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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인수위, 전문성 강조한다더니…‘유신2세’ 득실

박근혜 인수위, 전문성 강조한다더니…‘유신2세’ 4명
부친·장인이 유신시절 고위직…‘정영사’ 출신도 포진
[한겨레] 조애진 기자 | 등록 : 2013.01.08 20:16 | 수정 : 2013.01.09 13:47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7일 오전 서울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김용준 인수위 위원장, 오른쪽은 진영 부위원장이다. 인수위 사진기자단

※ 정영사 :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성적 우수한 지방 출신 서울대 학생들을 위해 유치한 기숙사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위원회 위원 중 부친이나 장인이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고위직에 올랐던 이른바 ‘유신 2세’가 4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공식출범한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모두 24명인데, 이 중 6분의 1이 ‘박정희 키드’로 채워진 것이다.

인수위 경제2분과 위원인 서승환 연세대 교수의 부친은 국방장관을 지낸 고 서종철씨다. 육사 1기로 박 전 대통령보다 한 기수 선배인 서 전 장관은 5·16 군사쿠데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지휘소로 썼던 6관구 사령부의 사령관이었다. 쿠데타에 참여한 서 전 장관은 박정희 정권에서 육군참모총장, 안보담당특별보좌관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뒤 국방부장관까지 지냈다. 이후 전두환, 노태우, 정호용 등이 주축이었던 사조직 ‘하나회’를 적극 후원했다.

교육과학분과위원인 장순흥 한국과학기술원 교수의 부친은 육사 3기 출신의 장우주 전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이다. 장 전 총장은 박 전 대통령이 1965년 방미 당시 국방부 관리차관보 자격으로 대통령을 수행했다. 박 전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인 장 전 총장은 2004년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자랑스러운 육사인’상을 수상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인 최대석 이화여대 교수의 부친은 4번이나 뱃지를 달았던 고 최재구 전 공화당 의원이다. 최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피살되기 9일 전에도 청와대 연회에 초청되어, 대통령의 18번이었던 노래 ‘짝사랑’을 불렀다고 전해진다. 아들인 최 교수 역시 평소 박 당선인의 외교·안보 분야 멘토 역할을 해왔으며, 대선 공약을 만들고 지휘한 국민행복추진위에서도 일했다.

고용복지분과 위원인 안상훈 서울대 교수는 김기춘 전 한나라당 의원의 사위다. 김 전 의원은 1972년 검사로 재직하며 ‘유신헌법’을 만든 인물이다. 정수장학회 졸업생 모임인 ‘상청회’ 회장을 지냈으며, 박근혜의 원로자문그룹인 ‘7인회’의 회원이기도 하다.

‘박정희 키드’는 아니지만 ‘정영사 출신’도 인수위에 이름을 올렸다. 정영사는 박 전 대통령이 1968년 지방에서 온 서울대 학생들 중 가장 성적이 우수한 30∼40여명을 유치한 기숙사다. 정영사는 박 전 대통령이 숨진 3년 뒤 폐지됐으나, 이 곳 출신 670여명은 현재도 정·재계 및 학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정영사는 연건동에 있는 서울대 의대 안에 설립된 기숙사로, ‘정영사’란 명칭은 ‘정수장학회’처럼 ‘박정희’와 ‘육영수’에서 가운데 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최성재 고용복지분과 간사가 정영사 1기 출신이며,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당선된 문용린 교육감은 2기, 여야를 막론하고 논란이 되고 있는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는 3기 출신이다.

누리꾼들은 박정희 키드들이 섞여 들어간 인수위 구성을 두고 “인수위가 아니라 보안위”, “대를 이어 충성하는 신유신시대 개막”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출처 : 박근혜 인수위, 전문성 강조한다더니…‘유신2세’ 4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