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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솔레이마니 암살은 미국이 불량국가라는 사실을 확증한다”

촘스키: “솔레이마니 암살은 미국이 불량국가라는 사실을 확증한다”
[민중의소리] Voice of the World 팀 / 편집 : 이정무 기자 | 발행 : 2020-01-27 12:31:21 | 수정 : 2020-01-27 12:31:21


▲ 이란 게르만주(州)에서 7일(현지 시간)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 ⓒ뉴시스/AP

이란의 가장 저명하고 존경받는 군부지도자인 가셈 솔레이마니 총사령관을 암살하라는 트럼프의 결정은, 많은 이들이 정당하게도 세계 최대의 불량국가로 여기고 있는 미국에 의해 살해당한 사람들의 목록에 또 하나의 이름을 추가했다.

그 암살은 이란과 미국 사이에 적대감을 증폭시켰으며,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중동에 더 커다란 폭발적인 상황을 만들어냈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듯이, 이란은 자기의 사령관이 살해당한데 대해 자기 자신의 방식으로 복수하겠다고 맹세했고, 핵협정으로부터 탈퇴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또한 이라크 의회는 모든 미군을 추방하겠다고 의결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만약 이라크에서 군대를 철수하라고 강요받는다면, 제재를 하겠다고 위협했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대중적 지식인인 노암 촘스키가 스루아웃(Truthout)과의 독점 인터뷰에서 지적하듯, 미국의 대 중동 외교정책의 최대 목표는 그 지역의 에너지 자원을 통제하는 것이다. 언어학, 국제문제, 미국의 대외정책, 매체연구, 정치학, 철학 등의 영역에서 120권 이상의 저서를 발표한 바 있는 MIT의 명예교수이자 아리조나 대학교의 종신교수인 노암 촘스키가 트럼프의 분별없는 행동과 그것의 정치적 결과에 대한 자신의 분석을 제시한다.

질문 이란의 쿠드스 군 총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의 암살은 1970년대 후반에 시작된 이란과 이란의 종교 정권에 대한 미국의 오랜 강박관념을 재확인해준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무엇때문인가? 그리고 솔레이마니의 암살은 전쟁행위인가?

답변 전쟁 행위? 아마도 우리는 이것을 무모한 국제테러라고 부를 수 있겠다. 즉흥적으로 내려진 트럼프의 결정은 실리의 관점에서 여러 선택지를 브리핑한 국방부의 고위 관리들을 놀라게 했을 것 같다. 진실을 보고 싶다면, 우리라면 비슷한 상황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 자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란이 멕시코시티의 국제공항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는 동맹군의 큰 부분을 책임지는 사령관과 함께, 미국의 서열 2위의 공직자이자, 총사령관을 살해한다고 가정해보자. 그것은 전쟁행위인가, 아닌가?

당사자가 아니라면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우리는 그러한 비유가 매우 정당하며, 미국이 내놓고 있는 변명들은, 검토를 해보는 자체가 무색할 정도로 근거가 박약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솔레이마니는 이란에서 뿐만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커다란 존경을 받았다. 그리고 이 점은 미국의 이란 전문가들도 인정하고 있다. (온건파가 아니었고 솔레이마니를 몹시 싫어한) 가장 저명한 전문가의 하나인 발리 나스르는 이라크의 쿠르드족을 포함한 이라크 사람들이 “서구인들과 달리 그를 사악한 인물로 여기지 않는다. 그들은 그를 IS를 격퇴시킨 것과 연관시켜 바라본다.”고 말한다.

그들은 미국에게 훈련받은 대규모의 중무장한 이라크군이 급속히 무너지고, 쿠르드의 수도 에르빌, 그 다음에는 바그다드, 그리고 이라크 전역이 IS에게 함락되려 할 때, 나라를 구한 것은 다름 아닌 솔레이마니와 그가 조직한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였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 이것은 무시할 만한 일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형성된 미국-이란 갈등

미국과 이란의 갈등에 대해서 말하자면, 이면에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중동의 막대한 자원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통제하는 것은 미국의 외교정책의 최우선의, 오랜 원칙이었다. 2차 대전 이후, 이란은 이런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장악해야 할 가장 중요한 나라였으며, 따라서 1979년에 이란이 미국의 궤도에서 벗어난 것은 용인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한 “강박관념”은 195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란에서 석유가 발견되고 난 이후 이란의 대군주 역할을 했던 영국은, 그 시점에 이르러서는 이란 정부가 자기 자원을 장악하는 것을 막을 수 없게 되었고, 세계의 초강대국에게 그 역할을 해달라고 요구하게 됐다.

