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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때 북한군 움직임 없었다” CIA 기밀문서 공개돼

“5·18 때 북한군 움직임 없었다” CIA 기밀문서 공개돼
5·18기념재단, “보수세력 ‘5·18 북한군 개입’ 주장, 반박할 수 있는 자료”
[민중의소리] 김주형 기자 | 발행 : 2017-01-20 14:07:50 | 수정 : 2017-01-20 15:09:42


▲ 5·18기념재단은 19일 오전 재단 시민사랑방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대사가 지난 18일 전달한 5·18 문건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면서 미 CIA 기밀해제문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주형 기자


지만원씨를 비롯한 보수세력 일각에서 ‘5·18은 북한군이 침투해서 일으킨 소행’이라는 주장을 반박할 유력한 자료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 당시 ‘북한군에서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는 것이 지난 17일(미국 현지시간) 미 중앙정보국(CIA)가 기밀해제한 문건을 통해 확인돼 5·18에 대한 ‘북한군 침투설’ ‘북한군 개입설’을 반박할 결정적 자료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5·18기념재단(이사장 차명석)은 20일 오전 11시 15분 재단 시민사랑방에서 긴급 브리핑을 통해 CIA가 누리집에 올린 비밀문건 2건을 번역해 공개했다.

1980년 5월 9일로 표기된 미국국가안전보장회의(NSC) 비밀(SECRET)문건에는 ‘북한은 한국의 정치 불안 상황을 빌미로 한 어떤 군사행동도 취하는 기미가 없다’는 내용과 함께 ‘(북한은) 1979년 10월 26일과 12월 12일 사건에 무척 놀라고는 있다’는 기록이 담겨 있다.

반면 ‘1979년 12월 이후 지적했던 것처럼 북한은 한국 내 불안한 상황을 계기로 무력통일에 대한 생각을 고려할 수도 있다’면서 ‘이 상태에서 만일 미국이 동남아시아나 미국 내 상황에만 치중한다면 북한은 미국이 한국 사태를 해결할 여력이 없다고 판단해 섣부른 행동에 나설 소지도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다른 1건은 극비(TOP SECRET) 등급이 매겨진 미국국가정보위원회(NIC) 문건이다. 5·18직후인 6월 2일 작성된 이 문건에서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 문건에서는 ‘현재까지 북한은 남한의 사태에 대해 합리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면서 ‘김일성은 남한에 위협이 되는 북한의 행동이, 전두환을 돕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북한은 남한의 사태에 결코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한 달 동안 반복된 북한 입장은 남한의 사태에 결코 개입하지 않을 것이며 눈에 띄는 어떤 행동도 전두환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빌미를 제공하는 것임을 직시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지속적으로 무력에 의한 남북통일을 주장해 왔지만 북한의 전쟁도발 억지력을 가진 것은 미육군이 아니라 미공군과 해군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때 미국이 보여준 공군과 해군 군사력에 북한이 겁을 먹었고 이는 1980년 사태에도 북한의 태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담고 있다.

재단은 이 2건의 자료가 지만원 등 보수세력 일각에서 지속적으로 ‘5·18은 북한군이 침투해서 일으킨 소행’이라는 주장을 반박할 유력한 증거로 보고 있다.

김양래 재단 상임이사는 “보수단체가 주장하고 있는 5·18 북한군 개입을 반박할 수 있는 자료”라고 강조하면서 “미국의 정보력에 대한 신뢰와 최상층이 공유하는 회의에서 나온 정보라는 것을 고려하면 이를 넘어서는 수준의 다른 자료가 당분간 나올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재단은 이 가운데 광주와 관련된 내용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확인작업을 하고 있으며, 5·18 관련 자료를 계속 찾고 축적해 진상규명 등에 활용해나갈 계획이다.

CIA는 한국시간 18일 누리집 자료실(www.cia.gov/library/readingroom/collection/crest-25-year-program-archive)에 1,200만여 쪽 93만여 건에 이르는 방대한 기밀해제문건을 공개했다. 공개된 문건에는 초기 CIA 역사와 냉전, 한국 전쟁 및 테러와 세계적인 군사 및 경제 문제 등을 비롯한 방대한 자료가 담겨 있다.

▲ 미 CIA 지난 17일(현지시간) 기밀해제문건 120만여 쪽, 93만여 건을 공개한 누리집 화면 캡쳐. ⓒ민중의소리



출처  “5·18 때 북한군 움직임 없었다” CIA 기밀문서 공개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