형물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최광호 스타케미칼 해고노동자, 이인근 금속노조 콜텍지회장, 장연의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 연대팀장 등 전국 각지에서 고공농성을 벌였던 노동자 12명은 “고공농성을 하면서 우리가 마지막이길 생각하며 농성을 했다. 그런데 뒤로도 수많은 노동자들이 고공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며 안타까운 현실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들은 “더는 하늘로 내몰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농성을 끝낼수 있을때까지 함께 앞장서 투쟁하겠다”고 지지를 보냈다.

11미터 하늘에서 이들을 지켜보던 두 명의 농성자들은 6월에 이어 다시 부산으로 희망버스가 온 것에 대해 “고맙다”는 감사 표시를 잊지 않았다. 송복남 부산일반노조 생탁현장위원회 총무부장은 “희망은 다른 누군가가 아닌 세상 바꾸려는 우리 모두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면서 “더 쉬운 해고, 더 많은 비정규직, 더 낮은 임금으로 노동자 옥죄이는 노동시장 구조개악 막아내고 노동자가 사람답게 사는 세상 만들어 나가자”라고 호소했다.

심정보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부산지회(한남교통) 조합원도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 연대의 힘이 헛되지 않도록 올곧은 투쟁으로 반드시 승리하겠다, 지켜봐달라”고 화답했다.

두 노동자의 결의를 들은 참가자들은 노래공연 등을 끝으로 무대를 마무리 하고, 장기 농성을 방치하고 있는 생탁 사측을 풍자하는 ‘비(非)생탁 막걸리 축제’로 행사를 이어갔다. 이 자리엔 참가자들이 직접 가지고 온 전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40여 종의 막걸리가 한자리에 모였다.

참가자들은 막걸리 축제를 통해 막걸리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함께 이야기하며 고공농성의 빠른해결을 거듭 촉구했다. 남은 빈 병도 끝까지 재활용됐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룰루랄라예술협동조합 예술가 등과 함께 생탁 회사를 풍자하는 대형 막걸리 형상물을 제작해 부산시청 광장에 세우기로 했다.

이처럼 광장에서 1박 2일 동안 밤을 지샌 참가자들은 13일 오전엔 부산 영도구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사무실을 항의방문하고, 결의의 시간을 갖는다. 참가자들은 이곳에서 최근 김 대표의 반노동 발언 등을 규탄하며 “박근혜식 노동개악 중단” 등을 외칠 계획으로 알려졌다. 또 이후 희망버스에 대한 계획도 공개할 방침이다.

본 행사전 열린 부산합동양조 연산제조장 사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생탁을 규탄하는 스티커를 붙여놓았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본 행사전 참가자들이 부산합동양조 연산제조장에서 부산시청까지 행진을 벌이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이날 시청 앞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경찰. 경찰은 이날 13개 중대를 배치하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이날 시청 앞을 에워싸고 구호를 외치고 있는 참가자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최광호 스타케미칼 해고노동자 등 이날 무대에 오른 12명의 전 고공농성자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이날 행사에 참가한 밀양 송전탑 주민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출처  부산시청 에워싼 희망버스 “생탁·택시 고공농성 해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