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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짐승만도 못한 막말’을 이용하는 세력은 누군가

짐승만도 못한 막말’을 이용하는 세력은 누군가
[민중의소리] 사설 | 발행 : 2016-10-10 07:22:45 | 수정 : 2016-10-10 07:22:45



세월호 참사에 이어 백남기 선생 유족들에게 막말을 일삼는 정치인과 보수인사들이 행동을 개시했다.

이번에도 역시 ‘생계형 막말 정치인’이라 불리는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김진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물대포로는 얼굴뼈가 부러질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사망 당일 백남기 선생의 둘째 딸이 시댁 가족 행사로 인도네시아 발리에 있었던 것을 문제 삼고 나왔다.

MBC의 김세의 기자는 바톤을 이어받아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정한 딸”, “사실상 아버지를 안락사 시킨 셈”이라고 맹비난하며,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대사를 인용하여 “이념은 피보다 진하다”고 썼다. 대정부 투쟁을 위해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뜻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자유청년연합장기정 대표가 백남기 선생의 자녀들을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로 고발했다.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는 승객들을 버리고 도망친 세월호 선장에게 적용된 법률이었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잠겨있는 유가족을 아버지의 살인범으로 몰아가는 지경에 이르면 한국 사회가 짐승들이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사회가 아닌 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어느 사회에나 제 정신이 아닌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그런 사람들의 무시할만한 언행이 아니다. 이것은 한국 사회 집권세력들의 통치 수법이다.

경찰, 검찰, 국정원, 보수우익단체, 청와대가 한통속이 되어 벌이는 잘 짜여진 각본이다.

멀쩡한 사람이 물대포에 맞고 쓰러져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대통령이 나서서 집회 참가자들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한다. 물대포를 쏜 경찰과 지시한 상급자들은 승승장구한다. 사태를 방관하던 검찰은 희생자가 사망에 이르자 갑자기 부검을 하자고 한다.

유족들이 부검을 반대하고 추모 행렬이 이어지자 위기에 몰린 권력을 구할 자들이 등장한다. 대통령 ‘심기 경호’를 전담하는 국회의원이 앞장서고, 시민단체 행세를 하는 관변단체가 나서서 결국 유가족을 살인 혐의로 고발한다. 아마 권력은 이제 사회 여론이 분열되어 ‘정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뒤로 빠질 것이다.

지난 봄 어버이연합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관변단체의 집회와 시위 일정을 직접 관리하며, 조직동원에 필요한 자금을 해결해준 곳은 청와대였다. 세월호 참사에 이어 백남기 선생 죽음을 조롱하고 유족을 비난하는 행태의 뒤에 청와대가 있을 것이라는 의심은 그래서 합리적이다.

멀리는 친일매국노, 가까이는 군부독재 부역자들에 대한 청산을 철저히 하지 못한 결과 한국 사회 지배계층의 도덕성은 씨가 말라버렸다.

인간의 탈을 쓰고 도무지 할 수 없는 짐승 같은 언행이 버젓이 벌어지고, 이것을 ‘이념’과 ‘진영’이라는 잣대로 둔갑시키는 어리석은 행태가 언제까지 통용될 수 있을까?

민중을 개·돼지로 생각하며, 시간만 흐르면 모든 것을 덮을 수 있다는 망상이 언제까지 용납될 수 있을까?

제 정신이 아닌 자들의 막말로 정권의 위기를 모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 모든 사태의 중심에 청와대가 있음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출처  ‘짐승만도 못한 막말’을 이용하는 세력은 누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