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 최악의 일본 사례를 왜 따르려 하나”
교도통신서 22년 기자생활한 아사노 일본 도시샤대 교수
“신문사가 방송 지배하면서 저널리즘 죽어버렸다”
“신문사에 방송을 넘긴 결과, 일본에선 저널리즘이 죽어버렸다.”
<교도통신>에서 22년간 기자로 일하며 외신데스크를 역임한 아사노 겐이치(62) 일본 도시샤대 교수는 지난 13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신문사들에 종합편성 채널을 대거 넘긴 데 대해 “왜 세계 최악의 일본 사례를 따르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본은 다나카 가쿠에이 총리 시절인 1972년, 사업확장에 한계를 느낀 신문사들의 요구에 따라 정부가 수도 도쿄를 방송지역으로 하는 광역방송사들의 지분조정에 나서, 신문사들의 방송 경영권을 확립했다. 요미우리신문-니혼테레비, 아사히신문-테레비아사히, 산케이신문-후지테레비, 니혼게이자이-테레비도쿄, 마이니치신문-티비에스(TBS)의 계열구조가 이때 만들어졌다. 127개에 이르는 민간방송사 대부분은 이 5곳에서 프로그램의 85%를 공급받는다. 5사의 기지국 구실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 일본 언론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저널리즘을 전혀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 가운데 최악이고, 한국이나 대만보다 못하다고 생각한다. 일본 언론들은 생활보호대상자가 수백만 명에 이르는 현실, 식민지 시대에 일본이 저지른 범죄, 미군 주둔 문제나 폭력단 문제 등 정말 중요한 문제들은 다루지 않는다. 무엇이 문제이고, 왜 일어나고 있는가, 어떻게 해결할 건가, 그걸 다루는 게 저널리즘 아닌가.”
- 왜 그런가?
“과점의 문제가 가장 크다. 몇개 신문사가 일본 언론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다. 텔레비전 방송도 라디오도 출판사도 신문사들이 지배하고 있다. 신문사가 방송을 지배하면서 저널리즘이 죽어버렸다.”
- 신문사의 방송소유가 어떻게 저널리즘을 망쳤다는 것인가?
“전파이용 허가는 5년마다 새로 받아야 한다. 권력이 목줄을 쥐고 있다. 신문사의 돈줄은 방송이다. 예를 들어 <산케이신문>은 후지테레비가 버는 돈이 없으면 지탱하지 못한다. 그러니, 방송만이 아니라 신문사도 권력비판을 자숙하게 된 것이다. 1970년대부터 이런 현상이 뚜렷해졌다. 일본에서는 총무성 출신 인사가 방송사에 낙하산 임원으로 내려간다.”
- 일본에서 언론과 권력과 관계는 어떤가?
“정부는 기자클럽의 독점적 취재시스템을 보호해주고, 미디어 경영도 관리해준다. 나는 일본 정치를 입법, 행정, 사법에 언론을 포함시켜 4권분립 체제라고 본다. 나는 일본의 기자를 국가공무원의 일종이라고 얘기한다. 물론 기자 급여는 공무원의 1.7배 정도로 많다. 큰 신문사의 1년 차 기자 연봉이 750만엔(약 1억 원), 3년 차면 1,000만엔 가량 된다.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50대가 되면 연봉이 2,000만 엔을 넘는데, 도쿄대 총장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약자, 핍박받는 사람, 소수자 등의 처지에 눈을 돌리기 어렵다. 일본에선 저널리즘 개념 자체가 약하다. 언론 관련 학과를 두고 있는 일본 대학은 도시샤대학을 비롯해 전국에 4곳뿐이다. <마이니치신문> 외에 일본 신문들은 기사에 그 기사를 쓴 기자의 이름을 쓰지 않는다.
- 한국에서도 이번에 신문사들에 방송국을 대거 허가했다.
“신문사가 텔레비전을 갖는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신문사가 텔레비전 방송국 갖는 나라는 세계에 오직 일본 뿐이다. 신문사가 방송국 갖게되면 신문이 망가진다. 신문사가 방송국을 경영하는 것은 축구하면서 동시에 야구하는 것과 같다. 두 미디어는 하는 일이 다르다.”
