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가 진주의료원 폐업하는 진짜 이유
진주의료원 폐업, '박근혜식 복지'의 시발점되나
[오마이뉴스] 김영동 | 13.04.10 21:02 | 최종 업데이트 13.04.10 21:02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진주의료원을 검진한 결과 '강성 귀족 노조'라는 '암세포'로 회생이 불가하다고 진단했다.
홍 지사는 "경남도의 공공의료를 살리기 위해" 공공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 폐쇄를 결정하고 휴업 방침을 내렸다. 현재 진주의료원은 휴업상태다. 경남도는 3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진주의료원 폐업은 "경남도 공공의료 살리기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도는 진주의료원과 마산의료원의 2012년 경영 비교를 근거로 이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다.
진주의료원(직원 244명)과 마산의료원(직원 210명)은 환자 수는 비슷하지만 진주의료원 직원 수가 30명 이상 많다. 이에 도에서 진주의료원 측에 구조조정을 요청했지만 강성노조의 반대로 구조조정이 한 번도 시행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즉, 인건비 지출이 많아 진주의료원의 적자가 커졌고, '강성'노조가 인건비 감축을 위한 도의 지도에 굴복하지 않으니 아예 문을 닫겠다는 것이다. 경남도가 4월 3일 진주의료원 휴업 결정을 내리면서 발표한 공시문에서도 병원이 문을 닫는 가장 큰 이유로 '강성노조'를 꼽았다.
과연 진주의료원 노조는 '강성 귀족노조'인가. 이에 대해 진주의료원 노조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2012년 진주의료원이 지출한 135억 원의 임금과 복리후생비는 지난 5년간 임금동결한 액수라고 밝혔다. 임금도 공무원의 70% 수준으로 임금체계가 똑같은 타 지방의료원의 80% 수준밖에 안 되는 액수라고 항변한다.
사실 진주의료원 적자는 지난 2007년 의료원 신축 이전에 따른 비용이 상당하다. 2012년 기준 진주의료원의 총 부채 279억2100만 원 가운데 33.6%에 달하는 93억7000만 원은 신축 공사비, 신축 장비 구입비, 운영 자금 등으로 빌린 지역개발기금이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공공의료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의료소외계층을 진료하는 공공병원의 특성상 적자가 나는 구조는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노조는 '공공의료'의 적? 홍준표 지사의 적?
그럼에도 왜 경남도는 인건비에 초점을 맞추며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여기서 박근혜 정부가 직면한 고민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정부 재정 지원을 통한 복지는 이명박 정부 시기를 거쳐오면서 바닥으로 향하고 있다. 국내 총생산 대비 국가 공공복지부담 비율을 보면, OECD회원국(2003년-2012년)의 복지 비중은 GDP대비 평균 20.6%였지만, 한국은 7.84% 수준에 불과했다.
지금의 세입구조에서 박근혜 정부가 약속한 복지 공약들의 재원 마련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엄청난 재정 부담이 드는 4대 중증 질환 국가 100% 보장 약속을 "캠페인용"이었다며 발뺌한 것은 그나마 '솔직한 고백'이다. 그러나 지역거점공공병원을 활성화하겠다는 약속도 '캠페인용'이라면서 똑같은 레퍼토리로 위기를 모면하려 한다면 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업무에 대한 과중을 토로하며 자살한 사회복지 공무원 사태는 '박근혜식 복지'가 '노동억압형 복지모델(복지재정 확대의 한계를 복지 관련 노동인력에 대한 압박-노동강도 강화와 임금삭감, 정리해고, 비정규직화-으로 숨통 틔우려는 것)을 본격화했음을 알려주는 전조일 수 있다.
복지 관련 공약을 지키는 시늉이라도 하려면 '참아줄 대상'을 찾아야 할 것이고, 노조로 조직된 비율이 10%밖에 안 되는 이 나라에서 노동자계급은 가장 매력적이면서도 필수적인 '고통 전담'의 대상일 수 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노동자들의 저항은 정부가 복지 실패와 재정적자의 책임을 (이들에게) 전가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것이다. (오해없길. 이전 정부들에서 노동자들에 대한 억압 정책 자체가 없었다는 것을 말하는 건 아니다. 복지부문에서 과거에는 사업별 예산지원 삭감 정책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복지 담당 인력에 대한 압박 또한 가중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홍준표 불도저, 어디까지 갈 건가
이런 가운데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진주의료원 사태의 프레임을 노조의 문제로 설정했다. 홍 도지사의 이런 행보는 박근혜 정부가 미처 하지 못한 일을 선도적으로 진행하는 측면이 있다. 연이은 낙마와 공약 파기로 김영삼 정부 이후 정부 출범 초기 대통령 지지율이 사상 최저인 44%를 기록하는 상황이라 중앙정부는 운신의 폭이 좁다.
