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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4호기 증기발생기 ‘망치’ 논란, 규제기관이 은폐했나?

한빛4호기 증기발생기 ‘망치’ 논란, 규제기관이 은폐했나?
“한빛4호기 증기발생기 발견된 ‘망치’, 방사능 사고 직결 위험성 커”
[민중의소리] 이승훈 기자 | 발행 : 2017-08-18 15:50:54 | 수정 : 2017-08-18 15:50:54


▲ 환경운동연합과 원자력안전연구소(준)는 18일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한빛 4호기 증기발생기 내 망치 발견 제보와 장기 은폐 의혹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중의소리

전남 영광의 원자력발전소 한빛 4호기 증기발생기 안에 마모된 쇳조각과 망치로 추정되는 물질이 들어간 채로 수년간 가동된 것이 확인돼 "자칫 방사능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환경단체와 민간연구기관은 규제기관의 은폐 및 동조 의혹을 제기했다.

환경운동연합과 원자력안전연구소(준)는 18일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한빛 4호기 증기발생기 내 망치 발견 제보와 장기 은폐 의혹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국내 원전 규제기관의 무사안일주의와 책임 회피에 대해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빛 4호기에서 원전 3대 주요설비 중 하나인 증기발생기 상단에서 가로 7㎜ 세로 12㎜ 크기의 마모된 연철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증기발생기 하단에는 가로 7㎝, 세로 10㎝ 크기의 망치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초고열로 증기를 발생시켜 원전 터빈을 돌리는 핵심 부품인 증기발생기에는 두께 1㎜의 세관 8,400개가 다발을 이루고 있다. 관 주위로 냉각수가 흐르는데 이 속에 망치와 쇳조각이 있었다. 매우 빠르고 변칙적으로 흐르는 냉각수로 인해 이 물질들이 언제든 세관을 긁거나 때려 세관파단 사고를 유발할 수 있었다.

원자력안전연구소에 따르면, 세관파단 사고가 발생하면 내부에 흐르던 오염된 냉각수가 외부로 흐르는 배관으로 유입되고 압력조절 밸브를 통해 곧바로 외부로 방사선이 누출될 수 있었다. 이번에 드러난 연철과 망치는 사고를 충분히 발생시킬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었다.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 소장은 이번 연철·망치 논란과 관련해 "인체에 비유하면 사람의 중요한 장기인 장에 수술용 도구 매스가 들어있는 격"이라고 말했다. 매스가 언제 장 내부를 훼손시킬지 모르는 위험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한 소장은 "증기발생기 안에서는 물이 워낙 고속으로 흐르기 때문에 안에 있던 물질들이 충분히 움직일 수 있는 소지가 크다"며 "다만 지금까지는 운이 좋게 한쪽에 끼여서 한동안 고정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지난해 1월 작성한 한빛원전 4호기 제15차 정기검사보고서에는 '증기발생기 2차측 이물질 검사 및 제거 절차서 부적합'이라고 적혔다. ⓒ환경운동연합 제공

더 큰 문제는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기술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한빛원전의 가동을 중단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지난해 1월 작성한 한빛원전 4호기 제15차 정기검사보고서에는 '증기발생기 2차 측 이물질 검사 및 제거 절차서 부적합'이라고 적혔다.

환경운동연합은 "규제기관이 이물질이 제거되지도 않았는데도 재가동 허가를 내어준 것으로 보인다"며 "규제기관이 은폐에 동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형 원전인 한빛 4호기의 문제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한빛 4호기 격납고의 철판이 부식되고 138m 둘레에 깊이 18.7㎝ 구멍이 뚫린 채 20년간 가동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한편, 한수원은 지난 8일 “증기발생기 9단에 있는 TSP 이물질을 제거하기 곤란하다”며 “18개월 가동 후 계획예방정비기간 중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째로 교체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안에 망치와 쇳조각이 들어가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교체한 후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출처  한빛4호기 증기발생기 ‘망치’ 논란, 규제기관이 은폐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