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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0대 한인 사망, 코로나 환자 3만4천불 병원비…‘의료민영화 실체’

美 10대 한인 사망, 코로나 환자 3만4천불 병원비…‘의료민영화 실체’
강기석 “의료민영화 밀어붙이던 장사꾼들, 일베 수준 의사들 통탄하고 있을 듯”
[고발뉴스닷컴] 민일성 기자 | 승인 : 2020.03.31 12:41:06 | 수정 : 2020.03.31 12:59:54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사망한 첫번째 10대 사망자가 한국계라는 보도가 나왔다.

30일 영국 일간 더 선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숨진 청소년은 17세 윌리엄 황군이다. 그의 공식 사망 기록에는 인종이 ‘한국계(KOREAN)’로 표기됐다.

LA카운티 랭커스터시에 거주하던 황군은 코로나19 증상으로 지역 의료기관을 방문했다. 그러나 의료보험이 없다는 이유로 진료와 치료를 거부당했다.

황군은 사후에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으며 당국은 구체적인 사인에 대해 추가 조사를 하고 있다.

관련 렉스 패리스 랭커스터 시장은 지난 25일 유튜브 영상을 통해 “황군이 응급치료 시설에 갔으나 보험이 없다는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폭로했다.

더 선은 유족들은 코로나19와의 관련성을 몰랐으며 황군 아버지도 검사를 받으려 했지만 자가격리하라는 말만 들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타임즈, NBC, 폭스뉴스 등은 코로나19 검사와 치료를 받은 여성이 병원비로 3만4,927달러, 한화로 4,300만 원을 청구받았다고 보도했다.

26일(현지시간) NBC뉴스에 따르면 의료종사자인 대니 아스킨은 코로나19 유행 초기 유사한 증상을 보여 응급실을 방문했다. 그녀는 “나는 평생을 의료분야에서 일했다”며 “사람들에게 항상 아프면 병원비 생각을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고 했다.

대니는 2월 말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 편두통으로 2차례 응급실을 방문했으나 검사를 거부당했다. 세 번째 방문에서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녀는 워싱턴DC로 이사하면서 이직할 예정이라 의료보험 적용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2,800만 명의 다른 많은 미국인처럼 대니도 의료보험이 없는 상태에서 입원했다.

며칠 후 청구서가 우편으로 날아왔는데 병원비 총액이 무려 3만4,927달러였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4,300만 원이다. 그녀는 “청구서를 보고 매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 <이미지 출처=미국 'NBC 뉴스' 화면 캡처>

대니는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의사와 간호사들이 격리상태로 나를 치료하는 방에 있어야 했는데 그 방에 있는 모든 것이 내게 청구된다”며 “안 쓰면 모두 버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니는 “매우 비싸다, 미국의 노동자 계층은 있을 수 없다”며 “한번 아프면 신용불량자가 되고 엄청난 부채를 떠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니는 “나는 훌륭한 의료서비스를 받았지만 비용은 엄청나다”며 “이것은 정치적 문제다, 의사나 환자의 잘못이 아니다”고 했다.

경향신문 편집국장을 역임한 강기석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은 31일 페이스북에 ‘의료 지옥’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10대 한인 고교생의 죽음을 애도했다. 그는 “의료보험이 없어 병원치료를 거부당한 채 사망했다고 하는데 사실이라면 끔찍한 일”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1995~1998년 미국 특파원 시절 자신이 겪은 미국의 의료보험 체계를 소개했다. 그는 “미국에서 의료보험 없이 병들거나 다치면 집안이 망하거나 죽는 수밖에 없다는 소리를 그때 처음 들었다”고 떠올렸다.

강 이사장은 “보험료를 많이 내면 아무리 큰 병을 얻거나 사고를 당하더라도 환자 부담이 거의 없지만, 그 보험료 자체가 살인적으로 높은 것이 함정”이라며 “매달 1,000달러 정도는 내야 무한정 보장을 받는다는데 당시 우리 가족 한 달 생활비가 집세 제외하고 2,000~2,500달러 정도밖에 안 됐다”라고 했다.

결국 “심각한 토론 끝에 가족 중에 누가 아프기라도 하면 당장 비행기표를 사서 귀국하자는 결론을 내고 3년 동안 보험료를 안 내고 살기로 했”다며 “다행히 가족들은 의료지옥에서 3년을 무사히 견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 이사장은 “나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누구보다 통탄하고 있을 사람들이 줄기차게 의료민영화를 밀어붙이던 장사꾼들과 일베 수준의 의사들일 거라고 추측한다”고 말했다.

강 이사장은 “이제 한국에서 의료민영화는 완전히 물 건너갔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으뜸가는 전염병 방역국가로 추앙받는 근본적 이유가 공영 의료시스템 덕분인데 누가 민영화를 입에 올리겠는가”라고 했다.

그는 “심지어 미친통곡당 황교안 대표마저도 ‘국민의료보험을 만든 박정희에게 공을 돌려야 한다’고 울부짖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 <이미지 출처=미국 'NBC 뉴스' 화면 캡처>


출처  美 10대 한인 사망, 코로나 환자 3만4천불 병원비…‘의료민영화 실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