반면, 62%의 지지로 당선된 후 별다른 위해요소가 없었던 홍준표 도지사는 자신의 공약 수행에 드는 24조 원 마련을 위해 재정효율화를 주장하면서 정리 대상 중 하나로 진주의료원을 지목했다. 경남도가 전통적인 새누리당 강세 지역이라는 자신감이 홍도저(홍준표 불도저)의 엔진으로 작용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홍도저의 움직임에 대해 초반에는 여론을 의식, 우려와 자제를 요청하는 듯했다. 그러나 4월 5일에 있었던 새누리당 보건복지위 위원들과 복지부, 경남도 관계자들은 당정협의회에서 홍도저 질주에 길을 터 줬다.
얼마 전만 해도 중재안을 마련해 폐업문제를 해결하겠다던 새누리당 의원들은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며 발뺌했다. 애초에 진주의료원 폐업에 반대하는 입장이던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도 "폐업 절차에 있어 신중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하는 정도에 입장을 바꿨다.
박근혜 정부는 홍 도지사가 진두지휘하는 진주의료원 폐업 작전을 보며 '노동억압형 복지모델'의 활용방안을 저울질 하고 있을 수 있다. 세계 경제 위기속에서 각국 정부가 긴축재정을 단행하며 복지예산 축소, 인력조정(해고)을 하고 있다.
또 거기에 맞서 거대한 저항의 물결을 만들고 있는 유럽의 모습을 수첩에 메모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런 면에서 노조에 책임 묻기는 강력한 구조조정(다른 말로, 복지 인력 감축 및 인건비 삭감)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성격인 셈이다.
노동조합도 공공병원의 한 주체라는 것 인정해야
논의를 공공병원으로 가져와 보자. 공공병원이 단순히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병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과거에서 멈춘 개념이다. 공공병원은 그 사회 의료시스템의 척도로서 역할을 한다. 영리에 휘둘리지 않는 적정 진료가 이루어지며, 치료도 중요하지만 병의 예방을 통해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건강 콘트롤타워'의 기능을 해야 한다.
이런 공공병원에서 공공서비스가 제공되는 과정도 공공적·민주적이어야 한다. 즉, 병원 종사자들이 적정한 노동을 하고, 적정한 보상을 받으며, 병원의 운영에 중요한 주체가 돼야 한다.
홍준표 도지사는 노조에 휘둘리는 진주의료원을 폐쇄하고 새롭게 신설한 병원을 도민들에게 돌려준다고 했는데, 어떻게 돌려주겠다는 것인가. 진정 '돌려줄' 마음이 있어 이런 말을 하는 것이라면 경남 전체의 공공 의료기관 운영에 도민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
진주의료원 뿐만 아니라 모든 공공의료기관, 나아가 모든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 간호사, 병원행정직원, 병원 청소 및 급식 노동자, 간병인 등 병원 종사자들 모두 병원을 움직이는 주체들이다.
이들을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명령을 따라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다 보니 지금껏 많은 병원들이 의료진과 병원직원들에게 고강도의 노동착취를 강요해 왔던 것이다. 이는 간호사 등 병원인력 1인이 책임지는 병상 수가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의료의 질 저하를 불러왔다.
병원노조는 병원의 공공성을 위한 소금의 역할을 한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작년 9월 노사협의를 통해 저소득 층인 의료급여환자들에게 재난적 의료비 부담이 되어 온 선택진료비 폐지를 이끌어냈다.
공공의료기관은 공공성을 바탕으로 하는 책임경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그 운영은 병원노동자, 지역 주민, 환자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 지금처럼 정부와 지자체의 일방적 '재정효율화'에 휘둘리다가는 공공병원의 공공성은 유지될 수 없다.
당장, 박근혜 정부는 진주의료원 노동조합을 병원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홍도저의 엔진을 멈추게 해야 한다.
출처 : 홍준표가 진주의료원 폐업하는 진짜 이유
진주의료원 폐업, '박근혜식 복지'의 시발점되나
[오마이뉴스] 김영동 | 13.04.10 21:02 | 최종 업데이트 13.04.10 21:02
▲ 진주의료원. ⓒ 윤성효 |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진주의료원을 검진한 결과 '강성 귀족 노조'라는 '암세포'로 회생이 불가하다고 진단했다.
