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원칙’ 그때그때 달라~
저축은 의혹 박지만-정두언에 정반대 태도
나경원 선거지원·비례대표 출마도 말바꾸기
이한구 ‘사퇴 번복’…남경필 “박 후보 사당화”
[한겨레] 성연철 황준범 기자 | 등록 : 2012.07.15 19:49 | 수정 : 2012.07.16 10:02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을 계기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가 강조해 온 ‘원칙주의’가 입길에 오르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 반대’ 당시처럼 원칙을 강조하며 결기를 보였던 때와는 달리, 이번 대선을 앞두고서는 시류와 편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그때그때 바뀌는 원칙 임태희 경선 후보는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후보가 같은 저축은행 관련 의혹에 대해 동생 박지만씨와 정두언 의원의 경우에 대해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후보는 “지난해 6월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 박 후보의 동생인 박지만씨 부부가 유착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자 박 후보는 ‘(박지만) 본인이 아니라고 하니 그걸로 끝난 것 아니냐’고 말했다”며 “왜 당시엔 그렇게 처리하고, 이번 일은 180도 다른 입장에서 처리하는가. 이게 박 후보의 원칙과 쇄신인가?”라고 말했다.
박지만씨 때와는 달리 정두언 의원에겐 “자신이 앞장서 해결하라”며 등을 떠미는 박 의원의 다른 태도를 지적한 것이다. 안상수 후보도 이날 “박 후보가 어제 한 말과 오늘 하는 말이 다르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정두언 의원에 대한 13일 발언은 당이나 국회의 주요 결정은 대표나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알아서 할 일이라던 그간의 태도와도 어긋난다. 박 후보 경선 캠프는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다음날인 지난 12일 선거대책본부장부터 대변인까지 “후보 캠프와 무관한 일”이라며 일제히 선을 그었다. 한 캠프 공보 담당 의원은 “어떻게 일개 의원에게 모든 일을 물어보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13일 박근혜 후보의 발언으로 이런 얘기들은 무색해졌다.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며 극대화됐던 박 후보의 ‘원칙주의’는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 나서며 금이 갔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전의 주요 선거마다 박 후보는 “선거는 당 지도부 위주로 치르는 게 맞다고 여러번 답을 했다”며 당 지도부의 지원 요청을 거절했다. 그러나 박원순 당시 무소속 후보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원을 받고 떠오르자, 같은 당 나경원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당시 박 의원은 당 지도부가 아니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지역구를 포기하고 비례대표에 출마한 과정도 그간의 말과 달랐다. 박 후보는 지난해 12월 각종 종편 및 뉴스전문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역구 출마는 지역구민과 한 소중한 약속이다. 마땅히 지켜야 한다”고 했지만 총선 전 지역구민들과의 간담회를 거친 뒤 바뀌었다. 그는 총선에서 순번 11번으로 비례대표에 나섰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이렇게 되는 이유에 대해 “박 후보가 대선이 다가오니 오만해지고 조급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다른 한 당직자도 “박 후보의 원칙은 자기중심적이고 대선에서 표를 얻기 위한 원칙 같다”고 말했다.
■ 커지는 박근혜 사당화 논란 박 후보가 당을 사당화하고 있다는 논란도 커지고 있다. 남경필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원총회가 열리기 전에, 박근혜 후보가 (먼저) 기자회견을 하고, 그 내용이 그대로 당의 의사로 결정되는 구조가 반복되면 국민은 ‘당내 민주화’가 실종됐다고 평가할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집권한다고 해도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당과 청와대 관계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태희 후보도 “경선 규칙 결정 때 보면 저와 당 대표, 경선관리위원장과의 논의 결과가 갑자기 무시되더라”며 “공식 기구보다 한 사람의 의견이 우선되는 게 사당화가 아니고 뭐냐”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 캠프의 한 핵심 의원은 “선거는 일사불란하게 임해야 한다”며 “각자 입장을 내세우기보단 대선 승리라는 목표를 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의 한 핵심 인사도 “사태 수습책은 최고위원회라는 공식 회의체에서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 것”이라며 “박 후보가 지시를 내리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사퇴한 이한구 원내대표는 복귀, 진영 정책위의장은 사퇴 쪽으로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에 책임지고 사퇴 뜻을 밝혔던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복귀하기로 했다. 이 원내대표는 16일 예정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설 예정이라고 새누리당이 밝혔다.