- 미디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문-방송 겸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그것은 오직 강한 자만 살아남아야 한다는 잘못된 논리다. 뭐든 강한 게 이기는 사회라면, 마지막엔 어느 분야든 하나씩만 남게 될 것이다. 언론, 특히 방송은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교도통신서 22년 기자생활한 아사노 일본 도시샤대 교수
“신문사가 방송 지배하면서 저널리즘 죽어버렸다”
» 아사노 겐이치 일본 도시샤대 교수. |
<교도통신>에서 22년간 기자로 일하며 외신데스크를 역임한 아사노 겐이치(62) 일본 도시샤대 교수는 지난 13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신문사들에 종합편성 채널을 대거 넘긴 데 대해 “왜 세계 최악의 일본 사례를 따르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본은 다나카 가쿠에이 총리 시절인 1972년, 사업확장에 한계를 느낀 신문사들의 요구에 따라 정부가 수도 도쿄를 방송지역으로 하는 광역방송사들의 지분조정에 나서, 신문사들의 방송 경영권을 확립했다. 요미우리신문-니혼테레비, 아사히신문-테레비아사히, 산케이신문-후지테레비, 니혼게이자이-테레비도쿄, 마이니치신문-티비에스(TBS)의 계열구조가 이때 만들어졌다. 127개에 이르는 민간방송사 대부분은 이 5곳에서 프로그램의 85%를 공급받는다. 5사의 기지국 구실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 일본 언론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저널리즘을 전혀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 가운데 최악이고, 한국이나 대만보다 못하다고 생각한다. 일본 언론들은 생활보호대상자가 수백만 명에 이르는 현실, 식민지 시대에 일본이 저지른 범죄, 미군 주둔 문제나 폭력단 문제 등 정말 중요한 문제들은 다루지 않는다. 무엇이 문제이고, 왜 일어나고 있는가, 어떻게 해결할 건가, 그걸 다루는 게 저널리즘 아닌가.”
- 왜 그런가?
“과점의 문제가 가장 크다. 몇개 신문사가 일본 언론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다. 텔레비전 방송도 라디오도 출판사도 신문사들이 지배하고 있다. 신문사가 방송을 지배하면서 저널리즘이 죽어버렸다.”
- 신문사의 방송소유가 어떻게 저널리즘을 망쳤다는 것인가?
“전파이용 허가는 5년마다 새로 받아야 한다. 권력이 목줄을 쥐고 있다. 신문사의 돈줄은 방송이다. 예를 들어 <산케이신문>은 후지테레비가 버는 돈이 없으면 지탱하지 못한다. 그러니, 방송만이 아니라 신문사도 권력비판을 자숙하게 된 것이다. 1970년대부터 이런 현상이 뚜렷해졌다. 일본에서는 총무성 출신 인사가 방송사에 낙하산 임원으로 내려간다.”
- 일본에서 언론과 권력과 관계는 어떤가?
“정부는 기자클럽의 독점적 취재시스템을 보호해주고, 미디어 경영도 관리해준다. 나는 일본 정치를 입법, 행정, 사법에 언론을 포함시켜 4권분립 체제라고 본다. 나는 일본의 기자를 국가공무원의 일종이라고 얘기한다. 물론 기자 급여는 공무원의 1.7배 정도로 많다. 큰 신문사의 1년 차 기자 연봉이 750만엔(약 1억 원), 3년 차면 1,000만엔 가량 된다.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50대가 되면 연봉이 2,000만 엔을 넘는데, 도쿄대 총장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약자, 핍박받는 사람, 소수자 등의 처지에 눈을 돌리기 어렵다. 일본에선 저널리즘 개념 자체가 약하다. 언론 관련 학과를 두고 있는 일본 대학은 도시샤대학을 비롯해 전국에 4곳뿐이다. <마이니치신문> 외에 일본 신문들은 기사에 그 기사를 쓴 기자의 이름을 쓰지 않는다.
- 한국에서도 이번에 신문사들에 방송국을 대거 허가했다.
“신문사가 텔레비전을 갖는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신문사가 텔레비전 방송국 갖는 나라는 세계에 오직 일본 뿐이다. 신문사가 방송국 갖게되면 신문이 망가진다. 신문사가 방송국을 경영하는 것은 축구하면서 동시에 야구하는 것과 같다. 두 미디어는 하는 일이 다르다.”
- 미디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문-방송 겸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그것은 오직 강한 자만 살아남아야 한다는 잘못된 논리다. 뭐든 강한 게 이기는 사회라면, 마지막엔 어느 분야든 하나씩만 남게 될 것이다. 언론, 특히 방송은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세상에 이럴수가 > 언론과 종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권력 바뀌면 1주일 안에 종편 끌어내릴 것` (0) | 2011.11.05 |
---|---|
언론조작의 파괴력 (0) | 2011.07.20 |
조중동/종편 관련 판넬 (1) | 2011.03.28 |
역시 X선일보! (0) | 2009.12.11 |
조선일보의 백가지 죄악!! (0) | 2009.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