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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거리/건강

척추측만증

브래지어 끈이나 러닝셔츠가 유독 한쪽만 흘러내리거나, 신발 밑창이 유난히 한쪽만 닳는다면?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자세히 보면 한쪽 어깨가 기울어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 경우 척추가 휘어져 양쪽 골반과 어깨높이가 달라져 나타나는 '척추측만증'일 가능성이 높다.

척추측만증은 뒤에서 봤을 때 세로로 일자형이어야 할 척추가 S자나 C자 형태로 비틀어지면서 휘는 증상이다. 처음에는 양쪽 골반과 어깨높이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하다가 아예 몸통 자체가 한쪽으로 기울어지게 된다.

따라서 여성의 경우 브래지어 끈이 한쪽만 흘러내리거나 치마가 돌아가고, 남성은 러닝셔츠가 내려가 한쪽 어깨가 보이기도 한다. 또 신발 밑창이 서로 다르게 닳고, 평평한 바닥에 똑바로 엎드렸을 때 양쪽 다리길이에 차이가 나기도 한다. 사진을 찍을 때 항상 고개가 삐딱하게 나오는 경우에도 휘어진 척추를 의심해야 한다.

이렇게 척추측만증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간단하게나마 집에서 자신의 몸을 관찰해보는 것이 좋다. 옷을 다 벗고 거울 앞에 서서 골반 높이와 어깨 높이가 같은지 확인한다. 귀에서 복숭아뼈로 이어지는 옆모습 선이 나란한지, 허리가 뒤로 볼록하지는 않은지도 체크해 본다.

똑바로 선 상태에서 어깨 높이가 다르거나 골반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경우, 좌우 견갑골(날갯죽지)의 높이나 튀어나온 정도가 다를 때는 척추측만증을 의심해 정밀진단을 받아야 한다. 의학적으로 전신 척추 엑스레이상 옆으로 휜 각도가 10도 이상일 때, 척추가 C자형이나 S자형으로 변형이 있을 때를 척추측만증이라 한다.

방치하면 디스크로 진행

대부분 척추측만증은 사춘기가 시작되기 전인 10세 전후에 시작된다. 초기에는 외관상 뚜렷한 변화가 없어 간과하고 지내다가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 정도의 성장기에 갑자기 악화되고 급속도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잘못된 생활습관과 나쁜 자세 및 근무조건으로 인해 성인의 발병률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척추측만증은 척추와 골반이 틀어지면서 어깨 높이와 다리 길이가 달라진다. 보기에도 좋지 않으며 앉아만 있어도 몸 곳곳에 통증이 일어난다. 청소년의 경우 키가 더 이상 크지 않거나 팔다리가 불균형하게 자라는 등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40도 이상 척추가 휘면 휜 척추가 폐와 심장을 눌러 폐와 심장의 기능까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콩팥이나 방광에 이상을 가져오거나 가슴을 조이고 위를 압박해 소화불량까지 초래하는 등 여러가지 만성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

무엇보다 허리에 엄청난 고통을 불러올 수 있다. 디스크의 말랑말랑한 조직이 압력을 고르게 받지 못하고, 삐뚤어진 채 불균형한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아 디스크의 손상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기에는 생활 습관 교정이나 운동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바른 자세 중요해

척추측만증은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 있을 때, 앉아 있을 때, 누워서 잘 때도 허리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상황별 바른 자세는 다음과 같다.

▶서 있을 때

: 정면에서 봤을 때 머리의 중심이 항상 몸통과 골반의 중심에 놓여있어야 한다. 척추는 휘거나 구부러짐 없이 곧은 상태로 좌우 대칭이 되는 자세가 좋다. 양쪽 어깨는 같은 높이에 있어야 하고 힘이 들어가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좋다. 목은 너무 앞으로 나오지 말아야 한다. 무릎은 가지런해야 하지만 너무 쭉 펴도 안 된다. 심하게 무릎을 펴면 허리에 무리가 간다. 발은 어깨 너비로 벌리는 것이 좋다. 군인처럼 지나치게 꼿꼿하고 경직된 자세도 척추의 자연스러운 곡선을 망치므로 좋지 않다. 목, 등, 허리의 본래 곡선이 너무 곧게 펴지지 않고 잘 유지된 상태여야 한다.

▶앉아 있을 때

: 바른 자세는 앉아 있는 상태에서 아래로 수직선을 내렸을 때 귓구멍, 어깨, 골반이 일직선상에 놓이게 되는 것. 맨 바닥에 앉거나 쪼그려 앉는 것은 피하고, 만약 앉더라도 등을 기대고 앉는다.

의자에 앉을 때는 발바닥 전체가 바닥에 편안하게 닿은 상태에서 허벅지는 지면과 수평이 되고, 무릎은 85도에서 90도 정도로 구부러진 각도를 유지하면서 편안하게 의자 등받이에 허리를 기대는 자세가 좋다. 의자높이로 이 자세를 유지할 수 없으면 발 받침대를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리를 꼬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다리를 꼬고 앉으면 척추가 삐뚤어질 수 있다. 오른쪽 다리를 왼쪽 다리 위로 포개어 앉을 경우 왼쪽 골반에 체중이 과하게 실리고 오른쪽 골반 근육들은 과다하게 당겨지게 된다. 골반이 비뚤어지면 몸의 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척추도 함께 휜다.

▶누워 있을 때

: 몸을 누이면 척추가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편안해진다. 그러나 누운 자세가 바르지 못하면 척추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누웠을 때 척추에 가장 좋은 자세는 똑바로 누워 무릎을 구부리는 것이다. 다리를 폈을 경우에는 무릎 밑에 베개를 하나 더 받쳐 S자 곡선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 좋다. 그 다음으로 좋은 자세는 옆으로 누워 무릎과 엉덩이를 구부리는 것이다. 이때는 적당한 높이의 베개를 받쳐 목이 꺾이지 않도록 하고 무릎과 무릎 사이에 베개를 하나 더 끼워 골반 높이와 맞춰주는 것이 좋다. 누웠다가 일어날 때는 누운 자세에서 윗몸을 바로 일으켜 세우지 말고, 일단 옆으로 몸을 돌린 다음 한손으로 바닥을 짚고 천천히 일어난다.

한편 바른자세와 함께 척추의 유연성을 키워주고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면 척추측만증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다. 단, 운동은 최소 일주일에 세번 이상 하고 기상직후 척추에 부담을 주는 동작은 피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