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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의료 민영화

홍준표 “과다한 인건비 탓” 노조 “부실경영으로 빚더미”

홍준표 “과다한 인건비 탓” 노조 “부실경영으로 빚더미”
진주의료원 폐업 위기
적자 원인 놓고 상반된 주장
홍 지사 “수익대비 인건비 80% 넘어, 임금·복리후생비 너무 많다”
노조·전문가들 “경남도·정부의 지원 미흡, 의료진 충원 않는 등 부실운영”

[한겨레] 창원/최상원 기자 | 등록 : 2013.04.01 20:56 | 수정 : 2013.04.02 08:48


▲ 경남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달 27일부터 경남도청 들머리에서 단식농성을 하던 진주의료원 직원 3명이 1일 탈진해 병원에 이송되고 있다. 창원/최상원 기자

경남도가 지난 2월26일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을 발표하며 가장 큰 이유로 앞세운 것은 경영 부실이다. 노조 때문에 경영 개선을 못하고 적자가 불어나 몇 년 안에 파산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진주의료원은 강성 노조의 해방구”라는 거친 표현까지 동원해 적자 원인을 노조 탓으로 돌리고 있다.

그러나 진주의료원 노조와 보건의료단체 등은 경남도가 지원했어야 할 거액의 신축·이전 비용을 떠안은데다, 의료 취약지역의 공공의료서비스를 감당하느라 지게 된 ‘건강한 적자’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1일 경남도의 ‘진주의료원 현안사항’ 자료를 보면, 진주의료원의 적자는 2008~2012년 연 41억~69억원씩 생겨 지난해 말 현재 누적적자가 279억여원에 이른다. 항목별로는 △지역개발기금 93억여원 △단기부채성 충당금 67억여원 △퇴직급여 충당금 48억여원 △인건비·관리운영비 등 41억여원 △의약품·진료재료 외상매입금 28억여원이다.

경남도는 인건비·복리후생비, 퇴직급여 충당금 등을 문제 삼는다. 의료수익 대비 인건비의 비율이 최근 몇 년간 평균 80.5%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99.3%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홍 지사는 1일 경남도 직원 조회에서 “의료수익 대비 인건비 비율은 45~50%여야 적정 수준이다. 작년에는 136억원의 의료수익을 올렸는데 135억원을 자신들의 임금과 복리후생비에 사용했다”며 노조를 비판했다.


그러나 진주의료원 노조와 보건의료단체, 전문가 등은 전혀 다른 진단을 내놓는다. 진주의료원 누적적자는 신축공사비, 장비 구입비 등에 지역개발기금 320억원을 차입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진단이 나온다. 정백근 경상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08년 신축·이전 과정에서 들어간 시설투자 때문에 대부분 발생한 지역개발기금 차입금을 진주의료원의 부채로 두는 것은 부당하다. 경남도나 중앙정부가 이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강성 노조의 해방구’란 주장에도 진주의료원 노조 쪽은 “6년간의 임금 동결 등을 감수했고, ‘20년 이상 근속자 30명의 명예퇴직’을 받아들이는 등 지난해 10월 노사가 합의해 경영개선 계획을 이행하며 자구 노력을 쏟고 있는데도 홍 지사가 ‘이념 덧칠’을 한다”고 반발했다.

경남도가 의료원을 도심에서 떨어진 곳으로 이전해 환자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의료수익이 하락했다는 지적도 있다. 문정주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지원팀장은 “병원 이용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 가운데 하나가 환자들이 찾기 쉬운 곳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너무나 심하게 어긋나는 위치에 진주의료원을 짓도록 경남도가 결정했다. 결국 더 큰 폭의 적자를 감당할 수밖에 없게 경남도가 결정하고는, 이제 와선 폐업하라는 격”이라고 말했다.

경남도의 지원도 미흡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2010년 경남도가 진주의료원에 준 병상당 지원금은 515만원으로 전국 지방의료원 34곳 가운데 23번째였다. 예산 규모가 광역 시·도 가운데 6번째인 경남도가 지방의료원 지원을 사실상 외면했다는 것이다.

진주의료원의 경영 전망을 두고도 견해가 엇갈린다. 경남도는 병상 가동률 저하, 외래환자 감소 등으로 곧 파산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김종길 공인회계사는 “진주의료원은 현재 건설중인 진주혁신도시에 인접해 있기 때문에, 경남도가 앞으로 5년 정도 지원한다면, 진주의료원은 적자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강성훈 경남도의원(통합진보당)은 “폐업 결정을 2년가량 유보하고, 도의원·보건의료단체 등이 꾸린 진주의료원 정상화 대책위원회와 경영진단팀을 구성해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자”며 홍 지사에게 일방통행을 멈출 것을 촉구했다.


출처 : 홍준표 “과다한 인건비 탓” 노조 “부실경영으로 빚더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