영국은 미국에 그와 같은 요구를 하는 것을 내켜하지 않았다. 영국 외무부가 의기소침하여 인정하듯, 그것은 자기의 이전에 갖고 있었던 제국의 많은 부분을 미국에게 내어주는 것이었고, “하위 파트너”로서의 역할로 자신의 지위가 쇠퇴하는 것을 의미했다.

아이젠하워 행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미국은 의회 권력을 전복하는 쿠데타를 일으켜 샤를 다시 왕위에 앉히고, 석유채굴권을 자기들이 보기에 합당한 자에게 넘겨주었다. 그 결과 미국은 이전에 영국이 소유하던 채굴권의 40%를 장악했다.

흥미롭게도, 미 행정부는 미국의 메이저 석유회사들에게 이 선물을 받도록 강요해야 했다. 석유회사들은 미국이 2차 대전시에 벌어진 작은 전쟁에서 영국으로부터 빼앗은 값싼 사우디 원유를 갖는 것에 만족해 했다. 그러나 그들은 정부의 요구에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기이하면서도 시사하는 바가 많은 사건 중 하나인데, 이 사건은 대체로 정부를 통제하고, 심지어는 정부관리를 공급하기도 하는 기업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때로는 정부가 어떻게 자기의 장기적인 제국주의적 이해를 관철시키는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최근 몇 년 간 미국과 이란의 관계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샤는 지독한 전제정을 수립하는데로 나아갔다. 국제사면위원회는 이란을 고문을 자행하는 나라로 계속 지적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사우디의 가족 독재정권, 그리고 이스라엘과 함께 그 지역의 미국의 영향력을 떠받치는 기둥의 하나가 되었고, 항상 미국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란과 이스라엘은 전쟁 중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두 나라는 매우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그런 사실은 1979년 샤 정권의 전복 이후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만난 자리에서 사우디에 구매하기로 한 미국산 군사무기 목록을 들어 보이고 있다. (자료 사진) ⓒ뉴시스/AP

트럼프 행정부가 그 지역에서 미국의 힘을 유지하기 위해 구축하고 있는 반동적인 동맹의 틀 속에서 맺어진 이스라엘과 사우디 아라비아의 암묵적인 관계는, 오늘날에는 더욱 분명히 실체를 드러나고 있다. 그 지역의 반동적인 동맹은 걸프만의 독재정권들, 이집트의 군사독재, 그리고 이스라엘이며, 이들은 모디의 인도, 보우소나루의 브라질, 그리고 다른 유사한 나라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

이건 이 혼란스런 정권이 보여주는 일관된 전략의 희귀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카터 행정부는 마지막 순간까지 샤를 강력히 지원했다. 헨리 키신저, 딕 체니, 도날드 럼스펠드 같은 고위 관리들이 미국의 대학들(학생들의 격렬한 시위속에서, 그러나 교직원들의 묵인속에, 주로 내가 근무하던 MIT)을 방문하여 샤의 핵프로그램을 도와주려 했으며, 심지어는 그가 핵무기를 만들겠다고 공표한 후에도 그런 활동을 계속했다.

그러나 결국 대중봉기로 샤 정부가 전복되자, 카터 행정부는 사실상 이란의 이스라엘 대사 역할을 하던 유리 루브라니의 조언을 지지할지 여부로 의견이 나뉘었다. 루브라니는 “단호하고, 무자비하며, 잔인한,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병력만 있으면 테헤란을 함락할 수 있다. 내 말은 그 병력을 이끌 사람들은 만 명을 죽일 마음의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 조언은 실현되지 않았다. 그리고 곧 아야톨리 호메이니가 대중의 거대한 열기 속에서 권좌를 차지했고, 난폭한 종교독재를 확립했으며, 그 지배는 대중의 항거를 짓누르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 직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미국의 강력한 지원 하에 이란을 침략했다. 막대한 이란인의 희생을 낳은 화학무기의 사용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지원은 끊기지 않았다. 레이건은 이라크 지역에 거주하는 쿠르드 족에 대한 사담의 잔인한 화학무기 공격을 부인했으며, 오히려 이란을 비난하고 의회의 비판을 봉쇄했다.