홍 지사는 "경남도의 공공의료를 살리기 위해" 공공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 폐쇄를 결정하고 휴업 방침을 내렸다. 현재 진주의료원은 휴업상태다. 경남도는 3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진주의료원 폐업은 "경남도 공공의료 살리기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도는 진주의료원과 마산의료원의 2012년 경영 비교를 근거로 이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다.
진주의료원(직원 244명)과 마산의료원(직원 210명)은 환자 수는 비슷하지만 진주의료원 직원 수가 30명 이상 많다. 이에 도에서 진주의료원 측에 구조조정을 요청했지만 강성노조의 반대로 구조조정이 한 번도 시행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즉, 인건비 지출이 많아 진주의료원의 적자가 커졌고, '강성'노조가 인건비 감축을 위한 도의 지도에 굴복하지 않으니 아예 문을 닫겠다는 것이다. 경남도가 4월 3일 진주의료원 휴업 결정을 내리면서 발표한 공시문에서도 병원이 문을 닫는 가장 큰 이유로 '강성노조'를 꼽았다.
과연 진주의료원 노조는 '강성 귀족노조'인가. 이에 대해 진주의료원 노조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2012년 진주의료원이 지출한 135억 원의 임금과 복리후생비는 지난 5년간 임금동결한 액수라고 밝혔다. 임금도 공무원의 70% 수준으로 임금체계가 똑같은 타 지방의료원의 80% 수준밖에 안 되는 액수라고 항변한다.
사실 진주의료원 적자는 지난 2007년 의료원 신축 이전에 따른 비용이 상당하다. 2012년 기준 진주의료원의 총 부채 279억2100만 원 가운데 33.6%에 달하는 93억7000만 원은 신축 공사비, 신축 장비 구입비, 운영 자금 등으로 빌린 지역개발기금이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공공의료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의료소외계층을 진료하는 공공병원의 특성상 적자가 나는 구조는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노조는 '공공의료'의 적? 홍준표 지사의 적?
▲ 경남도는 4월 3일부터 5월 2일까지 진주의료원을 휴업한다고 발표한 뒤 안내문을 붙여 놓았는데, 그 옆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폐업 철회' 촉구 안내문을 붙여 놓았다. ⓒ 윤성효 |
그럼에도 왜 경남도는 인건비에 초점을 맞추며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여기서 박근혜 정부가 직면한 고민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정부 재정 지원을 통한 복지는 이명박 정부 시기를 거쳐오면서 바닥으로 향하고 있다. 국내 총생산 대비 국가 공공복지부담 비율을 보면, OECD회원국(2003년-2012년)의 복지 비중은 GDP대비 평균 20.6%였지만, 한국은 7.84% 수준에 불과했다.
지금의 세입구조에서 박근혜 정부가 약속한 복지 공약들의 재원 마련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엄청난 재정 부담이 드는 4대 중증 질환 국가 100% 보장 약속을 "캠페인용"이었다며 발뺌한 것은 그나마 '솔직한 고백'이다. 그러나 지역거점공공병원을 활성화하겠다는 약속도 '캠페인용'이라면서 똑같은 레퍼토리로 위기를 모면하려 한다면 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업무에 대한 과중을 토로하며 자살한 사회복지 공무원 사태는 '박근혜식 복지'가 '노동억압형 복지모델(복지재정 확대의 한계를 복지 관련 노동인력에 대한 압박-노동강도 강화와 임금삭감, 정리해고, 비정규직화-으로 숨통 틔우려는 것)을 본격화했음을 알려주는 전조일 수 있다.
복지 관련 공약을 지키는 시늉이라도 하려면 '참아줄 대상'을 찾아야 할 것이고, 노조로 조직된 비율이 10%밖에 안 되는 이 나라에서 노동자계급은 가장 매력적이면서도 필수적인 '고통 전담'의 대상일 수 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노동자들의 저항은 정부가 복지 실패와 재정적자의 책임을 (이들에게) 전가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것이다. (오해없길. 이전 정부들에서 노동자들에 대한 억압 정책 자체가 없었다는 것을 말하는 건 아니다. 복지부문에서 과거에는 사업별 예산지원 삭감 정책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복지 담당 인력에 대한 압박 또한 가중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홍준표 불도저, 어디까지 갈 건가
이런 가운데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진주의료원 사태의 프레임을 노조의 문제로 설정했다. 홍 도지사의 이런 행보는 박근혜 정부가 미처 하지 못한 일을 선도적으로 진행하는 측면이 있다. 연이은 낙마와 공약 파기로 김영삼 정부 이후 정부 출범 초기 대통령 지지율이 사상 최저인 44%를 기록하는 상황이라 중앙정부는 운신의 폭이 좁다.
