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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김무성 겨냥해 “울 아버진 감기약도 조심하라셔”

이승환, 김무성 겨냥해 “울 아버진 감기약도 조심하라셔”
김대표 사위 마약 집행유예에 SNS 풍자 만발
언론들 축소 보도에도 “논점 이탈” 비판 봇물
조국·진중권 등은 야당 ‘반사이익’ 노림수 경계

[한겨레] 정유경 기자 | 등록 : 2015-09-11 14:36 | 수정 : 2015-09-11 15:30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둘째 사위가 한국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코카인과 필로폰 등의 마약을 15차례나 투약하고도 집행유예로 풀려난 사건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의 사위라서 봐준 것 아니냐”는 반응이 거세게 일고 있다. (▶ 관련 기사 : 김무성 사위, 마약 15차례 투약했는데도 이례적 ‘집행유예’)

가수 이승환씨는 김 대표 사위의 마약 사건에 대한 보도가 나온 10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결혼식 전에 알고 있었다. 파혼을 권유했으나 딸이 결혼을 고집했다. 울면서 결혼 꼭 하겠다는데 방법이 없었다”는 김 대표의 해명이 실린 기사를 링크하며 “저희 아버지께서는 제게 ‘감기약도 조심하며 먹어라. 그것 가지고 트집 잡으면 어떡하냐’고 하시는데…”라고 썼다. 야당 성향의 정치적 지향을 드러내면서 조금이라도 의혹을 살 수 있는 일을 삼가며 살고 있는 자신의 처지와 김무성 대표 사위의 처지를 빗댄 발언이다. 누리꾼들은 이 페이스북 포스팅에 5500여개의 좋아요를 눌렀다.

이승환 페이스북 갈무리.

누리꾼들도 풍자를 쏟아내고 있다. 포털 네이버의 해당 기사에는 “2년간 코카인 엑스터시 대마 필로폰 등 다양하게 15번 빨아제껴도 김무성 사위라면 집행유예” (amer****) “코카인 필로폰 엑스터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도 집행유예라니”(joon****) 등의 댓글이 많은 공감을 받았다.

이번 사건을 보도하는 종편과 보수언론의 보도 태도를 꼬집는 지적도 줄을 이었다. MBN이 긴급 속보로 ‘김무성, “딸 32년간 한 번도 속썩인 적 없어”’라는 보도를 낸 데 이어 KBS 등이 “울면서 결혼 고집하는 자식 못 이겨”라는 김 대표의 해명을 실은 것을 두고 “K국의 논점 이탈: 유력 정치인 이기는 법정 없다 →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트위트(@so****)로 꼬집기도 했다. 또 ‘김무성 둘째딸의 결혼식에 문재인이 참석했다’고 보도한 일부 종편에 대해선 “문재인은 왜 결혼식까지 참석한 김무성 사위의 마약 투약 막지 못했나”(@ue****)며 모든 상황을 야당 정치인 책임으로 모는 종편을 비꼬았다.

KBS 화면 갈무리.

야당 정치인들도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장 등에서 ‘봐주기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이에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11일 오전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야당은 정치공세를 자제해 달라”며 경계에 나섰다. 김 의장은 “요새 법원, 검찰에 정치권이 부탁한다고 잘 들어주지도 않는다”며 “마약사범은 초범, 재범이냐에 따라 형량이 다르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야당의 지적은 합리적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야당이 이번 사건에 기대 정치적 반사 이익을 기대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1일 트위터(@patriamea)에서 “새정치, 공도동망(共倒同亡: 운명을 같이한다는 뜻)의 길로 가고 있다. 김무성 사위 건으로 미소 짓지 마라”며 “이런 식으로는 내년 총선 개헌저지선 붕괴한다”고 지적하며 야당 혁신이 지지부진한 것을 질타했다.

진중권 교수도 10일 밤 트위터(@unheim)를 통해 “안철수-천정배 만남… 구태 중에서도 저런 엽기적 구태는 처음 본다”며 야당을 비판했다. 진 교수는 “전국적 승리를 위해선 지역색을 벗거나 벗으려 한다는 제스처를 취해야 하는데, 거꾸로 호남 지역주의를 노골적으로 표방하는 것은 스스로 총선 승리나 정권 교체는 물 건너갔다고 본다는 얘기”라며 “정권 교체보다 급한 게 야당 교체”라고 썼다. 또 “자기들이 뭔 지랄을 해도 유권자들은 새누리당 싫어서 결국 자기들 찍을 수밖에 없다는 배짱에서 나오는 배째라 지랄”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최근 문재인 대표가 혁신안과 결부해 재신임 투표를 제안하면서 야당에서는 주류와 비주류 간 내홍이 극심한 상태다.


출처  이승환, 김무성 겨냥해 “울 아버진 감기약도 조심하라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