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직접 ‘농약 고추’ 수입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직접 ‘농약 고추’ 수입
곰팡이 핀 고추 등 8천여t 유통
감사원 감사서 적발

[한겨레] 김규원 기자 | 등록 : 2013.01.09 20:29


공기업인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잔류 농약 허용 기준치를 초과한 건고추 등 불량 농산물을 대량으로 수입해 판매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감사원은 9일 농수산물유통공사가 2011년 규격 미달인 건고추 6600톤과 양파 1950톤 등 불량 농산물을 대량 수입해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건고추 가운데 1218톤은 잔류 농약 허용 기준치를 초과했다. 유통공사는 농산물안정기금으로 주요 농산물을 구입해 비축했다가 가격이 오르면 시장에 풀어 가격을 안정시키는 업무를 하고 있다.

감사원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유통공사 직원들은 2011년에 1년이 지난 중국산 불량 건고추 1528톤을 현지 가격보다 35%나 더 비싼 555만달러를 주고 수의 계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통공사 임직원들은 이 중국 건고추의 품질이 낮아 수입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도 불량 고추를 선별해 내기 위한 추가비용 66만달러까지 지불해 가며 이를 수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유통공사 직원들은 중국 선적 검사 때 건고추 155만톤 가운데 107만톤이 불합격했음에도 물량 확보가 필요하다는 본사의 지시에 따라 불합격한 80만톤을 포함한 128만톤의 불량 건고추를 그대로 선적했다.

또 비축기지 입고 절개 검사 때도 건고추에 곰팡이가 평균 17.8%나 들어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이를 비절개로 다시 검사해서 7.9%로 낮춘 뒤 국내 35개 업체에 모두 팔았다. 또 업체들에 “품질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고 판매한 뒤 교환·반품 요구를 모두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모두 352만톤의 불량 건고추가 시중에 유통됐다.

이밖에 유통공사는 퇴직 직원의 입찰 부정이나 품질 검사 입회도 눈감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유통공사의 수입 농산물에 대한 관능(감각) 검사를 실시하면서 부적합 판정기준을 마련하지 않아 검사자가 자의적으로 적합 여부를 판단하도록 한 점을 지적받았다.

감사원은 농산물 수입·비축·판매 등 과정에서 불법·부당한 행위를 한 유통공사 직원 7명을 파면 등 징계하도록 요구하고, 식약청에도 농산물 관능검사의 판정 기준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출처 :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직접 ‘농약 고추’ 수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