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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1276명, ‘검찰 개혁 촉구’ 성명 발표

작가 1276명, ‘검찰 개혁 촉구’ 성명 발표
“수모 당하는 조국, 응원한다”
대표 발의자 안도현, 윤흥길, 함민복 등
황석영 “국민으로부터 통제받지 않는 권력 위험해”

[민중의소리] 이소희 기자 | 발행 : 2019-10-07 14:17:55 | 수정 : 2019-10-07 14:17:55


▲ 황석영 작가와 문인들이 7일 국회 정론관에서 작가 1천276명이 서명한 조국 지지 ‘시국 관련 2019 작가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0.07 ⓒ정의철 기자

7일, 전국의 작가 1,276명이 ‘검찰 개혁 촉구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검찰 개혁의 기수로 나서 수모를 당하는 조국 장관을 응원하고, (현 정부의) 검찰 개혁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국을 지지한다, 검찰 개혁 완수하라!-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2019 작가선언’이라는 제목의 이 성명을 대표 발의한 것은 작가 황석영(소설), 이시영(시), 정도상(소설), 안도현(시), 장석남(시) 씨다. 이들은 온라인(구글 설문조사)을 통해 성명 발표에 동참할 이들을 모았다.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6일(18시 기준)까지 12일 간 총 1,276명의 작가들이 참여의 뜻을 밝혔다.

문단의 원로, 중진인 정양(시), 윤흥길(소설), 권오삼(아동문학), 강정규(아동문학), 이동순(시)부터 이경자(소설), 최인석(소설), 양귀자(소설), 권여선(소설), 함민복(시), 나희덕(시), 이안(아동문학), 하응백(평론), 신형철(평론), 송지나(방송작가)부터, 젊은 작가 박성우(시), 문신(시), 김성규(시), 박준(시)까지 동참했다.

갈래별로는 시(시조 포함) 611명, 소설 173명, 아동문학(동시, 동화, 청소년) 215명, 수필 61명, 평론 58명, 희곡(드라마, 시나리오 포함) 153명, 번역 작가 10명 등이 참여했다.

이날 오전 선언에 동참한 작가들을 대표해, 소설가 황석영 씨, 시인 안도현, 장석남, 이재무 씨 등이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을 찾아 성명서를 발표했다.

소설가 황석영 씨는 “검찰 개혁이라는 과제는 노무현 정부 때부터 거론되었는데 실현하지 못한 채 계속 민주화의 과제로 거론돼 오다가 ‘조국 사태’ 같은 상황을 맞게 됐다”면서 “우리(문인)들은 이 사태를 보면서 국민주권을 생각했고, 국민으로부터 통제받지 않는 권력이 위험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의 문제는 결국 인지상정의 문제다, 지금 사회가 대단히 혼란스럽게 진영을 나눠 싸우는 듯한 느낌인데, 인지상정의 자세로 돌아가 국민주권을 확인하고, 반드시 검찰개혁을 하자”고 주장했다.

성명서에서 이들은 “우리 문학인들은 2개월 여 가까이 진행되고 있는 조국 장관 임명 찬반 논란을 더는 지켜볼 수만 없다는 심정으로 함께 붓을 들었다”라며 “촛불 혁명을 거쳐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우리 국민의 기대와 의지를 구현해야 할 책임이 있다. 지금도 우리는 정부가 촛불에 담긴 간절한 바람을 구현해주길 기다리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조국 장관 논란’을 심각하게 바라보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조국 장관을 둘러싼 논의는 매우 혼란스럽다”라며 “심판관을 자처하지만 실제로는 확인되지 않는 의혹 생산자 역할을 하는 검찰, 여론 몰이꾼으로 전락해 매일같이 ‘아니면 말고’ 식으로 부풀린 뉴스들을 쏟아내는 언론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가중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 황석영 작가가 7일 국회 정론관에서 작가 1천276명이 서명한 조국 지지 ‘시국 관련 2019 작가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10.07 ⓒ정의철 기자

이들은 “아무리 눈을 가리고 진흙탕 개싸움으로 끌고 들어가려 해도 국민들은 현명하게 이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정치권과 검찰, 언론은 알아야 할 것”이라며 “지금 전개되는 상황을 통해 우리는 두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첫 번째로 이들은 현재 검찰 행태를 통해 ‘검찰개혁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검찰 개혁의 첫걸음을 떼기도 전에 주저앉혀버리고 말겠다는 검찰의 살기가 대한민국 전체를 뒤덮고 있다”라며, “자신들에게 잠재적 위험이 될 것 같은 조국 섬멸을 위해, 대통령, 국회도 무시하는 검찰의 칼끝은 결국 우리 공동체를 위협하는 가장 무서운 칼날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로 현 사태에서 대한민국 언론의 민낯을 여과없이 드러났다고 짚었다. 이들은 “(언론이) ‘또 하나의 통제되지 않는 권력’ 혹은 ‘권력 지향 집단’이란 점이 드러났다”라며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팩트를 가공, 조작하여 퍼트림으로써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성립되는 민주주의 사회의 암적 존재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올 가을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국 사태’는 그야말로 국민 관심 돌리기, 관심 빼앗기의 일환이라는 것이 우리들의 판단이다. 하지만 우리는 속지 않는다”라며 “문학인들은 검찰 개혁의 기수로 나서 수모를 당하는 조국 장관의 곁에서 그를 응원하고 검찰 개혁을 지지한다. 우리 국가, 우리의 미래가 가야 할 길을 막아서는 세력과는 분연히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들은 ▲대통령, 장관은 검찰 개혁 완수할 것 ▲검찰은 국기문란 행위 중단하고 개혁 논의에 참여할 것 ▲언론은 맹성(猛省)할 것 등을 촉구했다.

한편, 주최 측은 이번 성명에 “웹소설 작가, 다수의 유명 방송-시나리오 작가를 비롯 아동문학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 것이 눈에 띈다”고 짚었다.

대표 발의자 중 한 사람인 시인 안도현 씨는 “이번 서명 과정을 통해 문학 장르의 확산과 새로운 문화 지형의 형성을 확인했다”면서, 웹툰-만화 작가, 미술인, 서예인, 사진가, 음악인들도 다수 참여했지만 문학인 서명 인원에 넣지 않고 별도로 정리해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성명을 발표한 작가들은 추후 검찰 개혁 진행 상황에 따라, 문화예술계 전체와 연대해 행동하는 방안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작가 1276명, ‘검찰 개혁 촉구’ 성명 발표 “수모 당하는 조국,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