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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제주·강정·구럼비·해적기지

‘노무현 대양해군’? “화약은 삼성이 날랐다”

‘노무현 대양해군’? “화약은 삼성이 날랐다”
중앙일보 악의적인 제목에 누리꾼들 싸늘한 반응
조선·중앙 “구럼비는 흔한 지형” 가치 깎아내리기도

[한겨레] 디지털뉴스부 | 등록 : 2012.03.08 11:49 | 수정 : 2012.03.08 11:53


▲ 중앙일보 3월 8일치 1면.

제주 강정마을의 구럼비 바위 발파에 대한 <중앙일보>의 악의적인 제목 뽑기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보수언론의 ‘왜곡 보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중앙일보>는 8일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의 구럼비 바위 1차 발파를 1면 톱기사로 다루면서 ‘노무현의 대양해군, 스위치 눌렀다’고 제목을 뽑았다. 또 발파 사진 옆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캐리커처를 함께 배치했다. 구럼비 바위 발파를 계기로 제주해군기지 건설 강행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아가는 가운데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한 일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려 애쓴 것이다.

이에 대한 여론 반응은 싸늘했다. 트위터 이용자 @paul7***는 “오늘자 중앙일보 1면! 강정 구럼비 폭파 건을 ‘노무현의 대양해군 스위치 누르다’ 제목이다. 우린 왜 중앙, 조선, 동아의 왜곡에 분노하는가를 보여주는 전형이다”라고 지적했다.

<문화방송(MBC)> ‘손바닥 TV’의 이상호 기자(@leesanghoC)는 “강정도 FTA도 스위치는 삼성이 눌렀다”며 “삼성일보는 국민을 졸로 보는가”라고 일침했다. @yoji0***는 “화약도 삼성이 날랐다”고 덧붙였다.

4·11 총선을 앞두고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문제는 정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 강정마을에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한 것은 노무현 정부 때 일은 맞다. 지난 2007년 5월 정부는 해군기지 건설의 최우선 대상지로 제주 강정마을을 선정해 발표했다.

그러나 참여정부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해 9월 제주를 찾은 자리에서 “제주 해군기지는 참여정부 당시 결정된 것으로 결과적으로는 첫 단추가 잘못 채워진 책임도 있다”며 “그 점에 대해 (도민과 강정 주민들에게) 송구스런 심정”이라고 잘못된 결정이었음을 자인한 바 있다. 발파가 있었던 6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를 두고 “정치 철학이 뭔가”라며 문 이사장을 몰아붙였고 문 이사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참여정부가 결정했다는 것을 공사강행의 명분으로 삼지 마십시오”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이날 보수언론들은 구럼비 바위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데에도 초점을 맞췄다. <중앙일보>는 ‘해군기지 반대파 구럼비 신성 조작’이라는 제목의 종합면 기사로 “구럼비 바위는 특정지역의 희귀한 바위가 아니라 제주 전역의 일반 해안 노출암”이라고 표현했다. <조선일보>도 문화재청 관계자 입을 빌려 “제주도에 흔한 지형”이라고 보도했다.

구럼비 바위와 그 주변 해안은 2002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2004년 문화재청 천연기념불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제주도도 2004년 구럼비 바위 해안의 높은 가치를 인정해 절대보전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으나 2009년 12월 제주도의회에서 야당 도의원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날치기로 해제된 바 있다.


출처 : ‘노무현 대양해군’? “화약은 삼성이 날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