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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분식회계 감추려 직원 집 창고에 서버

삼성 분식회계 감추려 직원 집 창고에 서버
삼성 사업지원TF
분식회계 의혹 감추려 직원 집 창고 동원
휴대전화 공장초기화

[경향신문] 김원진 기자 | 입력 : 2019.06.03 15:34 | 수정 : 2019.06.03 15:42


▲ 김기남 기자

삼성 측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감추기 위해 세 단계에 걸처 치밀하게 증거인멸한 과정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증거인멸에 직원 주거지 창고를 동원하고 직원 휴대전화를 공장초기화한 사실도 확인됐다.

3일 경향신문이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입수한 백모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상무와 서모 보안선진화 TF 상무의 공소장에는 삼성 그룹 차원의 증거인멸 내역이 상세히 드러나 있다. 백 상무와 서 상무는 지난달 28일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사업지원 TF의 증거인멸이 크게 세 단계로 실행됐다고 본다. 사업지원 TF는 삼성 측 컨트롤타워로 옛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의 후신이다.

삼성전자 사업지원 TF는 지난해 5월 5일 본격적으로 증거인멸 기획에 들어간다. 같은 해 5월 1일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제재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사업지원 TF의 안모 부사장과 이모 부사장은 지난해 ‘어린이날 회의’를 소집해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에 구체적인 증거인멸을 지시했다. 사업지원 TF의 지휘 아래 삼성바이오는 지난해 5월 공장 마룻바닥에 서버를 숨겼다. 삼성에피스는 같은 달 임직원 노트북 약 30대에 저장된 자료를 삭제하기 전 40테라바이트(TB) 용량의 서버에 백업했다. 서버는 삼성에피스 직원 거주지 창고에 숨겼다.

추가적인 증거인멸은 지난해 7월 12일 이뤄졌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부실공시를 의결해 검찰 수사를 예상할 수 있는 시점이었다. 사업지원 TF는 보안선진화 TF를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 본사에 보냈다. 점검 대상자도 종전보다 늘렸다. 보안선진화 TF는 직원들의 노트북과 휴대전화에 ‘사지TF’(사업지원 TF), ‘JY’(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키워드를 넣어 관련 파일을 삭제했다.

보안선진화 TF는 일부 삼성바이오 직원들의 휴대전화 공장초기화를 지시하기도 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 고한승 삼성에피스 사장 등 주요 임원들은 보안선진화 TF에서 직접 사무실로 찾아가 컴퓨터나 휴대전화에 있는 파일 삭제를 했다.

사업지원 TF는 지난해 8월, 여전히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에 자료가 많다는 보고를 받았다. 사업지원 TF는 보안선진화 TF와 함께 직접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 본사를 찾아 컴퓨터와 휴대전화에 담긴 자료를 삭제하는 작업을 세 차례나 반복했다.

검찰은 안·이 사업지원 TF 부사장이 지난해 ‘어린이날 회의’를 소집해 증거인멸 작업을 총괄 기획한 것으로 보고 지난달 30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안·이 부사장의 영장실질심사는 4일 열린다.


출처  삼성 사업지원TF, 분식회계 의혹 감추려 직원 집 창고 동원·휴대전화 공장초기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