미국의 지배력은 걸프만에 대한 사담의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 해군을 파견하면서 크게 늘어났다. 미국의 미사일 순양함 빈센즈호가 명백한 상업항로에서 이란의 민간항공기를 격추하여 290명의 승객을 살해하고, 항구로 돌아와 커다란 찬사와 보상을 받은 후, 호메이니는 미국과 싸울 수 없음을 깨닫고 굴복했다.

이후 부시 대통령은 고급 핵무기 생산기술을 가르칠 목적으로 이라크의 과학자들을 워싱턴으로 불러들였다. 물론 이는 이란에 대한 커다란 위협이었다.

이란의 핵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춘 최근의 갈등에 이르기까지, 갈등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러한 갈등은 2015년,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즉 이란과 유엔의 5개 상임이사국, 그리고 독일 사이의 협정이 이루어짐에 따라 (이론상) 종결됐다. 그 협정에 따라, 이란은 서구의 양보에 대한 대가로 자기의 핵프로그램(그 프로그램 중 핵무기 프로그램은 없었다)을 크게 축소하는데 동의했다. 심층적인 사찰을 담당하는 국제원자력기구는 이란이 그 협정을 완벽히 이행했다고 보고한다. 그리고 미국의 정보기관도 그에 동의한다.

지금 국제사회에는 이란의 핵협정 준수에 대한 논란은 있으나 다른 문제에 대한 논란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마땅히 있어야 할 그 논란은 다름 아닌 ‘미국은 그 합의를 준수했는가?’하는 문제다. 명백히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협정에 따르면, 모든 참여국들은 사실상 미국이 통제하고 있는 세계경제, 특히 세계의 금융체제에 이란이 재편입되는 것을 어떤 식으로든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 미국은 “무역, 기술, 재정, 그리고 에너지 분야”와 다른 분야에서 간섭해서는 안된다.

이러한 주제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동안, 미국의 개입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 같다.

트럼프는 그의 협정에 대한 사실상의 파괴행위가 더 나은 합의를 위한 협상을 위한 노력이라고 주장한다. 더 나은 합의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란의 핵위협에 대한 어떤 우려도, 이란핵협정 하에서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던 정밀사찰을 실시하고, 중동지역에 ‘핵무기 없는 지역(NWFZ)를 설립함으로써 극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전에도 논의했듯이, 이 문제는 매우 단순한 문제다. 지역의 국가들도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아랍국가들은 오래전에 그 제안을 했고, 계속 그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이란과 이전의 비동맹국가들(G-77, 현재 133국가들 참여)이 그 제안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고, 유럽도 동의하고 있다. 사실상 장애물은 딱 하나 뿐인데, 그것은 바로 미국이다.

미국은 비확산조약의 회의에 그 제안이 올라올 때마다 그 제안을 계속 거부하고 있으며, 가장 최근에는 2015년 오바마 행정부가 그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가진 막대한 핵무기에 대한 사찰을 한사코 허용하지 않으며, 심지어는 그것의 존재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미국의 법에 따르면(시밍턴법), 핵무기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은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지원을 끊어야 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란의 위협에 대한 소위 ‘우려’를 종식시키는 그러한 간단한 해법은 제외되고, 세계는 암울한 전망을 마주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주제들이 미국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으므로, 또 하나의 금기시 되는 문제를 반복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미국과 영국은 중동에 핵무기 없는 지역을 설립하기 위해 노력할 특별한 책임이 있다. 그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687호 결의안의 14항에 의해서 그렇게 할 의무를 지고 있는데, 그 조항은 이라크가 핵무기 프로그램을 가동함으로써 그 결의안을 위배했다며, 이라크를 침공하기 위한 구실을 꾸며내기 위해 끌어들인 것이다. 그들도 곧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듯이, 이라크는 결의안을 위반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은 자기의 이스라엘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미 행정부가 (핵무기 개발국에 대한 지원을 금지하는)미국법을 계속 위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현재까지 그 결의안을 계속 무시하고 있다.

대중의 이목을 끄는 사실들이 많으나 불행히도 너무 자극적이어서 밝히기 곤란할 정도다.

행정부의 주요인사인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오의 말에 의하면, “이란으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위해 신이 보낸,” ‘그 사람’에 의해 이후에 벌어진 일들을 재검토하는 것도 무의미한 일이다.

원래의 문제로 돌아가서 말하자면, 현재의 갈등이 무엇과 관련된 것인지에 대해 생각할 점은 아주 많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지금의 갈등은 제국주의 권력과 관계돼 있으며, 그것이 가져온 끔찍한 결과와 관련돼 있다.

