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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 성심병원, ‘기업노조’ 만들어 노조 와해 시도?

한림대 성심병원, ‘기업노조’ 만들어 노조 와해 시도?
“병원 측이 ‘기업노조’ 가입서 돌려... 부서장 1대1일 면담 통해 가입 압박”
[민중의소리] 양아라 기자 | 발행 : 2017-12-05 21:35:51 | 수정 : 2017-12-05 21:43:35


▲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자료사진) ⓒ㈜전인CM 웹페이지 캡처

재단 행사인 '일송 가족의 밤'에서 간호사들에게 선정적인 춤을 추도록 강요해 논란이 있었던 한림대 성심병원에서 노동조합 와해 시도가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림대의료원 산하 5개 병원 중 강남·동탄·한강·한림 성심병원 등 4개 병원 직원들이 지난 1일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에 가입원서를 제출한 가운데, 동탄·한강성심병원 등에서 부서장들이 직원들에게 기업노조에 가입할 것을 강요·압박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5일 보건의료노조 등에 따르면 최근 보건의료노조에 가입한 한림대의료원 4개 병원에서 기업노조를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다. 동탄성심병원에 일하는 직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최근 병원 부서장이 소속 직원들을 1대 1로 면담하며, 기업노조 가입원서에 서명하라고 강요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한강성심병원에서도 병원 측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기업노조 가입원서를 돌렸다는 제보도 접수됐다.

‘간호사 장기자랑’ 논란이 있던 한림대의료원 소속 4개의 병원에서는 1일 노조가 출범했다. 강남·동탄·한강·한림 성심병원 등 4개 병원이 소속된 노조에는 조합원이 1,100여명의 달해 직원의 상당수가 가입하고 있는 노조다. 춘천 성심병원의 경우 지난 2011년 이미 300여명 규모의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설립된 바 있다.

▲ 병원 측 관계자가 직원들에게 직접 돌렸다는 동탄성심병원 기업노조 가입원서 ⓒ보건의료노조 제공

노조관계자는 "정규직 650명 중 상당수가 노조에 가입하고 있는 동탄성심병원에서 기업노조를 만들어 직원들을 분열시켜 민주노조의 가입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앞에서는 잘못된 조직문화를 개선하겠다고 사과하면서 뒤로는 기업노조 만들려는 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한림대의료원은 지난 2011년 춘천성심병원에서 조직된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해 기업노조 설립했던 적이 있다. 노조에 따르면 당시 춘천성심병원에서 영상의학과를 중심으로 300여명의 민주 노조가 설립됐지만, 병원이 기업노조를 설립한 이후 10명 미만의 조합원이 남을 정도로 와해됐다. 당시 민주노조에 가입한 직원들에게 승진 불이익을 주는 등 압박과 회유를 한 정황이 드러나 부당노동행위라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에도 춘천성심병원에서 보건의료노조가 1노조 되면, 재단의 지원이 줄어들고 인원 감축 등의 피해가 있다고 압박하며 조합원들에게 노조 탈퇴 종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춘천성심병원뿐만 아니라 동탄·한강 성심병원 등에서 기업노조 설립 시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재단이 소속 병원들의 노조 와해 시도를 동시에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채수인 한림대의료원지부장은 "병원 측이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며 어용 노조를 만들어 노조를 와해시키려 하고 있다”며 "6년 전에 춘천성심병원에서와 똑같은 방식을 동탄 성심병원에서도 쓰고 있다. 이는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지적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르면,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사업주가 노조의 설립을 방해하고 설립된 노조를 와해시키려는 방해공작를 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시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출처  [단독] 한림대 성심병원, 동탄·한강병원에 ‘기업노조’ 만들어 노조 와해 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