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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중구 재선거에서 당선된 천병태 당선자

울산중구 재선거에서 당선된 천병태 당선자
[민중의소리] 사설 | 최종업데이트 2015-10-29 09:02:13


28일 치러진 울산중구 기초의원 재선거에서 당선된 옛 진보당 출신인 천병태 당선인

28일 치러진 울산중구 기초의원 재선거에서 옛 진보당 출신인 천병태 후보가 새누리당의 이재철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천 당선자는 5,645표(56%)를 얻어 4,300표(43%)를 얻은 새누리당 이재철 후보를 여유있게 눌렀다.

전국적으로 새누리당의 강세가 확인된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새누리당의 텃밭이라고 할 울산에서 옛 진보당 출신인 천 당선자가 새누리당 후보를 꺾은 것은 만만치 않은 의미를 가진다. 천 당선자는 두 차례 시의원을 지냈을 정도로 지역에서는 잘 알려진 대표적 진보 인사다. 그러나 작년 말 진보당의 강제 해산 이후 ‘정치적 시민권’이 박탈된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울산지역의 유권자들이 진보당의 강제 해산에 공감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역에서의 민주-진보진영의 연대가 갖는 의미도 상당하다. 이번 재선거에서 지역의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 노동당은 후보를 내지 않아 천 당선자로의 ‘단일화’가 이루어졌고, 민주노총도 지지를 보탰다. 민주-진보진영이 단합할 경우엔 언제든지 새누리당 후보를 앞설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야권은 그 어느 때보다 무기력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여기에는 야권연대에 대한 폄훼도 큰 몫을 했다. 그러나 정권 심판의 민심에 부응하기 위한 야권연대는 필요하고, 또 가능하다는 점을 이번 선거는 보여줬다.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이 주도하는 종북 몰이는 시대착오적인 억지 논리지만 야권을 위축시키고, 지지층을 분열시키는 데서 큰 효과를 보아왔다. 박근혜 정권은 국정원의 불법적인 대선 개입이 폭로되고 시민의 저항이 본격화되자 내란음모 사건을 조작해 이를 잠재웠다. 연이은 진보당 강제 해산은 민주주의의 근본을 파괴하는 폭거였다. 진보당 해산으로 크게 위축된 민주진영은 올해 불거진 성완종리스트 파문, 국정원의 스마트폰 감청 논란 등에서 이렇다 할 집회나 시위 한 번 제대로 열지 못하는 지경이었다. 최근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파동에서도 궁지에 몰린 집권세력은 ‘북한이 국정화 반대 총궐기 지령을 내렸다’는 식의 낡은 무기를 다시 꺼내들 태세다.

하지만 낡은 종북 몰이가 언제든 통할 수 있는 ‘만능의 보검’이 될 수는 없다. 천 후보자의 당선은 이를 보여주고 있다. 또 진정한 민주주의는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세력의 편견 없는 연대와 단합으로만 가능하다는 점도 보여줬다.


출처  [사설] 울산중구 재선거에서 당선된 천병태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