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박근혜, ‘김무성 찍어내기’로 친위쿠데타 나서나

박근혜, ‘김무성 찍어내기’로 친위쿠데타 나서나
‘공천권 다툼’에 청와대 전격 개입
‘박근혜 VS. 김무성’ 대립구도 전면부상

[민중의소리] 최명규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09-30 22:27:09


박근혜가 6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의사를 밝히는 한편,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겨냥해 "배신의 정치"라고 비난했다. ⓒ뉴시스


내년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 간 권력투쟁에 청와대가 전격 개입하고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의 '김무성 찍어내기'를 통한 여권내 친위 쿠데타 움직임이 본격화된 모양새이다. 이에 따라 '박근혜 대 김무성'의 대립 구도도 전면으로 부상했다.

박근혜로부터 "배신의 정치"라는 비난의 표적이 된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지난 7월 8일 물러나면서 정치권에서는 '다음 차례는 김무성이 될 것'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었다. 그러한 전망은 김무성 대표가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공언했던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국민공천제)를 둘러싼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으로 점점 현실화되고 있었다.

오픈프라이머리는 과거 박근혜가 여당 총재를 맡았던 시절 행사했던 공천 입김을 배제할 수 있는 제도라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박근혜와 친박계 입장에서는 그만큼 자신들의 지분을 빼앗기는 셈이 된다. 친박계는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공공연하게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 왔다. 최근에는 대통령 정무특보를 겸임하고 있는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을 필두로 '친박' 좌장격인 서청원 최고위원까지 나서서 여야 합의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오픈프라이머리 불가론'에 불을 지폈다.

친박계의 '흔들기'에 맞서 김무성 대표는 야당 대표와의 '한가위 협상'을 통해 난국을 돌파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가 해외에 있던 추석 연휴 기간 김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의 전격 회동을 통해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라는 결과물을 내놓는다.

그러자 친박계는 강경한 어조로 협상 결과를 비난하고 나섰다. '친박' 핵심 인사인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언론을 통해 '야당 손을 들어준 졸작 협상'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조 수석부대표는 이 문제가 박근혜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대통령이 해외에 나갔는데 또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고 김 대표를 몰아붙였다.

김무성 대표 측은 이러한 친박계의 반발이 대통령 공천 지분 문제와 연계돼 있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성태 의원은 친박계를 겨냥해 "차라리 솔직하게 전략공천을 하자고 말하라"며 "대통령이 앞으로 이 문제까지도 관여를 해서 새누리당의 공천 방식이 대통령 뜻에 의해 결정돼야 하느냐"고 성토했다.

김 대표 측의 우려 아닌 우려를 수면 위로 드러낸 것은 바로 청와대의 전격 개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30일 당 의원총회가 열리기 전 시점에 기자들과 만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우려스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조목조목 비판하고 나섰다. 여당의 공천권 논란에 직접 개입하고 나선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뜻이냐'는 질문에 '소이부답(笑而不答, 웃음으로 답을 대신한다)' 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번 청와대의 입장은 사실상 박근혜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청와대의 움직임에 김 대표도 그냥 물러설 분위기는 아니다. 김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격앙된 어조로 "청와대 관계자가 여당 대표를 모욕하면 되겠나"라며 "오늘까지만 참겠다"고 경고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김 대표는 "이러면서 원활한 당청관계를 얘기할 수 있느냐"고 청와대 쪽을 질타하기도 했고, 친박계를 향해선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경고성 발언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헌 파동'과 '유승민 찍어내기' 당시 박근혜에게 고개를 숙이며 한발 물러섰던 김 대표이다. 하지만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원칙에 정치생명을 걸었던 김 대표 입장에서는 이제 벼랑 끝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단 당내 논의기구 설치로 미봉책을 택했지만, 향후 공천 시점이 임박해 오면서 박근혜와 친박계의 공세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는 김 대표의 대응이 주목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민중의소리



출처  박 대통령, ‘김무성 찍어내기’로 친위쿠데타 나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