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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시공 후계약’에 ‘하도급 대금 깎기’까지... 삼성중공업 검찰 고발

‘선시공 후계약’에 ‘하도급 대금 깎기’까지... 삼성중공업 검찰 고발
‘하도급 갑질’ 삼성중공업에 과징금 36억원 부과... 법인 검찰 고발 조치
[민중의소리] 윤정헌 기자 | 발행 : 2020-04-23 16:29:23 | 수정 : 2020-04-23 16:29:23


▲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하도급 작업이 시작된 후에야 계약서를 발급하고, 제조원가보다 낮은 수준의 하도급 대금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등 하도급법을 위반한 혐의로 삼성중공업이 검찰에 고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중공업이 하도급업체들에 선박·플랜트 제조를 위탁하면서 사전계약서를 발급하지 않고 하도급 대금을 부당하게 결정하는 등 협력사에 피해를 떠넘긴 삼성중공업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6억 원을 부과했다고 23일 밝혔다. 해당 법인은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206개 사내 하도급 업체에 38,451건의 선박 및 해양플랜트 제조 작업을 위탁하면서, 작업 내용과 하도급 대금 등 주요 사항을 기재한 계약서를 작업이 이미 시작된 후에 발급했다.

계약서 38,451건 중 전자서명 완료 전에 이미 공사 실적이 발생한 경우는 36,646에 달했다. 공사 완료 후 계약이 체결된 사례도 684건이나 확인됐다. 지연발급 건을 파기하고 재계약을 맺은 경우도 1,121건이나 있었다.

하도급법 제3조 제2항에 따르면 하도급 계약의 내용을 적고 당사자 간의 서명이 담긴 서면(계약서)을 발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계약일은 전자서명이 완료된 날짜여야 한다고도 명시돼 있다.

▲ 삼성중공업 (자료사진). ⓒ삼성중공업 제공

하지만 삼성중공업은 계약 일자를 하도급 업체와의 전자서명 완료 시점이 아닌 자신이 계약서를 작성한 날짜로 설정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삼성중공업이 표면상 계약서 지연 발급이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또 삼성중공업 2017년 7월 선체 도장(페인트칠) 단가를 정당한 사유 없이 전년 기준에서 일률적인 비율로 인하한 혐의도 받고 있다. 2018년 5월까지 10개 선체 도장 업체에 409건의 공사를 위탁하면서 5억 원의 하도급 대금을 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선체 도장 작업이 이뤄지는 도크 또는 선종별로 작업의 난이도가 다른 만큼 일정한 비율로 단가를 인하할만한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뿐만 아니라 삼성중공업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95개 사내 하도급 업체에 줄 대금을 결정하지 않은 채 2,912건의 수정 추가공사를 위탁하고, 공사가 진행된 이후 사내 하도급 업체의 제조원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하도급 대금을 결정했다.

수정 추가공사가 발생하면 삼성중공업의 생산부서는 실제 투입 공수(실제투입노동시간)을 바탕으로 수정 추가 공수를 선정해 원인부서와 예산부서의 검토를 요청하는데, 이 과정에서 생산부서는 실제 투입 공수보다 낮게 수정 추가 공수를 산정했다. 원인·예산 부서도 합리적·객관적 근거 없이 추가로 대금을 삭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2,912건의 수정 추가공사 하도급 대금이 하도급 업체의 제조 원가 수준보다 낮게 책정됐다. 이로 인해 하도급 업체들은 약 13억 원 가량 손해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중공업은 2015∼2018년 협력사에 귀책 사유가 있지 않은데도 6,161건(142개 사외 협력사)의 선박 부품 발주를 임의로 취소·변경하기도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관행적 ‘선시공 후계약’ 행위와 하도급업체와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낮은 단가에 하도급 대금을 결정한 행위 등을 제재한 것”이라며 “앞으로 하도급 관련 의무가 준수되고 대금 결정 과정이 투명해지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선시공 후계약’에 ‘하도급 대금 깎기’까지... 공정위, 삼성중공업 검찰 고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