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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연합-전경련’ 의혹 보도한 기자 교체한 KBS

‘어버이연합-전경련’ 의혹 보도한 기자 교체한 KBS
‘어버이연합-전경련’ 의혹 보도 외면하는 방송3사
[민중의소리] 박소영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6-04-23 19:24:49


▲ KBS ⓒ양지웅 기자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전국경제인연합의 어버이연합 자금 지원 의혹을 보도한 기자가 다음날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KBS 라디오 프로그램 ‘황정민의 FM대행진’에서 ‘간추린 모닝뉴스’라는 코너에 출연해 뉴스 브리핑을 진행해 온 국제부 이재석 기자를 교체해 방송이 불방됐다.

이 기자는 지난 21일 해당 뉴스를 전하면서 “JTBC와 시사저널을 비롯한 몇몇 언론보도를 종합해보면, 일단 전경련이 돈을 보낸 사실 자체는 확인이 되는 것 같다. (중략) 전경련이 사실상 집회를 은밀하게 지원하고 동원했다고 해석할 여지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 관계자는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타사 뉴스 보도 인용했다는 점,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해 확인하지 않은 채로 ‘이게 사실이라면’이라고 전제로 해서 보도했다는 점을 문제 삼아 라디오센터 2국 국장이 직접 출연자 교체를 정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프로그램 담당 부장도 ‘방송이 옳지 못하다’고 얘기하고 앞으로 조심 시켜라 정도로 담당 PD에 얘기했지만 국장은 ‘이런 식의 방송 내용은 용납 못하니 교체하라’고 한 걸로 안다”면서 “담당PD와 상의 없이 출연자 교체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는 “출연자 교체는 PD들의 제작 자율성과 연관되는 문제”라며 “프로그램 책임자인 PD가 여러 상황을 판단해 교체 여부를 결정해야 함에도 국장까지 나서서 상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교체하란 식으로 찍어 누르는 건 제작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편 23일 조우석 KBS 이사는 한 보수 성향의 인터넷매체에 ‘어버이연합은 과연 죽을 짓을 했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이사는 해당 칼럼에서 “전경련이 시민단체를 지원하는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던가?”라며 “세상이 온통 반기업정서로 똘똘 뭉쳐 돌아가는 적대적인 기업환경에서 그나마 우호적인 시민단체와 인식을 함께 한 게 뭐가 그토록 큰 문제란 말인가?”라고 주장했다.

▲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실에서 열린 청와대 집회 지시-전경련 자금 지원 의혹 언론보도 관련 기자회견에서 추선희 사무총장이 입장을 밝히며 제기된 의혹을을 해명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어버이연합-전경련’ 커넥션 의혹 보도 외면하는 방송3사

최근 어버이연합의 탈북자 집회 동원과 전경련 자금 지원 의혹에 이어 청와대 개입설까지 제기되면서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정작 지상파 방송사들의 메인 뉴스프로그램에서는 이와 관련한 보도를 찾기가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부터 22일까지 3사의 메인 뉴스프로그램인 KBS1 9시 뉴스·MBC 뉴스데스크에서는 단 한 차례도 보도되지 않았다. 단 SBS 8시 뉴스에서는 지난 21과 22일 각각 16번째, 17번째 꼭지로 보도됐다.

보도 직후 시민사회에서는 검찰 수사를 의뢰하고 야당에서는 국회 차원의 진상 조사에 나설 뜻을 밝히는 등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이같은 움직임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  ‘어버이연합-전경련’ 의혹 보도한 기자 교체한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