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적자에도 연 78억 수수료 ‘큰 손’…비자금 ‘통로’ 의심
국외 판권료·인세 과도 ‘기형적’
매출 16.5% 수수료로 빠져, 최근 큰돈 들만한 책도 없어
시공사 연평균 6억여원 손실, 재국씨 재산은 눈덩이 ‘의아’
시공사 “홈쇼핑 매출 높아 수수료 비용 당연히 높다”
[한겨레] 김경욱 기자 | 등록 : 2013.07.24 08:13 | 수정 : 2013.07.24 09:55
검찰이 전두환의 장남 전재국(54)씨의 출판사 시공사의 해외 거래에 주목하는 것은 해외 판권에 지출하는 ‘지급수수료’가 과도하게 높은 사실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주로 외국 저작권을 수입하는 점을 이용해 인세·저작권료를 부풀려 돈을 빼돌리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23일 <한겨레> 취재 결과, 시공사의 2008~2012년 5년간 연평균 지급수수료는 78억2064만 원으로, 매출 규모가 비슷한 출판사(단행본)인 ㄱ 사의 3.6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동안 시공사의 연평균 매출액은 472억4836만 원이었고, ㄱ 사는 414억3359만 원이었다. ㄱ 사는 같은 기간 21억7029만 원을 지급수수료로 지출했다. 지급수수료는 출판사가 원고료·저작권료 등으로 지출하는 비용을 말한다.
시공사가 해외 판권 수입에 주력하는 점을 고려해도 지급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한 회계사는 “해외 판권을 주로 사들인다 해도 지급수수료 비용이 매출액의 16.5%를 차지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한 출판사 대표이사는 “최근 판권 경쟁이 격화되는 사정을 고려해도 지급수수료 비용이 비싸다. 최근엔 시공사 책 중에 저작권료가 많이 나갈 만한 책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런 정황으로 미뤄 재국 씨가 아버지 비자금을 세탁하기 위해 시공사를 역외 유출 통로로 이용했다는 혐의를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행업체나 자회사, 특수관계 법인 등을 끼고 이익을 꾸미는 것은 기업의 전형적인 역외탈세 수법이다. 또 다른 회계사는 “계약서를 허위로 꾸며 국외에 있는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나 특수관계사에 지급수수료를 부풀려 보낸 뒤 이를 다시 들여오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세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두환의 아들들이 전두환의 비자금 세탁 창구로 활용해 왔을 것이란 의심을 받는 회사들은 대부분 외국과 거래를 하는 업종이다. 전두환의 차남 전재용(49) 씨는 수산물 수입·유통업체인 삼원유통을 세워 비자금을 세탁했다는 의혹을 받아왔으며, 재용씨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음향기기 수입업체인 삼원코리아도 전두환의 비자금 세탁 창구로 지목돼왔다.
시공사의 경영상태가 알려진 것과 달리 부실한 탓에 재국 씨가 자산을 불릴 수 있었던 배경에도 의혹이 인다. 재국 씨가 부동산을 매입하고 을지서적을 인수하는 등 자산을 불리고 경영을 확장하던 1998~2002년 시공사의 연평균 당기순손실은 2억8000여만 원이었다. 그가 1998년과 2000년 매입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인근 땅과 건물의 당시 공시지가만 따져도 약 14억7000여만 원이다. 시공사는 최근 5년간 연평균 당기순손실이 6억8829만 원에 이른다. 검찰은 이 부분에도 주목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출판사를 경영하며 무슨 돈으로 부동산과 미술품을 사들였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 정진균 이사는 “시공사는 홈쇼핑을 통한 매출이 높은데 홈쇼핑 판매수수료가 지급수수료에 포함되기 때문에 이 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다. 회사마다 회계 방법이 달라 다른 회사와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회사가 어렵다는 사실과 대표이사가 부동산 등을 소유하는 것을 연결지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출처 시공사, 적자에도 연78억 수수료 ‘큰손’…비자금 ‘통로’ 의심
국외 판권료·인세 과도 ‘기형적’
매출 16.5% 수수료로 빠져, 최근 큰돈 들만한 책도 없어
시공사 연평균 6억여원 손실, 재국씨 재산은 눈덩이 ‘의아’
