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규명 숙제 던진채…장준하, 통일동산에 몸뉘다
현장 파주 ‘장준하 공원’ 문열던 날
37기 추모식 1천여명 참석…‘못난 조상 되지 않기 위해’ 퍼져
유해 돌베개 모양 묘에 안장…시민 “억울한 죽음 밝혀내야”
[한겨레] 파주/박경만 기자 | 등록 : 2012.08.17 19:12
“우리가 맞잡은 손 잊지 말자. 우리 가슴속 열기 기억하자. 못난 조상이 되지 않기 위해….”
17일 오전 10시40분께 북녘 땅이 손에 잡힐 듯한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통일동산에서 파주시립합창단이 부르는 뮤지컬 <청년 장준하>의 삽입곡 ‘못난 조상이 되지 않기 위해’가 숙연하게 울려퍼졌다. “못난 조상이 되지 말자”란 말은 장준하 선생이 일본군을 탈출해 중국 충칭 임시정부까지 6000리 대장정을 하면서 버팀목이 됐던 신념이자 경구였다.
항일 독립운동가이자 월간 <사상계>를 창간한 언론인, 박정희 독재정권에 맞선 민주투사였던 장준하(1918~75) 선생을 기리는 ‘장준하공원’이 그가 영면한 지 37년 만에 파주 통일동산에 문을 열었다.
37주기 추도식을 겸한 공원 제막식에는 최근 장 선생 타살 의혹이 증폭되며 쏠린 관심을 반영하듯, 선생의 부인 김희숙(88)씨 등 유족과 재야 원로 백기완·한승헌씨,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경선후보, 정운찬 전 총리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이해찬 대표는 추념사에서 “유골을 보니 선생이 타살됐다는 흔적이 역력하다. 진상을 규명해 못된 짓을 한 저들의 정체를 밝히고 선생의 넋을 위로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말했다. 유족을 대표해 큰아들 장호권(63)씨는 “아버님이 37년 만에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난 것은 아직 이루지 못한 진정한 민주주의를 완성하고 통일된 나라를 만들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3967㎡ 넓이의 공원 내부에 세워진, 백두대간을 형상화한 길이 40m, 높이 0.5~2.8m 추모벽에는 선생의 생애와 업적 등을 새겨넣었다. 추모벽 중앙에는 흉상을 돋을새김했고, 고행·정신의 상징인 돌베개를 놓았다. 선생의 항일투쟁을 기록한 저서 <돌베개>와 당대 지식인의 등대 구실을 했던 <사상계>의 모습도 벽에 새겼다. 공원 위쪽 양지바른 곳에는 지난 1일 파주시 광탄면 나사렛 천주교 공동묘지에서 옮겨온 선생의 유해가 돌베개 모양의 묘에 안장됐다.
육군 1사단 군악대의 추모곡이 연주되는 가운데 헌화·참배를 하던 이기자(72·서울)씨는 “국민이 똑똑해야 나라가 똑똑해진다. 민족지도자 장준하 선생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을 확실히 밝혀 나라의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장준하 선생이 걸었던 6000리 대장정을 따라 걸었다는 장준하기념사업회의 ‘청년등불’ 회원 박수정(24·서울대 국사4)씨는 “선생님의 책 <돌베개>를 읽고 ‘못난 조상이 되지 말자’는 말에 감동을 받고서, 선생님이 꿈꾸던 나라를 만들어 못난 조상이 되지 말아야겠다고 늘 스스로에게 다짐한다”고 말했다.
출처 : 진실규명 숙제 던진채…장준하, 통일동산에 몸뉘다
현장 파주 ‘장준하 공원’ 문열던 날
37기 추모식 1천여명 참석…‘못난 조상 되지 않기 위해’ 퍼져
유해 돌베개 모양 묘에 안장…시민 “억울한 죽음 밝혀내야”
[한겨레] 파주/박경만 기자 | 등록 : 2012.08.17 19:12
▲ 고 장준하 선생의 부인 김희숙씨(왼쪽)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17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통일동산에서 열린 장준하 선생 37주기 추도식 및 장준하공원 제막식에서 추모벽에 돋을새김된 선생의 흉상을 매만지며 생각에 잠겨 있다. 파주/류우종 기자 |
“우리가 맞잡은 손 잊지 말자. 우리 가슴속 열기 기억하자. 못난 조상이 되지 않기 위해….”
