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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정보담당 장성 “지소미아 종료돼도 한미일 정보공유 가능해”

미군 정보담당 장성 “지소미아 종료돼도 한미일 정보공유 가능해”
美 인도·태평양사령부 정보본부장
“티사로도 수준 높은 정보 공유 가능”
미국, 사실과 다른 무리한 유지 압박 방증

[민중의소리] 김원식 전문기자 | 발행 : 2019-11-11 16:56:11 | 수정 : 2019-11-11 16:56:11


▲ 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소녀상 앞에서 열린 ‘역사 왜곡, 경제 침략, 평화 위협 아베 규탄 3차 촛불 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지소미아(한일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2019.08.03 ⓒ정의철 기자

한반도를 담당하는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정보본부장이 최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종료돼도 한미일 정보공유 약정(TISA·티사)이 있어 한미일 3국 간에 정부 공유가 중단되지 않는다고 강조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동안 우리 정부가 이러한 주장을 했지만, 직접 정보를 담당하는 미군 장성이 이 같은 언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미 국무부 등 미국 정부 관계자가 지소미아가 종료(23일 0시)되면 마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는 대비되는 언급이다. 즉 미국이 지소미아를 유지하라는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사실과 동떨어진 주장을 해왔다는 방증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마이클 스튜드먼 정보본부장(해군 소장)은 지난 1일(현지 시간) 미 군사안보 전문 잡지인 ‘시그널(SIGNAL)’과의 인터뷰에서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정보 수집 능력을 강조하면서 최근 지소미아 종료 논란에 관해 언급했다.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등을 지휘하는 상위부서다. 정보본부(J2)는 한반도는 물론 태평양 지역의 군사정보를 총괄하는 지휘부서이다.

스튜드먼 본부장은 정보본부가 밤낮없이 태평양 지역의 정보 수집에 매진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정보본부(J2)가 중국에 집중하고 있어서 다른 지역은 등한시한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며 “인도·태평양사령부는 한반도와 러시아, 테러리즘 등의 문제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결정으로 비롯된 최근 논란(dispute)은 (한일) 두 국가 사이와 그리고 미국과의 정보 공유를 중단시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지소미아가 종료돼도 한미일 3국 간 정보 공유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한미일) 삼각 협정(Trilateral Arrangements)은 3국 간의 지속적인 협력을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는 최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시험과 그 의미를 포함한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에 관해 제때 수준 높은 공유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튜드먼 본부장이 말한 ‘삼각 협정(Trilateral Arrangements)’이란 2014년 12월 29일, 한미일 3국이 체결한 ‘티사(TISA:The Trilateral Information Sharing Arrangement)’로 불리는 정보공유 약정이다. 한미일 3국은 지소미아를 체결하기 전에는 이 약정에 기반해 서로 정보를 공유해왔다.

하지만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심각한 불만을 표출하며 종료 철회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방한에 앞서 지난달 26일, 주일 미국 대사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소미아는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에도 유익하다”며 종료 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그는 특히,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2014년에 체결된 ‘티사(TISA)’를 근거로 군사정보 공유를 계속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유효하지 않다”면서 “정보 공유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실제 군사정보를 담당하는 스튜드먼 본부장과는 정반대의 발언인 셈이다.

▲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6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접견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9.11.06 ⓒ민중의소리


이석현 의원, “우리가 다급하게 종료 결정 철회할 이유 전혀 없어”

국방부 관계자도 지난 8월 23일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관한 우려에 “지소미아와 티사 체제를 한미일 3국 간 유지해왔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티사를 중심으로 미일 간 정보, 미국을 통한 정보 공유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티사로도 “3국이 공유할 정보는 공유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같은 날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도 “지소미아가 종료됐다고 해서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이 와해되거나 일본과 정보교류가 완전히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소미아 체결 전에도 단독 정찰·감시 자산, 한미 연합 자산을 활용했고 한미일 정보공유약정인 티사(TISA)를 통해 3국 간 정보 공유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과도 티사를 통해서 미국을 매개로 한 정보 교류가 가능하다”며 “지소미아와 티사의 차이점은 티사는 반드시 미국을 경유해 일본과 간접적으로 정보를 공유한다”라고 부연한 바 있다. 외교부도 당시 “지소미아 종료가 한일 간 정보교류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지소미아 종료 후에도 티사 체계를 적극 활용하여 정보를 공유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11일, ‘지소미아가 종료된다고 해서 한미일간 군사정보 교류나 공유에 문제가 있느냐’는 기자의 질의에 “다소 제한이 있을 수도 있지만, 예전에도 티사를 통해 정보공유를 해온 만큼 향후에도 공백이 없게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측의 입장 변화가 없는 한 종료 결정을 철회하지는 않을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이에 관해 민주당 중진인 이석현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미국이 협상을 제대로 중재하지도 않고 일본도 계속 교만하게 수출규제를 풀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자존심 면에서도 굳이 다급하게 종료 결정을 철회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유지 주장은 미국 입장이 강한 측면”이라면서 “우리 입장에서는 필요한 정보는 다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단독] 미군 정보담당 장성 “지소미아 종료돼도 한미일 정보공유 가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