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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예산 지원·집회 동원 MB기무사가 ‘최초 기획자’였다

보수단체 예산 지원·집회 동원 MB기무사가 ‘최초 기획자’였다
2008년 9월 청와대 보고 문건에
“우호세력 관리·지지활동 유도해야”
이후 정부 지원 보수단체 26곳 급증

[한겨레] 김태규 기자 | 등록 : 2018-05-18 05:00 | 수정 : 2018-05-18 10:37


▲ 국군기무사령부 전경. 한겨레 자료사진

이명박 정부 초기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가 ‘정권 보위’를 위해 보수단체를 적극 지원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최초로 기획한 사실이 기무사의 청와대 보고 문건 등을 통해 드러났다.

기무사가 권력기관의 ‘온라인 댓글공작’을 처음 기획(<한겨레> 4월 12일치 1면)한 것을 넘어, 예비역 단체 등의 ‘오프라인 맞불집회’까지 처음 기획한 셈이다. 군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한 기무사에 강도 높은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해 17일 <한겨레>에 공개한 문건을 보면, 기무사는 2008년 9월 19일 청와대에 보낸 ‘주간보고’에서 예비역·보수단체를 ‘정부 우호 단체’로 설명하면서 “정부보조금 지원 확대, 정부 우호 세력 관리 및 지지활동 유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무사가 이 구상을 청와대에 보고한 시점은, 국가정보원이 공기업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에 보수단체 지원을 주선했던 2009년 4월보다 앞선다. 실제로 2008년 정부 지원을 받은 이른바 ‘군변단체’는 특전동지회 한 곳뿐이었지만 기무사 건의 뒤인 2009년부터 꾸준히 늘어나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2년에는 27곳으로 급증했다.

기무사는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 6월 청와대에 보낸 보고서에선 “(안보단체가) 지난 5년간 종북좌파 대응 및 국민안보 의식 고취를 위해 노력했다”며 광우병·4대강·자유무역협정(FTA)·제주해군기지 등 국가적 이슈에 정부 입장을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또 “특히 지난 대선 시 보수세(력) 결집을 통해 정부 출범에 기여했다”며 “종북세(력) 대응 및 보수진영의 정부 후원 세력화를 위해 안보단체 관리에 관심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철희 의원은 “기무사의 정치개입 디엔에이(DNA)를 확인시켜주는 문건”이라며 “이들의 정치개입 관성을 멈추는 특단의 조사와 개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출처  [단독] 보수단체 예산 지원·집회 동원 MB기무사가 ‘최초 기획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