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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는 인쇄거부, 교사는 수업거부...'애물단지' 국정교과서

출판사는 인쇄거부, 교사는 수업거부...'애물단지' 국정교과서
교육부는 '보조교재' 용 4,000부 신청 받았지만, 지학사 "인쇄하지 않겠다"
[오마이뉴스] 윤근혁 | 17.03.06 21:06 | 최종 업데이트 17.03.06 21:06


▲ 문명고 신입생들이 2일 오전 왼쪽 가슴에 '국정교과서 철회' 검은리본을 달고 입학식 전에 운동장에서 시위를 벌였다. ⓒ 조정훈


역사교사의 수업거부에 이어 출판사도 인쇄거부에 나선 사실이 확인됐다. 당황한 교육부는 인쇄소 확보작전에 나섰다.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강행한 중고교 <역사> 국정교과서가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인쇄거부' 돌발 사태 직면한 교육부

6일 교육부는 국정 역사교과서 활용 희망 신청서를 전국 중고교로부터 직접 받은 결과, 공립 21곳과 사립 62곳 등 모두 83개교에서 중학교 역사1·2(지도서 포함), 고교한국사 등 3,982권을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교사용 지도서 218권을 뺀 교과서 신청 수량은 3,764권이다.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된 곳이 경북 문명고 1개교에 그치자, 이번엔 국정교과서를 보조자료나 읽기자료, 도서관 비치 등의 자료로 쓰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날 국정교과서 출판과 인쇄를 맡은 지학사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우리는 교육부와 맺은 계약에서 '교과서를 만든다'고 했지 '보조교재나 읽기자료를 만든다'고 하지 않았다"면서 "인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지학사는 교육부가 1월 31일 발표한 국정교과서 최종본을 인쇄한 이후 추가 인쇄를 한 바 없다"면서 "앞으로도 인쇄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공식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교육부는 비상이 걸렸다. 교육부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관계자는 "지금 지학사가 굉장히 위축되어 있는 것 같다"면서 "지학사가 국정교과서 4,000부를 찍지 않겠다고 해도 인쇄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지학사가 됐든 어디가 됐든 찍는 데는 문제가 없으며 국정교과서의 학교 도착 일정에도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오는 15일까지 국정교과서를 일선학교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혀온 바 있다. 지학사가 인쇄를 거부한 형편에서 교육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교육부 "지학사가 됐든 어디가 됐든 찍는 데는 문제없어"

앞서,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로 유일하게 지정된 문명고의 역사 교사와 역사 강사도 <한국사> 국정교과서로 하는 수업을 거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문명고는 국정교과서로 하는 수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교사들의 수업거부에 이어 출판사의 인쇄거부에 교육부가 당황하고 있다. 국정교과서가 '교육과 행정'을 파행으로 내모는 국면으로 들어선 것이다.


출처  출판사는 인쇄거부, 교사는 수업거부...'애물단지' 국정교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