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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기자 검찰 출석…언론들 여전히 ‘이모 기자’ 익명 보도

채널A기자 검찰 출석…언론들 여전히 ‘이모 기자’ 익명 보도
최영묵 “공생관계, 침묵의 카르텔”…강유정 “언론의 성역화, 채널A 사태까지”
[고발뉴스닷컴] 민일성 기자 | 승인 : 2020.05.11 11:50:19 | 수정 : 2020.05.11 12:34:30


MBC의 ‘검언유착’ 의혹 보도와 관련 채널A 이동재 기자가 압수물 관련 절차에 참여하기 위해 11일 검찰에 출석했다.

다수 언론에 따르면 이 기자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기자가 변호인과 함께 검찰에 나와 압수물에 대한 분석 과정에 참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31일 MBC가 <가족 지키려면 유시민 비위 내놔라…공포의 취재>라는 제목으로 단독 보도한 이후 한달 반여만이다.

언론들은 해당 소식을 전하면서 여전히 ‘이모 기자’로 익명 보도했다. 그러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은 실명으로 언급했다.

▲ <이미지 출처=포털사이트 다음 캡처>

앞서 검찰은 지난달 28일 이 기자 주거지를 비롯해 채널A 본사 등 5곳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나섰다.

그러나 채널A 기자들과 대치하다 협의 끝에 일부 자료를 넘겨받은 후 41시간만인 30일 오전 2시 50분경 철수했다. 당시 검찰은 채널A 기자와 검사장 간의 통화 파일이나 녹취록 원본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검찰이 일부 자료를 넘겨받았다고 했지만 철수 다음날인 1일 김종석 채널A 기자협회장은 미디어오늘에 “계속 대치 중이었고, 검찰이 말한 일부 자료 협조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법원은 기자와 검사장간의 통화 녹취록에 대해서만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으며 윗선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허용하지 않았다.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10일 KBS ‘저널리즘토크쇼J’에서 “채널A 기자 사건”이라고 명명하면서 “언론 자체가 있어야 하는지 질문을 할 수밖에 없는 사태였다”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일어나지 않은 사건을 만들려고 했다”며 “조작하고 설계하려는 의도가 충분히 보였기 때문에 우리가 범죄라고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언론이 지금까지 저질러왔던 비위와 비교할 수 없는, 언론 자체가 있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사태였다”고 사안의 심각성을 짚었다.

강 교수는 “언론이 성역화 돼서 기자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솜방망이 처벌로 넘어갔기 때문에 결국 채널A 기자가 검사를 등에 업고 ‘말만 해. 멋진 그림 만들어줄게’ 사태까지 온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 <이미지 출처=KBS '저널리즘 토크쇼 J' 유튜브 방송화면 캡처>

앞서 채널A 경영진은 지난 4월 9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출석해 ‘해당 기자의 취재윤리 위반은 인정하지만 회사 차원의 조직적 개입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를 지적하며 임자운 변호사는 “취재윤리 문제로 축소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채널A의 대응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언론사에서 벌어질 수 있는 하나의 해프닝 정도로 얘기하려는 것 같다”며 “녹취록, 편지 등 드러난 것만 해도 취재라고 봐서는 안 되는데 채널A 스스로 취재라고 하는 것은 이제까지 그런 취재를 해왔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고 꼬집었다.

이에 최강욱 열린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단순히 기자 한 사람의 일탈이 아니고 언론사 내부 취재 구조를 아는 분들은 조직적 범죄일 수밖에 없다고 다들 말한다”고 전했다.

또 최 위원장은 “(이 기자가) 공작에 같이 참여시키고자 했던 검사(한동훈)가 누군지도 사실상 다 드러나 있는데 절대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며 “볼드모트(‘해리 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악당)라는 이름을 듣고 있는, 그런 검사장이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자유 침해’ 주장에 대해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사안의 경중이나 본질보다 언론사를 권력이 침탈했다는 논리만 세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내용에 대한 언급 없이 국가기관에 의한 언론자유 침해로 물타기 하는 것”이라며 “언론사들이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자기들끼리 침묵한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사들이 서로 비평을 안하면서 공생 관계를 구축해 왔는데 아직도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에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씁쓸해 했다.

▲ <이미지 출처=KBS '저널리즘 토크쇼 J' 유튜브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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