이는 7월 임시국회를 마무리하라며 원내대표 사퇴에 반대한 박근혜 후보와 당 지도부의 뜻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인 진영 정책위의장은 “사퇴 번복은 국민을 속이는 것으로 원칙이 아니다”라며 사퇴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우여 대표와 박 후보 쪽은 이 원내대표에게 겉으로는 ‘7월 임시국회 마무리’를 주문하지만 속으로는 내년 5월까지 임기를 채워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위 당직자는 “친박 중에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이 원내대표 체제로 계속 가겠다는 속내”라며 “사퇴했던 이를 다시 불러들이면 국민이 뭐라고 생각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출처 : ‘박근혜의 원칙’ 그때그때 달라~
저축은 의혹 박지만-정두언에 정반대 태도
나경원 선거지원·비례대표 출마도 말바꾸기
이한구 ‘사퇴 번복’…남경필 “박 후보 사당화”
[한겨레] 성연철 황준범 기자 | 등록 : 2012.07.15 19:49 | 수정 : 2012.07.1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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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을 계기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가 강조해 온 ‘원칙주의’가 입길에 오르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 반대’ 당시처럼 원칙을 강조하며 결기를 보였던 때와는 달리, 이번 대선을 앞두고서는 시류와 편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그때그때 바뀌는 원칙 임태희 경선 후보는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후보가 같은 저축은행 관련 의혹에 대해 동생 박지만씨와 정두언 의원의 경우에 대해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후보는 “지난해 6월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 박 후보의 동생인 박지만씨 부부가 유착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자 박 후보는 ‘(박지만) 본인이 아니라고 하니 그걸로 끝난 것 아니냐’고 말했다”며 “왜 당시엔 그렇게 처리하고, 이번 일은 180도 다른 입장에서 처리하는가. 이게 박 후보의 원칙과 쇄신인가?”라고 말했다.
박지만씨 때와는 달리 정두언 의원에겐 “자신이 앞장서 해결하라”며 등을 떠미는 박 의원의 다른 태도를 지적한 것이다. 안상수 후보도 이날 “박 후보가 어제 한 말과 오늘 하는 말이 다르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정두언 의원에 대한 13일 발언은 당이나 국회의 주요 결정은 대표나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알아서 할 일이라던 그간의 태도와도 어긋난다. 박 후보 경선 캠프는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다음날인 지난 12일 선거대책본부장부터 대변인까지 “후보 캠프와 무관한 일”이라며 일제히 선을 그었다. 한 캠프 공보 담당 의원은 “어떻게 일개 의원에게 모든 일을 물어보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13일 박근혜 후보의 발언으로 이런 얘기들은 무색해졌다.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며 극대화됐던 박 후보의 ‘원칙주의’는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 나서며 금이 갔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전의 주요 선거마다 박 후보는 “선거는 당 지도부 위주로 치르는 게 맞다고 여러번 답을 했다”며 당 지도부의 지원 요청을 거절했다. 그러나 박원순 당시 무소속 후보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원을 받고 떠오르자, 같은 당 나경원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당시 박 의원은 당 지도부가 아니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지역구를 포기하고 비례대표에 출마한 과정도 그간의 말과 달랐다. 박 후보는 지난해 12월 각종 종편 및 뉴스전문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역구 출마는 지역구민과 한 소중한 약속이다. 마땅히 지켜야 한다”고 했지만 총선 전 지역구민들과의 간담회를 거친 뒤 바뀌었다. 그는 총선에서 순번 11번으로 비례대표에 나섰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이렇게 되는 이유에 대해 “박 후보가 대선이 다가오니 오만해지고 조급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다른 한 당직자도 “박 후보의 원칙은 자기중심적이고 대선에서 표를 얻기 위한 원칙 같다”고 말했다.
■ 커지는 박근혜 사당화 논란 박 후보가 당을 사당화하고 있다는 논란도 커지고 있다. 남경필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원총회가 열리기 전에, 박근혜 후보가 (먼저) 기자회견을 하고, 그 내용이 그대로 당의 의사로 결정되는 구조가 반복되면 국민은 ‘당내 민주화’가 실종됐다고 평가할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집권한다고 해도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당과 청와대 관계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태희 후보도 “경선 규칙 결정 때 보면 저와 당 대표, 경선관리위원장과의 논의 결과가 갑자기 무시되더라”며 “공식 기구보다 한 사람의 의견이 우선되는 게 사당화가 아니고 뭐냐”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 캠프의 한 핵심 의원은 “선거는 일사불란하게 임해야 한다”며 “각자 입장을 내세우기보단 대선 승리라는 목표를 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의 한 핵심 인사도 “사태 수습책은 최고위원회라는 공식 회의체에서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 것”이라며 “박 후보가 지시를 내리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사퇴한 이한구 원내대표는 복귀, 진영 정책위의장은 사퇴 쪽으로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에 책임지고 사퇴 뜻을 밝혔던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복귀하기로 했다. 이 원내대표는 16일 예정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설 예정이라고 새누리당이 밝혔다.
이는 7월 임시국회를 마무리하라며 원내대표 사퇴에 반대한 박근혜 후보와 당 지도부의 뜻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인 진영 정책위의장은 “사퇴 번복은 국민을 속이는 것으로 원칙이 아니다”라며 사퇴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우여 대표와 박 후보 쪽은 이 원내대표에게 겉으로는 ‘7월 임시국회 마무리’를 주문하지만 속으로는 내년 5월까지 임기를 채워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위 당직자는 “친박 중에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이 원내대표 체제로 계속 가겠다는 속내”라며 “사퇴했던 이를 다시 불러들이면 국민이 뭐라고 생각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출처 : ‘박근혜의 원칙’ 그때그때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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