17일 오전 10시40분께 북녘 땅이 손에 잡힐 듯한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통일동산에서 파주시립합창단이 부르는 뮤지컬 <청년 장준하>의 삽입곡 ‘못난 조상이 되지 않기 위해’가 숙연하게 울려퍼졌다. “못난 조상이 되지 말자”란 말은 장준하 선생이 일본군을 탈출해 중국 충칭 임시정부까지 6000리 대장정을 하면서 버팀목이 됐던 신념이자 경구였다.
항일 독립운동가이자 월간 <사상계>를 창간한 언론인, 박정희 독재정권에 맞선 민주투사였던 장준하(1918~75) 선생을 기리는 ‘장준하공원’이 그가 영면한 지 37년 만에 파주 통일동산에 문을 열었다.
37주기 추도식을 겸한 공원 제막식에는 최근 장 선생 타살 의혹이 증폭되며 쏠린 관심을 반영하듯, 선생의 부인 김희숙(88)씨 등 유족과 재야 원로 백기완·한승헌씨,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경선후보, 정운찬 전 총리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이해찬 대표는 추념사에서 “유골을 보니 선생이 타살됐다는 흔적이 역력하다. 진상을 규명해 못된 짓을 한 저들의 정체를 밝히고 선생의 넋을 위로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말했다. 유족을 대표해 큰아들 장호권(63)씨는 “아버님이 37년 만에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난 것은 아직 이루지 못한 진정한 민주주의를 완성하고 통일된 나라를 만들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3967㎡ 넓이의 공원 내부에 세워진, 백두대간을 형상화한 길이 40m, 높이 0.5~2.8m 추모벽에는 선생의 생애와 업적 등을 새겨넣었다. 추모벽 중앙에는 흉상을 돋을새김했고, 고행·정신의 상징인 돌베개를 놓았다. 선생의 항일투쟁을 기록한 저서 <돌베개>와 당대 지식인의 등대 구실을 했던 <사상계>의 모습도 벽에 새겼다. 공원 위쪽 양지바른 곳에는 지난 1일 파주시 광탄면 나사렛 천주교 공동묘지에서 옮겨온 선생의 유해가 돌베개 모양의 묘에 안장됐다.
육군 1사단 군악대의 추모곡이 연주되는 가운데 헌화·참배를 하던 이기자(72·서울)씨는 “국민이 똑똑해야 나라가 똑똑해진다. 민족지도자 장준하 선생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을 확실히 밝혀 나라의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장준하 선생이 걸었던 6000리 대장정을 따라 걸었다는 장준하기념사업회의 ‘청년등불’ 회원 박수정(24·서울대 국사4)씨는 “선생님의 책 <돌베개>를 읽고 ‘못난 조상이 되지 말자’는 말에 감동을 받고서, 선생님이 꿈꾸던 나라를 만들어 못난 조상이 되지 말아야겠다고 늘 스스로에게 다짐한다”고 말했다.
출처 : 진실규명 숙제 던진채…장준하, 통일동산에 몸뉘다
'세상에 이럴수가 > 정치·사회·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준하 선생 부활은 유신 부활 막으라는 불호령" (0) | 2012.08.17 |
---|---|
“가격뒤 추락 등 여러 가능성…두개골 등 엄밀한 검사 필요” (0) | 2012.08.17 |
[단독] 장준하 선생 유골 최초 공개…유족 “망치 가격 확실” (0) | 2012.08.17 |
8월 17일자 만평 (0) | 2012.08.17 |
“중정, 사망전후 사찰-조사개입…목격자 사설정보원 가능성” (0) | 2012.08.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