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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그린파인 출력도 공개 않고, 사드 레이더도 안전하다니

그린파인 출력도 공개 않고, 사드 레이더도 안전하다니
국방부의 눈 가리고 아웅, ‘사드 안전성’ 홍보용 전락한 그린파인
[민중의소리] 김원식 전문기자 | 발행 : 2016-07-18 05:20:55 | 수정 : 2016-07-18 05:20:55


지난 14일, 이른바 '사드(THAAD)'의 전자파 안전성을 설명한다고 국방부가 그동안 꼭꼭(?) 숨겨놨다는 우리나라의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인 '그린파인' 레이더까지 공개하며 전자파의 안전성(?)을 입증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기자는 쓴웃음을 참지 못했다.

우리 국방부가 조기경보 레이더로 이스라엘로부터 수입한 이 레이더는 지난 2012년 12월과 2013년 2월에 각각 인도돼, 지금은 국방부의 발설(?)로 알려진 충청권에 배치됐다. 정확하게는 이 그린파인 레이더는 탐지 거리와 성능이 더 확장된 '슈퍼 그린파인 레이더(EL/M-2080S Super Green Pine)'이다. 아무튼, 그린파인이든 이 슈퍼 그린파인이든 이 레이더의 출력은 비밀(classified)이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이 그린파인 레이더는 단지 탐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레이더가 이른바 '레이저 무기'로도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사 전문 매체 등에도 출력에 관해 이런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Classified, but could be converted into a directed-energy weapon) 또 해당 군사 전문 매체 등에는 그린파인 레이더가 추적하고 있는 미사일 등에 레이더 출력 등을 강화해 그 미사일의 전자장치 등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The effective radiated power (ERP) of the Green Pine also makes it a possible candidate for conversion into a directed-energy weapon, by focusing pulses of radar energy on target missiles)

▲ 한국에 배치된 그린 파인 레이더 ⓒ해당 제작사 공개 사진 캡처


한마디로 출력을 높이면, 전자 레이저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가 출력은 밝히지 않으면서, 사드 레이더보다 이 그린파인 레이더가 더 세다(?)고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대체 출력을 얼마로 하고 전자파 측정 실험을 했다는 것인지?, 그 내용을 알 수 없는 기자는 그저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진짜 기자가 쓴웃음을 지은 것은 이것이 아니다. "대체 출력을 얼마로 하고 전자파를 측정한 것이냐"고 물어본들 "그것은 군사기밀"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정말 기자를 웃게 한 것은 바로 이제는 180도 바뀐 한국 국방부의 태도였다. 즉, 한국 국방부는 문제가 되고 있는 사드 레이더인 미국 레이시온 사의 레이더(AN/TPY-2)를 입찰 과정에서 탈락시키고, 이 이스라엘제 '그린파인' 레이더를 택했다. 사드 레이더가 필요 없다고 탈락시킨 국방부가 자신들이 도입한 그 이스라엘제 레이더 앞에서 다시 사드 레이더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그 모습이 너무도 안타깝고, 심하게 표현하자면, 불쌍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MB 당시 국방부 관계자, "사드 레이더는 우리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거부

방위사업청이 지난 2009년 5월, 탄도유도탄 조기경보 레이더 사업 입찰을 재공고하자, 현재 채택된 그린파인 레이더 제작사인 이스라엘의 엘타 사와 네덜란드의 탈레스 사 그리고 바로 사드 레이더를 생산하는 미국의 레이시온 사가 입찰에 참여했다. 당시도 사드 레이더가 입찰에 참가하자, 이른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MD)에 포함되는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비등했다. 결국, 레이시온 사의 사드 레이더는 중간에 탈락하고 이스라엘제와 네덜란드제가 최종 경합(우선협상) 과정을 거쳐, 이스라엘의 '그린파인'이 조기경보 레이더로 채택된 것이다.

지금은 거의 드러난 사항이지만, 미국은 이미 2009년 이전부터 (이명박 정권 시절) 'X-밴드 레이더(FBX)'를 한국에 배치하고자 추진했다. 그러나 이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MD) 참여라는 국내외적인 거센 역풍으로 그 시도는 성공할 수 없었다. 당시도 "군의 한 관계자는 '한국이 이 레이더를 도입하는 순간 MD 참여는 보다 분명해지고,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부담에 따라 포기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라고 언론에 보도됐을 정도이다.

미국의 사드 레이더인 레이시온 사가 탈락하고 난 다음의 언론 보도도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당시 군 관계자들은 인터뷰에서 "미국형 MD는 기본적으로 중·장거리형 미사일을 요격하는 체제라 그대로 도입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라고 밝혔다. 또 더 구체적으로는 "레이시온 사의 FBX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지상 요격용으로, 우리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밝힐 정도였다. 바로 지금은 사드 반대와 무용론을 주장하는 측에서 강조하고 있는 내용을 당시는 사드 레이더를 탈락시킨 국방부 관계자들이 똑같이 발언한 것이다.

정말 사람이 이래도 될까? 더구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국방부가 이래도 되는 것일까? 사드 문제가 불거지자, 기자와 통화한 한 국회의원이 첫마디에 "아니 김 기자도 알다시피, 그 이명박 정권도 사드(레이더)는 막았는데, 이게 말이 됩니까"라고 외친 이유이기도 하다. 레이더의 출력이야 또 비밀로 하면 되지만, 불과 7년 전후에 했던 발언들은 또 무엇으로 덮으려 할까? 그렇게 사드 레이더 무용론을 외치던 국방부 관계자들이 이제는 자신들이 택한 '그린파인' 레이더 앞에서 다시 사드 레이더를 숭배(?)하게 만든 보이지 않는 손은 무엇일까?


출처  그린파인 출력도 공개 않고, 사드 레이더도 안전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