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보, 사실상 댐” 대구시 취수원 오염 우려
낙동강 고령보를 가보니
대구 | 박태우 기자 | 입력 : 2011-10-23 21:29:21 | 수정 : 2011-10-23 23:56:37
“엄청나게 크네, 보(洑)가 아니라 댐이여….”
22일 오후 낙동강 강정고령보 개방행사에 참가한 주민들은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강정고령보는 길이 953.5m로 4대강 16개 보 중에서 가장 길다. 높이도 13m에 이른다. 보 위 공도교에 올라 발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찔한 느낌마저 든다. 저수용량도 1억800만t으로 경북 영천댐(9,640만t)을 능가한다. 명칭만 보일 뿐 사실상 댐으로 분류된다. ‘댐건설 및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는 하천의 흐름을 막은 15m 이상의 공작물은 댐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주민들은 자연의 강이 사라진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박동진씨(58·대구 달성군 다사읍)는 “거대한 콘크리트로 구조물이 강바닥에 버티고 있으니 내 가슴이 막힌 기분”이라며 “평온한 모습으로 유유히 흐르던 자연 그대로의 강이 그립다”고 말했다.
강물은 웅장하게 들어선 구조물에 갇혀 생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지난달 27일부터 담수를 하면서 조금씩 탁도가 높아져가고 있어요. 물이 갇혀 있으니 앞으로 썩게 되겠죠.”(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전문가들도 담수에 따른 수질오염을 우려했다. 김영훈 안동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지금은 기온이 낮아 탁도가 덜하겠지만 내년 봄쯤 되면 녹조류, 부영양화 등 댐에서 발생하는 수질오염이 강정고령보에서도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교수는 보안에 물이 갇혀 있는 상태에서 가동보를 통한 수질악화 방지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 취수원에도 비상이 걸렸다. 강정고령보 상류 1.2㎞ 지점에는 대구시의 취수원인 매곡정수장이 들어서 있다. 이제 보 안에 갇혀 있는 강물을 대구시민이 식수원으로 사용해야 할 처지가 됐다.
대구시 상수도사업소 관계자는 “이제 취수원을 댐으로 보고 수질오염 대책을 세우고 있다”면서 “내년 봄 녹조류 등에 대비해 염소 투입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도 원수의 수질악화를 우려해 지난해부터 구미공단 상류로의 취수원 이전에 나섰다. 하지만 구미 일대 주민들이 수량감소와 수질오염을 들어 격렬히 반대하는 바람에 제동이 걸려 있다.
한편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 회원 100여명은 이날 오후 3시 달성습지 강변주차장에서 낙동강 되살리기 기원제를 가졌다. 이들은 “4대강 공사는 수많은 환경문제를 야기하고 농민과 골재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박탈하고 수많은 야생 생명들의 터전을 앗아간 국민 사기극”이라면서 “당장 수문을 뜯어내라”고 촉구했다.
낙동강 고령보를 가보니
대구 | 박태우 기자 | 입력 : 2011-10-23 21:29:21 | 수정 : 2011-10-23 23:56:37
“엄청나게 크네, 보(洑)가 아니라 댐이여….”
22일 오후 낙동강 강정고령보 개방행사에 참가한 주민들은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강정고령보는 길이 953.5m로 4대강 16개 보 중에서 가장 길다. 높이도 13m에 이른다. 보 위 공도교에 올라 발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찔한 느낌마저 든다. 저수용량도 1억800만t으로 경북 영천댐(9,640만t)을 능가한다. 명칭만 보일 뿐 사실상 댐으로 분류된다. ‘댐건설 및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는 하천의 흐름을 막은 15m 이상의 공작물은 댐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주민들은 자연의 강이 사라진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박동진씨(58·대구 달성군 다사읍)는 “거대한 콘크리트로 구조물이 강바닥에 버티고 있으니 내 가슴이 막힌 기분”이라며 “평온한 모습으로 유유히 흐르던 자연 그대로의 강이 그립다”고 말했다.
강물은 웅장하게 들어선 구조물에 갇혀 생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지난달 27일부터 담수를 하면서 조금씩 탁도가 높아져가고 있어요. 물이 갇혀 있으니 앞으로 썩게 되겠죠.”(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전문가들도 담수에 따른 수질오염을 우려했다. 김영훈 안동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지금은 기온이 낮아 탁도가 덜하겠지만 내년 봄쯤 되면 녹조류, 부영양화 등 댐에서 발생하는 수질오염이 강정고령보에서도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교수는 보안에 물이 갇혀 있는 상태에서 가동보를 통한 수질악화 방지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 취수원에도 비상이 걸렸다. 강정고령보 상류 1.2㎞ 지점에는 대구시의 취수원인 매곡정수장이 들어서 있다. 이제 보 안에 갇혀 있는 강물을 대구시민이 식수원으로 사용해야 할 처지가 됐다.
대구시 상수도사업소 관계자는 “이제 취수원을 댐으로 보고 수질오염 대책을 세우고 있다”면서 “내년 봄 녹조류 등에 대비해 염소 투입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도 원수의 수질악화를 우려해 지난해부터 구미공단 상류로의 취수원 이전에 나섰다. 하지만 구미 일대 주민들이 수량감소와 수질오염을 들어 격렬히 반대하는 바람에 제동이 걸려 있다.
한편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 회원 100여명은 이날 오후 3시 달성습지 강변주차장에서 낙동강 되살리기 기원제를 가졌다. 이들은 “4대강 공사는 수많은 환경문제를 야기하고 농민과 골재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박탈하고 수많은 야생 생명들의 터전을 앗아간 국민 사기극”이라면서 “당장 수문을 뜯어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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