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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노동과 삶

"박근혜 노동 개악은 신종 메르스, 그냥 감염될 건가"

"박근혜 노동 개악은 신종 메르스, 그냥 감염될 건가"
[현장] 총파업 예고한 민주노총... 7000여 명 서울 도심 집회
[오마이뉴스] 유성호, 강민수 | 15.09.19 18:59 | 최종 업데이트 15.09.20 00:09


▲ 민주노총과 공무원노조, 전교조 조합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3가에서 '총파업 선포 결의대회'를 마친 뒤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규탄하며 '쉬운 해고, 노동악법, 평생 비정규직, 강제 임금삭감'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불태우는 상징의식을 벌이고 있다.오는 23일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한 민주노총은 "노동개악이 2천만 전체 노동자들의 삶을 파괴할 노동재앙으로 번지기 전에 막아야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며 "쉬운 해고와 노동개악에 맞선 고용확대와 양극화 해소를 위해 투쟁하겠다"고 결의했다. ⓒ 유성호

▲ 민주노총과 공무원노조, 전교조 조합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총파업 선포 결의대회'를 열어 박근혜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정부가 신종 메르스(MERS)를 유포했습니다. 신종 메르스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통과시킨 합의안입니다. 더 많은(More) 비정규직, 쉬운(Easy) 해고, 적은(Reduce) 임금, 재벌 지키기(Save)를 뜻합니다. 여러분들, 신종 메르스 선포에 그냥 감염되시겠습니까."

김용섭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위원장이 집회 참가자들에게 되물었다. "아니오"라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김 부위원장은 "우리가 백신이 돼서 신종 메르스를 물리치자"고 외쳤다. 김 부위원장이 언급한 합의안은 노동 시장 개선 방안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 합의안이 '쉬운 해고'와 '사용자 임의의 취업 규칙 변경'을 가능하게 하는 노동 개악안이라고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오는 23일 총파업 앞두고 민노총 조합원 서울 집결

▲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총력투쟁 선포 대회'를 열어 '임금피크제 반대, 성과급제 폐지, 퇴출제 저지'라고 적힌 풍선을 무대 앞으로 옮기며 결의를 다짐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박근혜 정부는 지난 13일 노사정위원회를 통해서 2천만 노동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국노총과 야합해 쉬운 해고,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비정규직 확대 등 역대 최악의 반민중적 반노동자적 폭력 테러를 저지르고 있다"고 규탄했다. ⓒ 유성호




오는 23일, 총파업을 예고한 민주노총과 산하 단체들이 19일 서울 도심에서 잇따라 결의대회를 열고 총파업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은 오후 1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총력 투쟁 선포대회'를, 전교조도 같은 시각, 서울 종각에서 '노동자 민중 쟁취 결의대회'를 열면서 집회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들은 이날 오후 3시경부터 서울 청계천 한빛광장에 결집해 민주노총을 비롯한 산하 단체들이 모여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7000여 명(경찰 추산 3000여 명)이 도심에서 "단결 투쟁", "노동 개악 총파업을 박살내자", "가자, 총파업"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총파업 목적은 노사정위의 노동 시장 구조 개선 방안 철폐다. 지난 14일, 한국노총이 '쉬운 해고', '사용자 임의의 취업규칙 변경' 등 노동자 권익을 약화할 수 있는 내용들을 골자로 한 노사정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노동계의 다른 한 축인 민주노총은 오는 23일, 노사정 합의안 폐기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 개선 방안을 담은 노사정 합의안은 일반해고제, 취업 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관련기사 : 민주노총, 23일 '노동개악 분쇄' 총파업 돌입, 분신 시도 불구... 한노총, 노사정 합의안 최종추인)


"총파업, 대한민국 구하는 길"... 조직할 수 있을까



집회에서는 노사정위의 개정안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은 "노사정 야합의 분노가 가시기도 전에 재벌과 권력은 '노사정 합의가 부족하다', '더 쥐어짜라'고 강도를 높이고 있다"면서 "야합으로 대한민국 노동자의 생존권이 위협받게 됐다, 노동자에게 노예의 삶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 위원장은 "정권의 어떤 칼날이 들어와도 우리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노동자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 아이들에게 노예같은 삶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 저희가 모든 걸 다 걸고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욱동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번 총파업이 침몰하는 대한민국을 구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욱동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 정부가 약속한 경제 민주화는 온데간데 없고, 마른 수건 쥐어짜듯이 노동자들만 쥐어짜고 있다"면서 "정부가 이번 합의가 노동 개혁에 합의라고 하지만 실제는 대한민국 노동자에 대한 전쟁 선포"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투쟁은 대한민국 1800만 노동자를 지키는 자랑스러운 투쟁이 될 것"이라며 "박근혜 정권의 칼날에 침몰하는 대한민국을 건져 올리자, 우리 아들, 딸들에게 떳떳한 대한민국을 물려주자"고 강조했다.


권영국 변호사 "총파업 안 돼도 좋다... 끝까지 싸우자"




마이크를 잡은 권영국 변호사. 시민사회단체로 결성된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의 본부장인 그는 지난 17일부터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빌딩에서 시국농성을 벌이고 있다. (관련기사 : "박근혜표 노동 재앙", 시민사회단체 시국농성 돌입) 농성 때문인지 그의 목소리는 갈라졌지만 참가자들에게 울림이 있게 다가왔다.

그는 "지금 내 목에, 내 아들, 딸의 목에 칼이 들어왔다"며 "그런데 왜 이렇게 한가하냐"고 외쳤다. 이어 그는 "여러분이 노동 재앙을 막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는, 희망은 없다"면서 "젖 먹던 힘을 다해서 일어서야 할 때, 저는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갈라지는 목소리에도 말을 멈추지 않았다.

"여러분과 함께 싸울 테니, 총파업이 안 되도 좋습니다. 파업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우리의 힘을 다 쏟아내, 조직해봅시다. 저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대학생도 연대 발언에 나섰다. 손솔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노사정 합의로 대학생들의 미래는 더 불투명해졌다"면서 "정규직 되기는 더 어렵고, 그마저 비정규직이 되면 박근혜에게 감사해야하게 될지 모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손 회장은 "대학생의 미래가 점점 아득해지지만, 미래의 노동자인 대학생들도 힘을 모아내겠다"고 말했다.

집회 후 3000여 명의 조합원들이 종로로 행진했다. 행진단은 종로3가에서 양쪽 4차로를 점거하고 마무리 집회를 열었다. 경찰이 해산하라고 방송했지만 이들은 도로 한 가운데서 '노동악법', '평생 비정규직', '쉬운 해고', '임금 삭감'이 적힌 플래카드를 불태웠다. 이를 지켜보던 조합원들은 플래카드가 사라질 때까지 목놓아 외쳤다.

"끝내자 박근혜 정권, 모이자 총파업"


출처  "박근혜 노동 개악은 신종 메르스, 그냥 감염될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