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7년째 수감, 이석기 전 의원 석방하라”

“7년째 수감, 이석기 전 의원 석방하라”
대전교도소에서 광화문까지 걷는 시민들
[민중의소리] 김지현 기자 | 발행 : 2019-07-13 15:53:29 | 수정 : 2019-07-13 15:53:29


▲ 13일 오전 10시 대전교도소 정문 앞에서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주최로 이석기 의원 석방 촉구 도보행진 발대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함께 걷자 함께 열자, 이석기 전 의원 석방하라”

내란음모 사건으로 징역 9년형을 확정 받고 7년째 수형생활 중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수감 중인 대전교도소 정문 앞에 모인 시민들이 외쳤다. 시민들은 이곳에서 광화문까지 걸으며 이 전 의원의 석방을 촉구한다.

13일 오전 10시 대전교도소 정문 앞에서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주최로 열린 이석기 전 의원 석방 촉구 도보행진 발대식 기자회견에 행진단 및 시민 2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도보행진에 나섰다.

이들은 “굳게 닫힌 저 대전교도소 철문이 열리는 것은 한 개인이 자유를 되찾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라며 “사법농단으로 무너진 이 땅의 사법정의를 다시 세우는 길, 종북몰이에 얼룩지고 왜곡된 이 나라 민주주의를 다시 찾는 길, 우리 민족끼리 손을 잡고 진정한 평화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행진에 임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또한 ‘우리 마음에 그어진 38선은 우리 안을 갈라놓은 이념의 적대를 지울 때 함께 사라질 것이다’, ‘종북좌파란 말이 더 이상 위협적인 프레임이 되지 않는 세상만 되도 우리나라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정의는 감옥문 앞에서 멈추었다”며 “말로는 종북몰이 청산을 외치지만, 행동으로는 종북몰이 마녀사냥 최대 피해자인 이석기 의원을 감옥에 잡아 두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이석기 의원을 사면하라는 각계각층 국민들, 멀리 해외에서의 요구는 해가 갈수록 더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대전교도소 감옥문을 열 때까지 더 이상 정의를 말하지 말라”고 이 전 의원의 석방을 정부에 촉구했다.

김창근 전 통합진보당 대전시당 위원장은 “내란음모로 몰아넣고 통합진보당을 해산하려고 했던 것, 진보를 질식시키고 감옥에 처넣고 제3당을 해산시켰던 그 참혹한 현실에 대해 입을 닫고 있는 것, 방관하는 것, 배제하는 것이 우리 안의 적폐”라고 주장했다.

문성호 양심과 인권 나무 상임대표는 “왜 우리는 통합진보당 해산, 이석기 의원의 구속에 침묵했는가. 지금도 국가폭력으로부터 받을 탄압이 두려워서 낙인이 찍히는 것이 두려워서 입을 다물었지 않은가 스스로에게 묻는다”라며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대전부터 서울까지 뜨거운 염천에 전국에서 수많은 분들이 길을 나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대식 대전 민중의힘 상임대표 겸 민주노총 대전본부장은 “이석기 의원의 구속은 양심의 구속”이라며 “그들이 풀어주지 않는다면 우리가 투쟁으로 풀어내는 것이 정의이고 양심이다”라고 강조했다.

▲ 13일 오전 10시 대전교도소 정문 앞에서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주최로 이석기 의원 석방 촉구 도보행진 발대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이날 행사에는 제주, 전남을 비롯한 전국 각 지역의 이석기구명위 회원들이 참석했다. 또 대전충남겨레하나 상임대표 박규용 목사, 박해룡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장, 노원록 민중당 대전시당 위원장, 김성남 충청지역노점상연합회 지역장, 이성휘 민주노총 대전본부 통일위원장, 박희인 6.15 대전본부 집행위원장, 오민성 평화나비 대전 사무처장, 이성민 학교비정규직노조 대전지부장, 조진석 화섬연맹 대전충북본부 수석부본부장 등 대전지역 시민단체 다수가 참석했다. 이 전 의원의 친누나인 이경진 씨도 참석했다.

이석기 의원 석방 촉구 도보행진은 이날 대전교도소 앞을 출발점으로 오는 20일까지 하루 약 30km씩 총 224km를 걸어 서울 광화문에 도착한다. 20일 행진을 마친 뒤에는 광화문에서 이석기 의원 석방대회를 열 계획이다. 8일 간 전국 각지의 시민 약 1천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석기구명위 소속 위원으로 구성된 5명의 도보행진단은 8일 간 모든 일정에 참여한다.

윤용배 도보행진단장은 행진에 앞서 “방금 이석기 의원님을 접견하고 왔는데, 운동시간이라고 하시면서 ‘함께 걷겠다’, ‘마음은 광장까지 함께 가겠다’고 하셨다”라며 “힘차게 걷자”고 행진에 나서는 시민들을 격려했다.

▲ 13일 오전 10시 대전교도소 정문 앞에서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주최로 이석기 의원 석방 촉구 도보행진 발대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윤용배 단장 등 5명의 도보행진단은 8일 간 모든 일정에 참여한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이날 첫 도보행진은 오전 11시 무렵 대전교도소에서 출발해 대전역을 거쳐 오후 7시 30분 신탄진역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은 ‘걷어라 철망, 열어라 감옥문. 이석기 의원을 석방하라’고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같은 문구가 쓰인 깃발을 손에 들고 좌우로 흔들었다. 무더운 날씨에 대비해 모자와 선글라스, 배낭을 착용하고 저마다 얼린 생수병이나 휴대용 선풍기 등을 손에 든 모습이었다.

이들은 “자주 평화 선구자, 종복몰이 희생자, 사법농단 피해자,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 “말 몇 마디에 7년째 갇혀있는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 “8.15에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박자에 맞춰 함께 외치며 발걸음을 내딛었다.

▲ 13일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주최로 열린 이석기 의원 석방 촉구 도보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행진하고 있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한편 이 전 의원은 전쟁 시 북한과 동조해 통신·유류·철도·가스 등 국가 주요 시설을 타격하는 방안을 논의한 혐의 등으로 2013년 구속기소 돼 양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인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9년을 확정 받았다.

이 판결로 이 전 의원은 7년째 복역 중이고, 함께 기소됐던 6명의 피고인은 징역 3~5년을 선고받고 만기 출소했다.

이 전 의원 내란음모 사건은 국정원 직원들이 공무상 비밀을 누설하고 피의 사실을 공표하는 등 수사 과정의 위법성, 내란선동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그 전제가 되는 내란음모는 무죄로 판단한 재판부의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 등으로 문제가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각계각층의 석방 요구가 있어왔고, 지난해 이 사건이 ‘사법농단’ 피해 사건이었음이 드러나면서 석방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검찰 수사결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작성한 청와대 국정 운영 협조 사례 문건에서 이 사건을 언급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이 전 의원 등 내란음모 사건 피고인들은 “법원행정처의 재판거래 문건은 형사소송법상 재심청구 사유인 새로운 증거에 해당한다”며 지난달 5일 서울고법에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출처  “7년째 수감, 이석기 전 의원 석방하라” 대전교도소에서 광화문까지 걷는 시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