▲ 시카고의 트럼프 타워 주변에서 반전 행진을 벌이는 시위대. 2020.1.4 ⓒAP/뉴시스

질문 (미 국무부에 의해 널리 사용되는) “불량국가”라는 용어는 널리 용인되는 국제적 행동규범과 국제법의 기본원칙을 고려하지 않고 국가의 이익을 추구하는 국가를 지칭하는데 사용된다. 이러한 정의를 고려한다면, 미국이야 말로 불량국가의 규정에 딱 맞는 사례가 아닌가?

답변 국무부 관리들만이 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저명한 미국의 정치학자들이 국무부를 지칭하는데 그 용어를 사용한 적이 있다. 그들이 가리킨 국무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국무부도 아니고, 클린턴 행정부의 국무부도 아니다.

레이건이 중앙아메리카에서 잔혹한 테러행위를 자행하고 부시가 이라크를 침공한 그 사이의 시기에, 그들은 세계 많은 나라의 입장에서 미국이 “불량한 초강대국이 되어가고 있”고, 그들의 사회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이며,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볼 때, 오늘날의 제 1의 불량국가는 미국이다”라고 인정했다. (사무엘 헌팅턴, 로버트 저비스, 포린 어페어스, 1999, 2001)

부시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미국은 행동의 제약에서 벗어났다.

미국은 “자기와 싸우는 ‘불량국가’가 갖는 특성을 갖게 됐다”. 미국의 주류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은, 믿을만한 구실도 없이 감행된 침략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그 새로운 천년에 벌어진 최악의 범죄에 대해, 뉘른베르크의 “최악의 국제범죄”와 같은 다른 이름을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때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했다. 갤럽은 국제적인 여론조사를 정규적으로 실시한다. 2013년 오바마 집권 시기, 갤럽은 최초로 어떤 나라가 세계평화에 가장 큰 위협인지 물었다. 미국이 1위였다. 어느 나라도 미국에 근접하지 못했다. 파키스탄이 한참 뒤쳐진 2위였는데, 아마도 이는 인도인들의 참여로 부풀려진 것 같다. 미국에서 세계평화의 가장 큰 위협이라고 이야기되곤하는 이란은 거의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별로 염려할 만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그런 여론조사는 그 이후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런 사실이 미국에서 보도도 되지 않은 것 같다.


세계평화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누구인가?

그러나 우리는 이 문제들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들은, 특히 보수주의자들은 미국의 헌법을 존중해야 한다. 우리의 헌법 6조는 유효한 조약은 “미국의 최고 법규”이며, 관리들은 그 조약의 구속을 받아야 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전후 시기, 그러한 조약 중 단연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주도로 만들어진 유엔헌장이다. 유엔헌장은 국제문제에서 “무력에 의한 위협과 무력의 사용”을 금지한다.

특정해서 말하자면, 이란 문제에서 “모든 옵션이 열려있다”는 흔한 후렴구는 유엔헌장에 위배되는 것이다. 그리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의해 명백하게 승인되지 않은, 혹은 (매우 협소한 개념으로 정의되어야 하는) 무력공격에 대응하는 방어목적이 아닌, 모든 무력에 의거하는 행위는 유엔헌장에 위배된다. 방어목적의 무력이라 하더라도 이는 즉각 안전보장이사회에 통보돼야 하며, 안전보장이사회가 무력공격을 종료시키려는 행동을 개시하기 이전까지만, 방어목적의 무력 사용도 정당화된다.

위와 같은 규정이 미국에게 적용될 수 있다면, 우리는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흥미로운 주제는 우선 제쳐두자. 그렇지만 세상에는 말은 말일 뿐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박식하게 설명할 수 있는, “국제법률가와 법학자”라고 불리는 존경받는 직업군이 있다는 점 만은 언급하도록 하자.

