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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전문가 해커 교수 “북 핵기술 발전은 사실...대북제재 정책은 실패”

북핵전문가 해커 교수 “북 핵기술 발전은 사실...대북제재 정책은 실패”
“핵무기 핵심은 소형화...미 본토 위협단계 아니지만 기술 정교화”
[민중의소리] 김원식 전문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6-01-09 20:58:10


미국의 대표적인 북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해커(73) 스탠퍼드대학 교수는 최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관련하여 "수소탄 실험 여부와 관계없이 북한의 핵기술이 더욱 정교하게 된 것은 사실이며 결국, 미국 정부를 비롯해 기존의 대북제재 정책은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해커 교수는 미국 핵 연구의 중심 기관인 '국립 로스앨러모스연구소(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소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2004년부터 북한을 7차례 방문한 바 있다. 특히, 북한 영변 지역에 있는 관련 핵시설을 직접 탐방하기도 해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세계 최고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 7일(현지 시각) 스탠퍼드 대학교 산하 '국제안보협력센터(SISAC)' 홈페이지를 통해 문답 형식으로 북한의 최근 4차 핵실험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게재했다.

▲ 해커 교수가 지난 2008년 북한 영변 핵시설 지역을 방문하고 있는 모습. ⓒSISAC 홈페이지 캡처

민중의소리는 최근 북한 4차 핵실험에 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대표적인 북핵 전문가인 해커 교수의 북한 4차 핵실험 평가 전문을 번역해 게재한다.

- 북한이 이번 4차 핵실험에서 수소탄을 실험했다고 평가하나?
실제 수소탄이라고는 믿지 않는다. 하지만 나의 관심은 실제 수소탄 여부보다는 그들(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실험을 통해 그들은 더욱 정교한 폭탄 디자인 기술을 확보해 왔다. 이것이 우려스러운 것이다. 이번이 4차 실험이다. 실험마다 그들은 많을 것을 습득해 왔다.

- 기존 핵폭탄보다 수소탄이 위협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수소탄은 기존 핵분열폭탄(fission bomb)보다 100배 또는 1,000배 이상 강력하다. 분명히 1메가톤(megaton)의 폭발력은 히로시마 원폭보다도 더 파괴적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폭탄을 장거리로 날릴 수 있는 능력과 정확도다. 이런 능력은 이미 북한이 보여준 핵폭발 규모와 함께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위협하게 될 것이다.

- 백악관 관계자는 초기 데이터가 수소탄 실험이 아니라고 했는데, 언제쯤 정확히 알 수 있나?
간단히 답한다면, 우리는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깊은 곳에서 시행된 수소탄 실험의 표시를 찾아내는 것은 힘들다. 일반적으로 수소탄의 폭발력은 대단하다. 이번 실험이 진도 5.1로 평가된다. 이것은 지난 2013년 3월 핵실험과 대충 비슷한 수준이다. 그때는 북한은 수소탄 주장은 안 했고, 소형화 핵실험이라고 주장했다. 내 생각에는 2013년 실험은 약 7-16킬로톤 규모다. 지난 2013년 실험과 이번 실험의 규모는 수소탄 실험이라기보다는 핵분열탄 실험의 규모에 더 부합한다.

- 그렇다면 수소탄일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하는 것인가?
북한이 실제 수소탄을 실험했을 가능성을 발견하기 어렵다. 하지만 우리가 북한의 핵무기 디자인이나 실험의 결과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기 때문에 완전히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현대 수소탄은 핵분열 폭탄과 복합 장치 등 2단계 장치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만들기가 매우 어렵고 북한도 아직 여기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1964년에 핵분열탄 실험을 했고, 3년 이내에 수소탄을 만들었다. 이것은 50년 전의 일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거의 10년 이상을 핵실험을 해오고 있어 어느 것도 확실히 배제할 수는 없다.

- 수소탄이 아니라면 어떤 종류의 폭탄일 가능성이 있는가?
2단계 수소탄이라기보다는 수소 연료를 기존 핵분열탄의 폭발력을 배가하는 방식의 중간적인(intermediate) 단계로 보인다. 그런 장치는 수소 융합(fusion) 장치이지, 실제 수소탄은 아니다. 그것은 하지만 폭탄을 더욱 소형화하고 가볍게 한다. 수소탄 2단계 장치를 최종 개발하는 첫 단계가 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핵분열탄인지 수소탄인지가 아니라, 소형화 부분이다. 나가사키 핵폭탄은 5천 킬로그램에 달해 B-29 전폭기가 운반해야 했다. 현재는 파괴력이 아니라, 핵폭탄을 얼마만큼 작게 만드는지가 중요한 일이다. 이는 미 본토나 해외 미국 자산에도 위협이 된다. 미사일로 운반할 수 있는 핵폭탄의 크기와 무게의 소형화가 관건이다.

- 그렇다면, 북한이 실질적인 위협이 될 미 본토 타격 능력은 어디까지 와 있나?
미 본토를 타격하는 능력을 보유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우주 공간에 진입한 로켓 발사는 단지 한 차례 성공했을 뿐이다. 더욱 많은 기술이 필요하지만, 북한은 이 방향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 북한은 6일 수소탄 시험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YTN 캡쳐

- 북한이 이번 핵실험을 정치적, 경제적 이유로 했다고 생각하나?
북한은 일련의 핵실험에 관해 매우 강력한 기술적, 군사적 요인(drivers)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환경에 의해 자주 제약을 받아 왔다. 그러나 이번 (4차) 실험은 북한이 핵실험이 가져올 정치적 후폭풍을 기꺼이 감내하겠다는 의사를 보여주고 있다. 북한은 이전에 행해진 모든 핵실험에서도 그랬다.

- 현재 북한의 핵무기 보유 규모에 대한 평가는?
북한 핵무기 정교화에 대한 정보만큼 북한의 실제 핵무기 규모에 관해서도 정보가 거의 없다. 하지만 핵무기 보유 규모는 핵물질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로 추정할 수 있다. 내 생각은 북한은 현재 18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충분한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고, 매년 6, 7개의 핵무기 생산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데 이번 (4차) 핵실험으로 북한이 추가로 획득하게 될 기술적 정교함을 고려하면, 골치 아픈 그림이 그려진다.

- 미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는가?
지금까지 우리(미국)가 아무것도 안 했다는 것이 우려스럽다. 미국은 지난 2003년 초기 북한의 핵무기 생산을 시작했을 때부터 많은 기회를 잃었다. 미국과 여타 국가들은 진정성 없는(half-hearted) 외교와 최후통첩, 제재 정책만 펴 왔지만, 그것은 실패했다. 이런 정책은 해답이 아니다. 나는 일찍이 북한의 안보적 관심인 에너지 부족과 경제적 어려움(woes)에 대한 보상으로 '더는 핵무기 생산 금지'와 '실험 금지' 그리고 '(핵기술)수출 금지' 등에 합의하자고 주장해 왔다. 내가 북한을 방문했을 시기인 2008년에는 이것이 작동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더욱 어렵게 되고 있다.


출처  북핵전문가 해커 교수 “북 핵기술 발전은 사실...대북제재 정책은 실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