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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웰스토리, 내부고발 직원에 ‘최하위’ 인사고과

삼성웰스토리, 내부고발 직원에 ‘최하위’ 인사고과
작년 대학 급식담당자 회계부정 알려…동료 “업무 능력 있다”
에피스는 ‘삼바’ 관련 직원 직위해제…“윗선도 아닌데” 동요
검찰, 장충기 소환 조사 등 합병·분식회계 의혹 수사 속도

[경향신문] 김원진 기자 | 입력 : 2020.01.21 06:00


▲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관련 의혹을 받는 장충기 옛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계열사에서 직원들에게 잇따라 부당한 인사 조치를 한 정황이 확인됐다. 삼성웰스토리가 내부 고발을 한 직원에게 최하위 인사고과를 매겼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측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두고 증거인멸 지시를 받은 중간 관리자에게 ‘직위 해제’ 인사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웰스토리 직원 ㄱ씨는 지난해 경기지역 대학 급식 담당자의 회계부정을 내부 고발했다. 삼성웰스토리 측은 ㄱ씨의 문제제기를 받아들여 담당자를 징계했다. 징계는 가장 낮은 수위의 ‘견책’이다.

ㄱ씨는 지난 연말 인사고과에서 최하위 등급(NI·Need Improvement)을 받았다. ㄱ씨는 삼성웰스토리에서 25년째 일하고 있다. ㄱ씨는 사측에 이의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ㄱ씨 동료들은 “사내 몇 안되는 특수사업장 총괄점장을 역임하며 지난해에는 단가 조정도 이뤄내는 등 업무 능력이 떨어지지 않는 분”이라고 했다.

삼성웰스토리에서는 2017년 초에도 인사고과를 둘러싼 잡음이 있었다. 인사팀 담당자와 직원 사이에 접대가 이뤄진 사실이 드러나 회사가 감사에 들어갔다. 접대에 연루된 일부 직원은 징계 전 퇴사했다. 삼성웰스토리 측은 “인사고과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투명하게 운영된다. ㄱ씨의 평가도 절차대로 공정하게 진행됐다”고 했다.

삼성바이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도 인사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측은 최근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증거인멸에 연루된 양모 상무, 이모 부장에게 개별적으로 직위해제 통보를 했다. 양 상무와 이 부장은 분식회계 의혹을 둘러싼 증거인멸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측은 차장인 ㄴ씨에게도 개별적으로 직위해제 통보를 했다고 한다. ㄴ씨는 윗선에서 결정한 지시를 받았던 직위라서 검찰 조사를 받고도 기소를 피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내에서 도의적으로 책임져야 할 윗선이 아닌 일반 직원이 왜 책임을 져야 하느냐”며 동요가 일었다고 한다. 공식 직원 인사는 이르면 이달 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측은 “개별적으로 직위해제 등 인사 내용을 통보하지 않았다”고 했다.

대규모 인사를 앞둔 검찰의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 분식회계 의혹 수사는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4부는 이날 오전부터 장충기(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66)을 불러 2015년 합병을 둘러싼 삼성의 의사결정 과정을 조사했다. 검찰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이재용(부회장) 경영권 승계 과정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최지성(전 미전실장·69)과 이재용도 곧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단독]삼성웰스토리, 내부고발 직원에 ‘최하위’ 인사고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