질문 이라크는 2003년 미국의 침공 이후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고 애써왔다. 그렇지만 솔레이마니의 암살 이후 이라크 의회는 모든 미군을 추방하기로 의결했다. 이런 일이 일어날까? 만약 그렇다면, 이 일이 IS와의 전쟁을 포함하여, 미국, 이라크, 이란의 미래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답변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설령 이라크 정부가 미국에게 나가라고 명령한다 해도, 미군이 그렇게 할까? 분명하지 않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미국내의 조직된, 그리고 열정적인 여론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IS에 대해 말하자면, 트럼프는 지금 그들의 생명을 다시 연장시켜줬다. 이전에도 트럼프는 시리아의 쿠르드 족이 IS와의 전투에서, 1만 천 명의 사상자를 내며 그들의 역할을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배신하고 터키와 아사드라는 지독한 적들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만들어 IS에게 숨쉴 여유를 준 바 있다.(미국은 단 6명의 사상자를 냈다) IS는 최초에 탈옥을 통해 형성됐으며, 지금도 다시 그렇게 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IS는 이라크에서도 또한 선물을 받았다. 탁월한 중동의 역사가 에르반드 마브라하미안은 말한다.

술에이마니의 살해는…IS가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실제로 제공했다. 북부 이라크의 모술에서 IS가 아주 많이 부활할 것이다. 그리고 이 상황은 역설적으로 이란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라크 정부는 IS를 억제하기 위해 점점 더 이란에 의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란은 솔레이마니의 지휘 하에 IS의 공격에 맞서 이라크를 방어하는데 앞장섰다.)…

트럼프는 IS가 주둔하던 지역인 북부 이라크에서 군을 철수시켰고, 쿠르드를 배신했으며, 지금은 친이란 민병대에 대해 전쟁을 선포했다. 그리고 이라크군은 지금까지 IS에 대처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현재 분명한 것은 이라크 정부가 어떻게 IS의 부활에 대처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그들은 점점 더 이란에 의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트럼프는 만약 그가 이라크에서 이란의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정책 목표를 갖고 있다면, 그 자신의 정책을 사실상 훼손한 것이다.

W. 부시가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도 같은 일이 있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여론이 받쳐주기만 한다면, 어리석음과 실패를 딛고 거대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 미 의회가 대통령의 대이란 군사행동 권한을 제한하는 법안을 처리하는 동안 의사당 바깥에서 열린 반전시위. 2020.1.9 ⓒAP/뉴시스

질문 푸틴은 시리아뿐 아니라 중동 전선의 거의 모든 곳에서 미국의 허를 찌른 것으로 보인다. 중동에서의 러시아의 목표는 무엇인가? 중동 지역에서, 그리고 사실상 전세계에서 펼쳐지는 미국의 유치한 외교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답변 푸틴의 한 가지 목표는 시리아에 대한 통제권을 획득하는 것이었는데, 그것은 상당 수준 달성됐다. 러시아는 2015년, 지하드를 벌이던 군대에게 CIA가 공급한 첨단 무기들에 의해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이 곤란을 겪자, 이 상황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비행기들이 전세를 역전시키고, 엄청난 수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연합군이 나라의 대부분을 장악했다. 러시아는 현재 외부의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

다른 지역, 심지어는 미국의 걸프지역 동맹국들 사이에서도 푸틴은 믿음직스러운 외부의 행위자로서, 약간의 성공을 거두면서 스스로를 부각시키고 있다. 트럼프의 고삐풀린 망아지 같은 외교는 이스라엘을 제외하면 지지자를 거의 얻지 못하고 있으나, 그는 이스라엘에게 후한 선물을 아낌없이 베풀고 있으며, 이러한 반동적인 동맹의 다른 구성원들은 지금 자기 모습을 갖춰나가는 중이다.

이들에게 “힘의 유연한 행사”는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미국은 막대한 양의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제 맘대로 가혹한 제재를 가하고, 국제금융체제에서 추방당하지 않으려면 그 조치를 존중하라고 제 3자에게 강요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이외에는 없다.

그리고 수백개의 군사 기지를 전세계에 갖고 있는 나라도 없으며, 자기 마음대로, 그리고 아무런 죄값도 치르지 않고 힘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첨단의 군사력과 능력을 갖고 있는 나라도 미국 이외에는 없다. 미국에 제재를 가한다는 생각, 혹은 형식적인 비판을 뛰어넘는 그 어떤 비판도 무의미하다.

그러므로, “오늘날 최고의 불량국가는 미국이라는 점이 많은 세계인의 눈에 진실로”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이 말이 처음 사용된 20년 전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그 사람들이 나라의 힘을 다른 방향으로 사용하도록 압박을 가하지 않는 한, 그리고 그럴 때까지 이런 인식은 이어질 것이다.

기사출처 : Noam Chomsky: US Is a Rogue State and Suleimani’s Assassination Confirms It


출처  촘스키: “솔레이마니 암살은 미국이 불량국가라는 사실을 확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