시공사 “홈쇼핑 매출 높아 수수료 비용 당연히 높다”
[한겨레] 김경욱 기자 | 등록 : 2013.07.24 08:13 | 수정 : 2013.07.24 09:55
▲ 전두환의 아들 전재국씨가 운영하는 시공사가 외국 저작물에 과도한 인세·저작료 지급을 통해 비자금 세탁을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태형 기자
검찰이 전두환의 장남 전재국(54)씨의 출판사 시공사의 해외 거래에 주목하는 것은 해외 판권에 지출하는 ‘지급수수료’가 과도하게 높은 사실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주로 외국 저작권을 수입하는 점을 이용해 인세·저작권료를 부풀려 돈을 빼돌리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23일 <한겨레> 취재 결과, 시공사의 2008~2012년 5년간 연평균 지급수수료는 78억2064만 원으로, 매출 규모가 비슷한 출판사(단행본)인 ㄱ 사의 3.6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동안 시공사의 연평균 매출액은 472억4836만 원이었고, ㄱ 사는 414억3359만 원이었다. ㄱ 사는 같은 기간 21억7029만 원을 지급수수료로 지출했다. 지급수수료는 출판사가 원고료·저작권료 등으로 지출하는 비용을 말한다.
시공사가 해외 판권 수입에 주력하는 점을 고려해도 지급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한 회계사는 “해외 판권을 주로 사들인다 해도 지급수수료 비용이 매출액의 16.5%를 차지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한 출판사 대표이사는 “최근 판권 경쟁이 격화되는 사정을 고려해도 지급수수료 비용이 비싸다. 최근엔 시공사 책 중에 저작권료가 많이 나갈 만한 책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런 정황으로 미뤄 재국 씨가 아버지 비자금을 세탁하기 위해 시공사를 역외 유출 통로로 이용했다는 혐의를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행업체나 자회사, 특수관계 법인 등을 끼고 이익을 꾸미는 것은 기업의 전형적인 역외탈세 수법이다. 또 다른 회계사는 “계약서를 허위로 꾸며 국외에 있는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나 특수관계사에 지급수수료를 부풀려 보낸 뒤 이를 다시 들여오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세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 그림을 누르면 큰 그림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전두환의 아들들이 전두환의 비자금 세탁 창구로 활용해 왔을 것이란 의심을 받는 회사들은 대부분 외국과 거래를 하는 업종이다. 전두환의 차남 전재용(49) 씨는 수산물 수입·유통업체인 삼원유통을 세워 비자금을 세탁했다는 의혹을 받아왔으며, 재용씨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음향기기 수입업체인 삼원코리아도 전두환의 비자금 세탁 창구로 지목돼왔다.
시공사의 경영상태가 알려진 것과 달리 부실한 탓에 재국 씨가 자산을 불릴 수 있었던 배경에도 의혹이 인다. 재국 씨가 부동산을 매입하고 을지서적을 인수하는 등 자산을 불리고 경영을 확장하던 1998~2002년 시공사의 연평균 당기순손실은 2억8000여만 원이었다. 그가 1998년과 2000년 매입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인근 땅과 건물의 당시 공시지가만 따져도 약 14억7000여만 원이다. 시공사는 최근 5년간 연평균 당기순손실이 6억8829만 원에 이른다. 검찰은 이 부분에도 주목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출판사를 경영하며 무슨 돈으로 부동산과 미술품을 사들였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 정진균 이사는 “시공사는 홈쇼핑을 통한 매출이 높은데 홈쇼핑 판매수수료가 지급수수료에 포함되기 때문에 이 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다. 회사마다 회계 방법이 달라 다른 회사와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회사가 어렵다는 사실과 대표이사가 부동산 등을 소유하는 것을 연결지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출처 시공사, 적자에도 연78억 수수료 ‘큰손’…비자금 ‘통로’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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