반면, 62%의 지지로 당선된 후 별다른 위해요소가 없었던 홍준표 도지사는 자신의 공약 수행에 드는 24조 원 마련을 위해 재정효율화를 주장하면서 정리 대상 중 하나로 진주의료원을 지목했다. 경남도가 전통적인 새누리당 강세 지역이라는 자신감이 홍도저(홍준표 불도저)의 엔진으로 작용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홍도저의 움직임에 대해 초반에는 여론을 의식, 우려와 자제를 요청하는 듯했다. 그러나 4월 5일에 있었던 새누리당 보건복지위 위원들과 복지부, 경남도 관계자들은 당정협의회에서 홍도저 질주에 길을 터 줬다.
얼마 전만 해도 중재안을 마련해 폐업문제를 해결하겠다던 새누리당 의원들은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며 발뺌했다. 애초에 진주의료원 폐업에 반대하는 입장이던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도 "폐업 절차에 있어 신중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하는 정도에 입장을 바꿨다.
박근혜 정부는 홍 도지사가 진두지휘하는 진주의료원 폐업 작전을 보며 '노동억압형 복지모델'의 활용방안을 저울질 하고 있을 수 있다. 세계 경제 위기속에서 각국 정부가 긴축재정을 단행하며 복지예산 축소, 인력조정(해고)을 하고 있다.
또 거기에 맞서 거대한 저항의 물결을 만들고 있는 유럽의 모습을 수첩에 메모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런 면에서 노조에 책임 묻기는 강력한 구조조정(다른 말로, 복지 인력 감축 및 인건비 삭감)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성격인 셈이다.
노동조합도 공공병원의 한 주체라는 것 인정해야
▲ 경남도가 진주의료원을 휴.폐업하기로 한 가운데, 진주의료원 직원들이 현관 앞에서 '폐업 철회'를 요구하며 손피켓을 들고 서 있다. ⓒ 윤성효 |
논의를 공공병원으로 가져와 보자. 공공병원이 단순히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병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과거에서 멈춘 개념이다. 공공병원은 그 사회 의료시스템의 척도로서 역할을 한다. 영리에 휘둘리지 않는 적정 진료가 이루어지며, 치료도 중요하지만 병의 예방을 통해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건강 콘트롤타워'의 기능을 해야 한다.
이런 공공병원에서 공공서비스가 제공되는 과정도 공공적·민주적이어야 한다. 즉, 병원 종사자들이 적정한 노동을 하고, 적정한 보상을 받으며, 병원의 운영에 중요한 주체가 돼야 한다.
홍준표 도지사는 노조에 휘둘리는 진주의료원을 폐쇄하고 새롭게 신설한 병원을 도민들에게 돌려준다고 했는데, 어떻게 돌려주겠다는 것인가. 진정 '돌려줄' 마음이 있어 이런 말을 하는 것이라면 경남 전체의 공공 의료기관 운영에 도민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
진주의료원 뿐만 아니라 모든 공공의료기관, 나아가 모든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 간호사, 병원행정직원, 병원 청소 및 급식 노동자, 간병인 등 병원 종사자들 모두 병원을 움직이는 주체들이다.
이들을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명령을 따라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다 보니 지금껏 많은 병원들이 의료진과 병원직원들에게 고강도의 노동착취를 강요해 왔던 것이다. 이는 간호사 등 병원인력 1인이 책임지는 병상 수가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의료의 질 저하를 불러왔다.
병원노조는 병원의 공공성을 위한 소금의 역할을 한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작년 9월 노사협의를 통해 저소득 층인 의료급여환자들에게 재난적 의료비 부담이 되어 온 선택진료비 폐지를 이끌어냈다.
공공의료기관은 공공성을 바탕으로 하는 책임경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그 운영은 병원노동자, 지역 주민, 환자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 지금처럼 정부와 지자체의 일방적 '재정효율화'에 휘둘리다가는 공공병원의 공공성은 유지될 수 없다.
당장, 박근혜 정부는 진주의료원 노동조합을 병원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홍도저의 엔진을 멈추게 해야 한다.
출처 : 홍준표가 진주의료원 폐업하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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